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 원의 행복? 64만 원의 고통!”

2일 최저임금연대 ‘최저임금 82만 원 쟁취, 현실화 촉구’ 집회 열어


2005년 9월부터 2006년 12월까지 적용되는 최저임금의 6월말 결정을 앞두고 2일 최저임금연대에서 '최저임금82만원 쟁취! 현실화 촉구!'를 위한 집회를 열었다. 최저임금연대는 지난 4월부터 ‘최저임금 815,100 원(시급 3,900 원)’ 등의 공동요구안을 마련하고 5월 24일 첫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연대투쟁을 계속하고 있다.

2일 오후 1시 서울역 광장에는 궂은 날씨에도 불구하고 민주노총, 한국노총, 한국여성단체연합 등 23개 노동사회단체로 구성된 최저임금연대 소속 140여 명이 모여 “최저임금 현실화”를 외쳤다.


“단순히 몇 만 원 더 올리는 것이 아닌, 노동자들이 주체로 임금 결정하는 투쟁”

김혁 민주노총 미조직비정규사업국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집회는 정지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무처장의 여는 발언으로 시작됐다. 정지현 사무처장은 “6월은 최저임금 투쟁하는 달”이며 “우리 힘으로, 노동자들의 목소리로 최저임금을 쟁취하는 달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지현 사무처장은 “TV에서 ‘만원의 행복’이란 프로그램을 하던데 연예인이 나와 만 원으로 일주일을 사는 그 프로를 보면서 참 화가 났다”고 말하고 “민중들이 최소한의 생활도 하기 힘든 최저임금을 받고, 그조차도 받지 못해서 얼마나 어려운 삶을 살고 있는지, 민중들의 눈물이 어떤지를 망각한 채 그런 모습 보이는 게 기만적”이라고 지적했다.

  정지현 불안정노동철폐연대 사무처장

또 “최저임금투쟁에서 중요한 것은 임금 몇 만원 더 올리고 따낸다를 넘어서, 노동자들이 주체로, 노동자들의 투쟁으로 임금을 결정한다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최저임금 현실화로 인간답게 살아보자”는 구호로 발언을 마무리했다.

이어진 이해삼 민주노동당 비정규철폐운동본부 본부장의 발언에서 이해삼 본부장은 “지난 4월 국회에서 최저임금법이 몇 가지 부분에서 개정됐는데, 노동자들의 투쟁의 성과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또 “어제 생계문제에 시달리던 한 가족이 다 같이 한강으로 걸어 들어갔다”며 “10분에 한 명꼴로 생계형 자살이 발생하는 것이 지금 이 나라”라고 비판하고 “동지들의 투쟁으로 반드시 최저임금 현실화를 쟁취하자”고 말했다.

“대부분의 여성노동자 64만원 받아”

국민은행지부 문선대의 공연에 이어 나지현 전국여성노조 위원장의 투쟁사가 있었다. 나지현 위원장은 “5년전 최저임금투쟁을 시작할 때, 대부분의 여성노동자들은 한달에 36만 원을 받아 생활하고 있었다”는 말로 발언을 시작했다. 또 “최저임금심의위원회에 가서 어떻게 36만 원 가지고 살란 말이냐고 따졌더니 요즘 세상에 36만원 주는 데가 어디있냐고 반문하더라”고 전하고 “5년 간 싸운 것이 최저임금 64만 원이고, 지금 우리는 82만 원을 달라고 요구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82만 원으로 한 가족이 살 수 없지만, 지금은 그거라도 따내기 위해 싸워야 한다”고 밝힌 나지현 위원장은 “전국여성노조도 6월 한 달 열심히 투쟁하겠다”고 전했다.

이주노동자도, 여성비정규직노동자도 “인간답게 살고 싶다”

  샤킬 서울경기인천 이주노조 위원장직무대행

이날 집회에는 이주노동자들도 참석했다. 샤킬 서울경기인천 이주노조 위원장직무대행은 이주노동자들의 열악한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고용허가제가 실시된 이후 이주노동자들은 사업장이동의 자유도 없이 하루에 12시간, 15시간까지 일을 하면서 70만 원을 받고 있다”고 전한 샤킬 위원장직무대행은 “얼마 전 아노와르 위원장의 표적수사에서 드러나듯이 정부가 이주노조를 탄압만 하고 있고 업주들은 월급도 제대로 안 주고 있는 상황에서 이주노동자들은 너무나 힘들다”고 밝혔다. 샤킬 위원장직무대행은 “인간답게 살고 싶다, 최저임금 쟁취하자”는 구호로 발언을 마쳤다.

마지막으로 이덕순 민주노총 여성연맹 지하철차량기지 청소용역지부 지부장의 발언이 있었다. 이덕순 지부장은 “3년 넘게 열심히 싸웠지만 아직도 최저임금은 현실화되지 않았다”며 “어제 새벽까지 지하철 청소하고, 하루종일 일하고 잠도 못자고 이 자리에 온 동지들을 보니 가슴이 아프다”고 전했다.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도 최저임금을 받는 현실이 기가 막힐 뿐”이라고 밝힌 이덕순 지부장은 “노동자 평균임금의 50%인 82만원 쟁취를 요구로 걸었지만 우리가 왜 반푼이밖에 안 되냐”고 물으며 “비정규직도, 여성노동자들도 인간답게 살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후 집회 참석자들은 서울역 주변 시민들을 대상으로 홍보선전전을 진행했다.

최저임금연대는 6월 매주 금요일마다 최저임금위원회 전원회의 일정에 맞춰 연대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며, 공익위원에게 엽서보내기, 최저임금 당사자 증언대 등을 통해 적극적인 홍보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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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저임금 , 82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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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

    카메라에 날짜 없어도 디카는 몇일 몇시까 알려줍니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