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 경찰투입은 '9.11 노동자테러'

보건의료노조,"재집결하여 제2, 제3의 투쟁을 전개할 것"
*파업투쟁 속보를 보고 있는 경희 의료원 조합원들[photo copyleft:대우차 영상패]

"병원장이 성당문 열어주며 조합원 잡아가라"

침탈 과정에서 경찰의 연행을 간신히 피했거나 집에서 소식을 듣고 모여든 강남성모병원 조합원 300여명은 긴장감 속에 명동성당에서 '병원 경찰투입 규탄집회'를 진행하고 있었다. 명동성당 입구에 배치된 경찰들은 수배 중인 조합 간부들의 사진이 인쇄된 종이를 들고 오가는 차량 검문검색을 진행하고 있었다.

강남성모병원 조합원인 며느리가 연행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명동성당에 찾아온 송보효(85세)씨는 "이런 말한다고 잡아가도 어쩔 수 없지만, 이 나라는 있는 사람, 배운 사람, 정치인들이 다 말아먹고 있어"라며 "6.25때도 있는 놈들만 다 도망가더니, 이제 노동자들 다 잡아죽여서 어쩌겠다는거냐"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한 "공권력이 나서면 다 해결될거라고 생각하면 안된다"며 "나름대로 고초를 겪으며 살았던 김대중이 대통령이 돼서 기대했었는데, 그 기대가 완전히 배신당했다"고 김대중 정부를 비난했다. 이전에도 며느리의 농성장에 먹을 것을 들고 찾아오고, 손자를 봐주는 등 파업투쟁을 열심히 지원했던 송보효씨는 "여성신문 보니깐 병원에서 여자들 임신조절까지 시켜가며 일을 시킨다던데, 이 싸움은 어쨌든 끝을 봐야 한다"며 "젊은 것이 밥못먹고 찬데서 자고 고생하니 마음이 아프지만, 잘못한 거 하나도 없으니 풀려나서 다시 싸울 거고, 나도 계속 응원할거다"고 말하며 조합원들의 규탄집회를 지켜봤다.

*경희 의료원 정문

강남성모병원 경찰 침탈 과정에 있었던 한 조합원은 "스크럼을 짜고, 사복경찰, 전경과 대치하며 밀고 당기기를 1시간여 동안 진행했는데, 1명씩 뜯어가면서 조합원들이 밀려 넘어졌다"며 "대부분 여성인 조합원 1명당 경찰 5명씩 붙어 말그대로 들고 갔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또한 "경찰의 연행을 피해 병원 안 성당에 들어간 30명의 조합원을 잡아가라고 김승남 병원장이 직접 나와 문을 열어줘 십자가를 잡고 매달리던 조합원들이 머리채를 잡힌 채 연행되었다"며 "경찰에게 자기직원 잡아가라고 성당문을 열어줘 성당에 경찰력을 투입시키는 병원이 어딨냐, 의료원장은 그때 현장에 직접 나와 지부장, 파업대책본부(이하 파대본) 간부들이 잡혀가는 걸 웃으며 지켜보고 있었다"고 병원측을 비난했다.

경희의료원 손은영 대의원은 "침탈 당시 남자 경찰들이 먼저 들어와 남자 조합원과 학생들을 무조건 때린 후, 끌어내고 이후 여경이 들어와 몇 명은 수갑까지 채우며 연행해갔다"며 "침탈 직후 병원측은 대학 사무직들을 동원해 미리 준비한 철근, 합판 등으로 조합원들이 로비에 진입하지 못하게 바리게이트를 쳤지만, 다시 몸싸움을 벌인 끝에 로비 재진입에 성공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9월11일 오전 성모병원 노동자들은 십자가 상 앞에 모여 경찰의 연행시도에 끝까지 버텼지만 결국 끌려 나와야 했다

이날 새벽 경찰 침탈로 경희의료원은 조합원 75명을 포함한 165명, 카톨릭중앙의료원은 조합원 241명을 포함한 324명이 연행되어 총 489명이 연행된 것으로 집계되었다. 또한 경찰이 침탈하는 과정에서 경희의료원 농성장의 컴퓨터 하드, 앨범, 디스켓 등 노동조합 물품을 압수해가고, 연행 중이던 2명이 실신하고 경희대학교 총학생회 학생이 코뼈가 부러지고 광대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건의료노조, "병원 경찰투입은 '9.11 노동자테러'"

11시 민주노총 기자회견장에서는 이날 오전 병원 경찰력 투입에 대한 규탄 기자회견이 각 연맹 대표, 지역본부 대표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되었다.

