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종태 재능노조 전 위원장, 41세로 타계

작년 8월 위암 말기 판정받고 국립암센터에서 투병중 유명 달리해

정종태 전 위원장, 지난 10일 오후 위암으로 타계

정종태 전 위원장의 건강했던 모습
사진출처 : 민주노총 홈페이지
정종태 재능교육교사노조 전 위원장이 지난 10일 오후 41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정종태 전 위원장은 위암으로 받고 그간 일산 국립암센터에서 투병해왔다.

99년 11월7일 창립돼 특수고용 노동자, 학습지 교사들의 노동권 문제를 전 사회적으로 확산시킨 재능교육교사노조의 창립 조직국장직을 맡아 노조활동을 시작했던 정종태 전 위원장은 2001년부터 2003년까지 위원장을 맡았고 이후 민주노총 서울본부 특수고용대책위 의장, 전국비정규노조대표자연대회의 특수고용직 의장등을 역임하며 비정규, 특수고용직 노동자 운동이 최선에 서왔다.

고인은 활동 가운데 이미 이러저러한 신체의 이상을 느끼던 중 지난 해 8월 복부의 극심한 통증을 못이겨 가톨릭기독병원을 찾았다가 말기 위암 진단을 받고 8월말부터 국립암센터로 옮겨 치료를 받았다. 그러나 위암 4기에 복수염으로 번져 수술이나 방사선 치료 조차 받지 못하고 약물과 실험적 치료에 의존오다 결국 유명을 달리하고 말았다.

특수고용직, 비정규직 운동의 최선두에서 싸웠던 고인

독립사업자로 분류돼 노동자성을 인정받지 못하고 노조는 커녕, 근로기준법 적용 대상도 아니던 재능교육 교사들은 99년 노조 설립, 2000년 파업을 필두로 비정규직 운동의 선봉역할을 톡톡히 수행했다.

그러나 사측은 손배가압류를 비롯한 온갖 탄압과 회유를 병행해 노조를 탄압했고 그 와중에 정종태 전 위원장은 지난 2002년 11월에는 사측의 성실교섭을 촉구하며 17일간 단식농성을 벌이다 의식을 잃고 입원하기도 했고 2003년에는 급여및 조합비 가압류 철회, 해고자 복직, 2002년 임단협 체결을 요구하며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기도 했다.

또한 서울본부 특수고용직대책위 의자을 맡고 있던 지난 2003년 10월에는 전국비정규노동조합대표자연대회의(준)의 창설 과정에서 일익을 담당하며 비정규 노동자들의 국회앞 천막농성과 선전전을 계획해 참여하기도 했다.

위원장 임기와 대외 활동 이후 현장에 복귀한 정종태 전 위원장에게 재능교육 사측은 주1회만 수업을 배정했고 그나마 급여의 절반은 가압류로 묶어 실수령액은 십여만원에 불과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러한 안팎의 어려움 속에서 결국 정종태 전 위원장은 반복되는 단식과 농성으로 지친 육신을 제대로 챙길 새도 없었고 덜컥 중병을 얻었고, 그 사실을 너무나 늦게 알고 말았다.

지난 10월, ‘제 1회 아름다운청년 이용석 노동자상’ 수상하기도

투병중이던 지난해 10월 31일 이용석노동열사정신계승사업회(회장 이호동)은 ‘아름다운 청년 이용석 노동자상’의 첫 수상자로 정종태 전 위원장과 평등노조 이주노동자 지부를 선정, 시상했다.

기념사업회 측은 "올 한해 동안 가장 모범적으로 비정규직 철폐와 노동자의 진정한 단결, 그리고 노동해방 정신을 현장에서 올바르게 실천한 개인과 단체로 정종태 재능교사노조 전위원장과 평등노조 이주노동자 지부로 결정했다"며 “정종태 전 위원장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자주적 단결과 투쟁으로 노동자성을 쟁취하는데 앞장섰으며 투쟁과정에서 자본의 위암 말기라는 병마까지 얻었으나, 이에 굴하지 않고 꿋꿋하게 비정규직 노동투사로서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당시 수상자 선정 이유를 밝혔다.

