지난 5월 28일 신분증이 없다는 이유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없는 지문날인 반대자들은 2002 양대 선거에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도록 정부의 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그 이후 지문날인 반대자들뿐만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자신들의 참정권을 제대로 보장받지 못한다는 호소가 잇따르고 있다. 중소영세사업장 비정규직 및 일용직 노동자들, 장애인, 재소자, 재외국인 및 청소년들이 그들이다.
6월 11일 15개 시민, 사회, 인권 단체들로 구성된 참정권 보장을 위한 사회단체 연대회의(준) [이하 연대회의]는 광화문 미디어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가 국민들에게 병역의 의무나 납세의 의무 등 국민으로서 지켜야할 의무만을 강조하고, 이 의무의 이행에 대해서는 정부의 행정력을 동원하면서도, 국민의 권리에는 무관심하다"고 비판하고, "정부는 소수자의 참정권을 보장하기 위해서 최소한의 노력이라도 기울여야 한다"고 촉구했다.
참정권 행사 할 수 없는 재외국민, 해외 단기체류자들 합쳐 250만
현행법상 대한민국 국적을 갖고 있으나, 해외에 체류하고 있는 재외국민 또는 단기체류자들은 참정권을 행사할 방법이 전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대회의 측은 기자 회견문에서, "정부는 비용이나 관리의 문제를 들어 해외 체류자의 부재자 투표가 불가능하다고 변명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관련법을 고쳐서라고 당장 올해 대통령 선거부터 참장권을 보장해 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재외국민들은 210 만명, 30여 만명은 실제로 참정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있다. 재외국민들에게 부재자 투표 등을 통해 참정권을 보장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수행하지 않는 나라는, OECD 가입국 중 대한민국 밖에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20대 미만의 대학생, 직장인도 참정권 행사 못해
현행 선거법에 제 15조는 "20세이상의 국민은 대통령 및 국회의원의 선거권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미 직장에 다니거나, 대학생인 사람들은, 사회적으로 완전한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단지 만 20세가 넘지 않았다는 이유로 참정권을 행사할 수 없다. 이미 90년대 초반부터 18세로 선거연령을 낮추어야 한다는 사회 각층의 목소리가 잇따랐으며, 실제로 헌법 소원도 여러 차례 제기되었다. 하지만 정부는 이를 계속 무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문화연대 정인선씨는 "국회의원 선거 때마다 선거연령 하향화(18세)에 대해서는 여러 차례 헌법소원이 제기되었으나 선거연령 하향화는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유는 입법부의 재량이라는 것과 고등학생들의 정치참여에 대한 우려였다. 1960년대 당시 법이 제정 될 때부터 20세 이상이라는 것은 정부의 이해논리 때문이었다"라며 법원의 이유가 별 설득력이 없다고 밝혔다. 국외의 경우를 살펴보면, 이란은 만 15세, 북한의 겨우 만 17세 이상이면 자신의 참정권을 행사할 수 있으며, 세계적으로 10여개국 정도가 20세 이상의 연령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부처들의 핑퐁게임에 피해보는 지문날인반대자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이하 선관위)는 지문날인 거부로 인해서 주민등록증이나 대체신분증이 없는 경우 주민등록 등본에 사진을 첩부하여 투표장에서 사용할 수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이를 발급해야 할 행정자치부에서 법적 근거가 없기 때문에 발급을 거부하고 있다. 지문날인반대연대 윤현식씨는, "자신의 사상과 양심의 자유로 지문날인을 거부하고 있는 사람들 대다수가 참정권을 보장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지문날인은 양심과 사상의 자유를 침해하고, 영장주의까지도 위배하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경우 지문이 날인이 된 플라스틱 주민등록증이 없으면, 대체신분증을 만들기 힘든 상황이다"라고 말하면서, 이런 상황에서 선관위의 유권해석에 대해, 행자부가 이를 거부하는 것은 정부부처들이 핑퐁게임을 하듯 이리저리 책임만 떠넘기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중소영세 비정규, 일용직 노동자들 지방선거 날 정상출근, 투표 불가능
비정규 노동자들이나 영세 사업장의 노동자들, 백화점 등 서비스업체 노동자들 가운데 영업시간, 근로시간 때문에 투표자에 갈 수조차 없는 경우가 한둘이 아니고, 장애인들 중에서는 제대로 된 서비스의 부재 때문에 선거에 대한 기본적인 정보를 취득하지 못하거나, 투표장에 접근하지 못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참정권을 제한 당하는 경우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5일 민주노총은 성명을 통해서, "사측은 중소업체·교대근무자 정상출근 강요하고 있으며, 200만 일용직 일당 포기하고 투표해도 일자리 떼일 판이다. 이 때문에 많은 노동자들의 투표참여가 불가능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노동부가 현재 무대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판하고, 정부가 이에 대한 실질적인 대책을 마련해 줄 것을 촉구했다.
연대회의는 앞으로 참정권 보장을 위해서 재외국민 및 동포들과 함께 연대활동 및 정부부처에 여러 가지 대책을 요구하는 활동들을 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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