이날 연행된 유덕상 수석부위원장을 대신해 기자회견문을 낭독한 민주노총 홍준표 부위원장은 "오늘 오후 3시 서울대교구 중재로 명동성당 주임 신부와 파업노조 지도부가 사태해결을 위한 대화가 예정돼있는 가운데 경찰은 새벽에 전격 강제진압을 강행했다"며 "이번 사태는 주5일 관련 근로기준법 개악, 외자기업 특혜 주는 경제특구 설치, 단체행동권 체결권 박탈한 공무원 조합 강행 등 정권말기 잘못된 정책을 밀어붙이겠다는 김대중 정권의 선전포고이다"라고 밝혔다. 또한 "△ 유덕상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 등 연행자 400여명 즉각 석방 △ 경찰병력 즉각 철수 △ 경찰병력 투입 책임자 문책 △ 노사대화 즉각 재개 △ 장기파업 병원에 대한 특별감독 실시"를 요구하며 "경찰병력 투입은 파업의 끝이 아니라 민주노총과 김대중 정권의 새로운 싸움이 시작되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며 강경한 노동탄압을 계속한다면 민주노총의 모든 조직력을 동원하는 대정부 총파업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경고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민주노총 산별연맹, 지역본부 대표들은 오후 2시 30분경 서울경찰청장 항의면담을 갔으나, 서대문 경찰서 담당자가 "2,3명 이상 모여있으면 집회인데 집회신고도 안하고 왜 30여명이 모여서 경찰청으로 찾아왔냐, 대표 구성해서 면담신청해라"며 경찰청 앞에서의 움직임을 완전 봉쇄해 대표자들이 "산별연맹 대표자들도 잡아가봐라, 위원장도 잡아갔는데, 몇만명까지 잡아갈 수 있나 보자"라며 항의하는 일이 벌어지기도 했다. 또한 계속해서 경찰청 민원실로의 이동까지 막자 "그러면 청와대로 가자"고 돌아서는 대표들에게 경찰 관계자가 "청와대 가면 안됩니다, 정말 가실겁니까"라고 해 대표들의 실소를 사기도 했다.

한편 보건의료노조는 이날 긴급 성명서를 발표해 "11일 병원 경찰 투입을 '9.11 노동자 테러'로 규정한다"며 "공권력 투입이 '파업의 끝'이라고 착각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한 "우리는 경찰병력의 강제해산에 굴하지 않고, 우리의 정당한 투쟁을 끝까지 이어갈 것이며, 재집결하여 제2, 제3의 투쟁을 전개할 것이다"며 "양심도 정의도 피도 눈물도 없는 병원사용자와 김대중정부의 '9.11 폭력테러'에 맞서 우리 병원노동자들은 재집결, 재파업 투쟁 등 전면투쟁, 결사항전을 선포한다"고 경고했다.


[병원 경찰투입에 따른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일정]

12일
10:00 병원파업의 공권력 투입을 규탄하는 시민사회단체 기자회견 ,명동성당 들머리
13:00 경찰투입 규탄 보건의료노조 결의대회, 국회 앞
14:30 병원파업 강제진압 김대중 정권 규탄대회

13일
병원 진입투쟁 및 도심집회

14일
14:00 경찰병력투입 폭력진압 김대중정권 규탄! 노동운동 탄압 분쇄! 집회 , 종묘공원

17일
경찰병력투입 폭력진압 김대중정권 규탄대회

이후 병원노련 파업사업장 대오를 중심으로 민주노총 조합원이 결합하여 현장탈환투쟁


*성모병원 공권력 침탈 현장

"우리의 분노를 모아 반드시 되돌려주겠다"

오후 4시 강남성모병원 조합원들이 계속 규탄집회를 진행하고 있던 명동성당에는 경찰 투입 소식을 듣고 찾아온 축협, 효성해복투, 사회보험노조, 언론노조, 서비스 연맹, 기아자동차 화성지부, 공공연맹, 사무금융연맹 등이 참여한 가운데 "9.11 경찰병력투입 김대중정권 규탄대회"가 진행되었다.

이날 집회에서 민주노총 홍준표 부위원장은 "오늘 경찰 투입은 노동자에 대한 전면적 테러이며, 지금 전면전을 펴서 막지 않으면 계속 밀리게 된다"며 "민주노총 중집과 16개 산별연맹이 함께하는 투쟁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 정해선 수석부위원장은 "뉴스에서는 경찰 투입으로 파업이 일단락 됐다고 말하지만, 우리는 '공권력이 투입되면 그날이 바로 투쟁을 다시 시작하는 첫날이다'고 약속한 바 있다"며 "110여일간 차가운 바닥에서 자며, 단식으로 호소했던 조합원들이 성당 십자가를 잡고 매달렸지만, 머리채를 잡아끌며 폭력연행해갔다"며 정부와 병원측을 규탄했다.