이에 정종태 전위원장은 "더 치열하게 투쟁해 온 방송사비정규직이나 현대자동차 비정규직 동지들에게 상이 돌아가야 하는 것이 옳다“며 그러나 ”기념사업회가 내게 이 상을 준 것은 빨리 건강을 회복해서 병상에서 일어나 비정규직 투쟁 현장으로 돌아가 함께 싸워 달라는 뜻으로 알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날이 갈수록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어나고 또 날이 갈수록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조건은 열악해져가는 상황에서 또 울산의 현대자동차에서는 비정규직노조 조합원이 단전을 비롯한 사측의 온갖 탄압에 맞서 싸우고 있는 와중에, 불꽃 같은 삶을 살며 비정규직과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현실을 알리며 투쟁했던 한 활동가가 유명을 달리했다.

사측의 탄압이나 정부의 지속적 노동유연화, 비정규직 확대 정책 외에 정종태 전 위원장의 죽음이 여러 활동가들에게 중요하게 시사하는 바가 또 한 가지 있다.

고인이 생전에 활동가들에게 전한 당부의 말은...‘건강’

정종태 전 위원장은 투병하고 있던 지난 해 9월 매일노동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 안에서도 뭔가 문화가 바뀌어야 하지요. 활동가들은 일요일도 휴일도 없이 일하는 것이 ‘미덕’처럼 여겨지는 풍토 말입니다”라며 “지금처럼 일하다가는 병 걸릴 사람 많아요. 활동가들의 건강관리에 대한 제도적 시스템이 마련되면 좋겠지만 우리 스스로 동료들의, 자신들의 건강을 챙기는 것이 이후 노조활동의 인적 토대가 된다는 것을 깨달아야 할 것 같아요”라고 당부의 말을 남긴 바 있다.

집회, 밤샘작업, 노숙농성, 단식 등을 밥 먹듯이 진행하며 제 몸을 갉아 먹으며 싸우고 있는 활동가들은 체계적 건강 관리는 커녕 불규칙한 식사와 음주로 스스로를 더 학대하고 있는 실정이다. 웰빙이라는 것이 사회적 화두로 떠오르고 있지만 운동사회 내에서는 건강관리는 ‘그들의 것’으로 치부되고 터부시되고 있기까지 하다. 비싼 것 먹고 비싼 운동은 못하더라도 규칙적 식습관과 음주와 흡연의 자제, 규칙적 운동을 통해 잘 가난할 수 있는 ‘웰빈’ 풍토의 확산이 시급하다.

정종태 전 재능교육교사노조 위원장 장례일정

고인의 빈소는 현재 일산국립암센터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례는 민주노총 서울본부장으로 치러지며 발인은 12일 오전 7시 30분이다. 민주노총 서울본부는 12일 오전 9시 서울 혜화동 재능교육 본사 앞에서 노제를 지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그

비정규직 , 건강 , 정종태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윤태곤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
  • 이상선


    늘 집회 자리에서나 여타의 자리에서 카랑카랑한 위원장님의

    생전의 모습이 생생한데 ....

    마지막 뵙게 지난 10월 이용석 열사 1주기때인것 같습니다.

    무척이나 수척해진 모습이었지만 애서 웃음짓는 모습에 안쓰러운

    마음으로 빠른 쾌유를 빌었건만 결국은 이렇게 허망하게 가시는군요.

    이 땅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겪는 그 고통이 가시는 그곳에서나마

    겪지 않으시길 바라오며 부디 하늘나라에서 사람이 사람답게

    살아가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투쟁하는 저희 후배들을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투쟁하고 있는 현장에 있다는 핑계로 위원장님의 마지막 모습을

    함께하지 못함에 그저 죄송하고 미안한 마음 금할수 없습니다.

    선배님의 고귀한 뜻과 정신 이어받아 항상 초심의 마음을 간직하고

    활동하고자 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2005. 2. 11

    전국시설관리노동조합 조합원 이상선 (부산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