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이어 네덜란드도 EU헌법 거부

직격탄 맞은 EU, 정상회의 통해 재조정 나설듯

62%라는 압도적인 반대 숫자

  네덜란드의 EU헌법 부결 직후 기자회견에 나선 주제 마누엘 바로수 EU집행위원장의 표정이 흥미롭다
[출처: AFP 통신]
프랑스의 거부로 타격 받았던 EU헌법이 네덜란드 국민투표로 다시 결정타를 맞았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1일 실시된 EU헌법에 대한 네덜란드 국민투표에서 반대 62% 찬성 38%라는 압도적 결과가 나왔다. 당초 예상보다 훨씬 높은 60%를 넘는 투표율이 보여주듯 관심이 집중된 이 번 투표 결과에 대해 얀 페테 발케넨데 네덜란드 총리는 “네덜란드 유권자들은 분명한 의사를 밝혔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네덜란드의 국민투표는 구속력을 지니고 있는 것이 아니지만 네덜란드의 주요 정치세력들은 투표율이 30%를 상화하면 결과에 따를 것이라는 입장을 제출한 바 있었고 이에 따라 얀 페테 발케넨데 총리는 의회에 제출해놓은 EU헌법 비준요구 법안을 즉각 철회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프랑스에 이어 네덜란드에서도 EU헌법이 부결됨에 따라 다음 달 10일로 국민투표가 예정된 룩셈부르크의 여론도 술렁이고 있다. 20퍼센트 초반을 유지하던 룩셈부르크내의 반대여론은 네덜란드 투표 직후에는 32퍼센트로 훌쩍 뛰었다.

주제 마누엘 바로주 EU집행위원장은 의회 투표를 통해 비준 여부를 결정하게 되는 키프로스, 벨기에 등을 겨냥해 “이달 중순 실시될 EU 이사회이전까지 비준 절차를 멈추지 말 것”을 촉구하고 나섰지만 이는 역설적으로 EU이사회(정상회의)에서 통합 절차에 대한 재조정을 피할 수 없을 것을 시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분석을 가능케 한다.

경제적 문제가 크게 자리잡아

한편 네덜란드의 압도적 반대 여론 배경에는 경제적 문제가 크게 자리 잡은 것으로 알려졌다. 네덜란드의 진보적 일간지 트라우는 "EU 헌법을 거부한 제일 중요한 이유는 네덜란드가 EU 회원국으로서 너무 많은 돈을 내고 있다는 믿음"이라 보도했다.

지난해 네덜란드 정부는 경제성장률이 1.4퍼센트에 그치고 고용도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하는 등 극심한 경기침체에 시달리는 대도 불구하고 EU지침에 맞추기 위해 예산적자를 줄이는 초 긴축정책을 확정해 발표한 바 있다.

결국 신자유주의적 EU헌법과 경제 통합에 반대하는 좌파들의 목소리외에 경기 침체 상황에서 동구권 출신 저임 노동자들의 유입을 우려하는 반동적 흐름이 동시에 EU헌법을 타격한 셈이다.

16, 17일로 예정된 EU정상회의에 관심 집중


네덜란드 투표 결과가 알려진 후 자끄 시라끄 프랑스 대통령과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등이 나서 EU 헌법은 반드시 필요하다며 진화 작업에 나섰지만 헌법 초안 재작성, 내년 11월로 확정된 비준절차 마감 시한이 연장 등에 대한 이야기가 EU 외교가에 흘러나오고 있다. 따라서 16, 17일날 열릴 EU이사회에서 어떤 식으로든 재조정안이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한편 현지시간으로 지난 2일, 라트비아 의회는 EU헌법안을 찬성 71표, 반대 5표, 기권 24표라는 압도적인 숫자로 통과시켰다. 이유야 어떻든 반대와 우려 목소리가 높은 역내 주요 국가들과 달리 EU를 통한 경제도약을 기대하는 구 동구권 국가들의 여론을 드러낸 결과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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