이후 집회참가자들은 명동성당내 천주교 서울대교구청으로 이동해 "약속위반하는 서울대 교구 규탄, 성실교섭 촉구 집회"를 진행한 후 명동성당에 천막을 쳤다. 강남성모병원지부는 11일 3시 지부장과 서울대교구 주임신부와의 면담이 예정되어 있었다. CMC 파대본 최희선 본부장은 "면담이 예정된 관계로 11일 새벽 경찰 침탈을 할지도 모른다는 제보를 받고도 설마 하며 희망을 걸고 있었다"며 "지부장이 수배가 떨어졌으니 안전하게 농성장까지 데려다주겠다고 약속까지 했다"며 분노했다.

성모병원 의정부 지부 직무대행 김미향씨는 "우리를 차가운 시멘트 바닥으로 내몬 것이 의료원이었으며 더큰 투쟁으로 맞서겠다"며 "연행된 동지들은 오히려 전화를 걸어 지도부와 파업대오를 걱정하고 있다며 이런 분노를 모아서 반드시 되돌려주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CMC 파대본 최희선 본부장 직무대행은 "명동성당 부주임신부는 오늘 천막을 치면 내일 퇴거요청서를 보내고, 그래도 퇴거하지 않을 시 시설보호요청을 해 공권력을 투입시키겠다고 협박하고 있다"며 "그렇게 된다면 우리는 명동성당 안으로 들어갈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또한 "연행된 조합원들 중에서 경찰의 강요에 의해 업무복귀서를 썼다는 조합원들이 '어떻게 하면 좋겠냐'며 울면서 물어보고 있지만, 복귀서는 민형사상의 책임이 없기 때문에 다시 파업대오로 합류해 투쟁을 진행할 것이다"며 "이번 사태로 이전에 복귀했던 조합원들도 친구들이 잡혀가고, 수녀님들이 경찰 침탈이 끝나자마자 대자보를 뜯어내는 장면을 보면서 분노하고 있다"고 밝혀 투쟁 대오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건의료노조는 "경찰은 침탈 당시 출근 중이던 조합원까지 연행해갔으며, 연행된 조합원들에게는 '업무복귀서'를 작성할 시 석방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경찰 침탈 이후 300여명의 조합원이 로비농성장 재진입에 성공했던 경희의료원에 오후 4시 40분경 경찰이 다시 침탈했으나, 연행자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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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 병원에 근무한 간호사로 앞으로도 계속 병원에 근무할 사람입니다.
    cmc병원에서 9년째 근무하면서 위에서 시키면 시키는데로 하라면 하라는데로 늘 하루하루를 보냈습니다.
    지금은 제가 비록 병원을 벗어나서 이렇게 파업을 하고 있으면서 비록 병원과 가족과 그중에서 제가 제일 사랑하는 아들을 늘 뒤로 하면서 강남 성모병원에서 농성을 하였습니다.
    공권력이 들어와서 우릴 정말 짖밟고 무자비하게 경찰 유치장에 데리고 가, 죄수처럼 죄수복을 입히고 고무신을 신게 하고 우릴 정말 죄인처럼 다루면서 다시한번, 제가 살아온 삶을 다시한번 돌이켜 보게 되었습니다.
    이사회가 정말 이런건가?
    정말 돈없고 나약하고 약자에겐 이렇게 한없이 모질게 탄압하고 짖밟고 ... 그래도 눈하나 깜짝안는 그런것인가 정말 회의가 듭니다.
    지금 비록 우리의 투쟁이 명동성당으로 옮겨졌지만 전,
    이싸움이 어떻게 될지언정 약속합니다.
    저의 아들을 걸고 맹세합니다.
    난 강한엄마고
    난 비록 힘이없고 가진거 없지만
    난 이제서야 비록 참삶에 대해 눈을 떴노라고...
    우린 이길것이고 지금이 비록 어렵고 고통스럽고 월급 한푼 못받고 여태 4달을 지내왔지만 당당하게 그리고
    굳굳하게 이 힘든 나의 현실을 부정하며 도망치지 않는 그런
    사람이 될것을 맹세합니다.
    이글을 읽는 나의 벗들이여!
    우린 해낼것이며 반드시 해낼수 있습니다
    화이팅 !!!

  • 노동자

    김대중 정권은 철저하게 노동자를 뭉겟다.
    김대중 정권은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