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가능에너지 사용은 환경 재앙의 대안”

[인터뷰] - 게오르그 베르크마이스터 독일 재생가능한에너지행동연대 이사

우리가 사용하는 에너지 중 쓰면 없어지는 것도 있고, 써도 없어지지 않고 계속 충전해서 사용할 수 있는 것이 있다. 전자의 예로 석유나 석탄, 가스 같이 자연에 매장된 화석 에너지를 들 수 있고, 후자는 태양에너지나 풍력과 같은 자연현상을 기술적으로 활용해 고갈되지 않는 재생가능한 에너지이다.

다가오는 20일 열릴 국제에너지 심포지움에 참가하기 위해 게오르그 베르크마이스터 '재생가능한에너지행동연대' (Renewable Energy Action) 이사가 한국을 방문이다. 게오르그 이사는 전 독일 금속노조 환경부분 담당자로 20년 넘게 활동한 전력이 있고, 그 경험을 토대로 독일에서 1990년에 만들어진 '전력매입법'(Electricity Feeding Act- EFA)에 기초한 활동과 성과를 한국에 소개할 예정이다.

참세상은 지난 18일 한국에 도착한 베르크마이스터 이사와 얼마전 태양에너지를 자체 생산하는 '유한회사 시민발전'을 출범시기기도 한 이필렬 에너지대안센터 대표, 이호동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준) 노동부문 상임대표와 함께 여의도의 한 커피숍에서 공동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필렬 대표와 이호동 노동부문 상임대표는 한국의 에너지 사유화 상황과 에너지네트워크 센터의 활동 그리고 노동과 환경운동 부문과의 연대에 방점을 찍고 소개 및 질문을 했고, 게오르그는 유럽연합 상황과 독일의 상황, 재생가능한 에너지 연대의 활동을 소개 하는 등 서로간의 정보를 공유했다. 2시간여 동안 진행된 이날 인터뷰는 이필렬 대표의 통역으로 진행됐다.

재생가능에너지를 사용하는 것, 환경 재앙의 대안이다

  게오르그 베르크마이스터 독일 '재생가능한에너지행동연대' 이사
소개를 부탁한다.

지난 26년동안 금속노조 세크레터리(Secretary)로 활동을 했다. 독일 노동조합에서는 65.5세 까지 일할 수 있는데, 나는 조합에서 활동을 하다 정년 퇴임을 했고, 현재는 재생가능에너지행동연대(재생가능에너지연대)에서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과정에도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었고, 환경문제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던 중에 노동조합에서 환경 담당자의 역할을 맡아왔다.

노동조합 활동에서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졌다고 했는데, 어떻게 관심을 갖게 됐나?

나의 개인적인 관심은 노동조합 내에서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 있었고, 동시에 일자리를 환경적인 관점에서 환경 친화적인 것으로 만드는 것에 있었다. 그리고 이후 환경과 관련한 활동을 하고, 관련한 내용을 분석, 평가하는 과정에서 도달했던 나의 개인적인 결론은 현대의 가장 큰 위험 요소는 환경문제라는 것으로, 기후변화, 기후 재난이라고 생각했다.

현재 지금 주로 하고 있는 일은 화석 연료를 대신할 수 있는 재생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기술을 진작시키는 역할을 하고 있다. 또한 환경 부담을 크게 주는 교통, 자동차와 관련 문제에 착안해 환경 오염물질을 배출하지 않는 자동차, 그리고 전기자동차 분야에 관심을 갖고 전기자동차연대에서도 일하고 있다. 또한 다른 축으로 는 일자리를 만들기 위한 `독일구조혁신포럼`에서도 활동을 하고 있다.

현재 활동하고 있는 재생가능에너지연대에 대한 소개를 부탁한다.

재생가능에너지연대는 기존의 에너지 산업계에서, 재생가능한 에너지에 대해 전선을 형성해 공격해 오기 시작했을 때 만들어진 단체이다. 여기서 기존의 에너지 산업계에서 공격이라는 것은 독일의 `전력매입법(Electricity Feeding Act- EFA)`에 반대하는 것이다. 사실 이 법은 재생가능한 에너지가 널리 퍼지게 할 수 있도록 하는 기본적인 틀을 갖추게 하는 것인데, 예를 들어 풍력 발전의 경우 4년 안에 발전 용량을 3배로 늘리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그러나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에서는 세계적인 에너지가 증가하는 수요나 에너지 부족을 고려할 때 재생가능 에너지 쪽으로 넘어갈 것이라는 불가피성을 제대로 인식 못하고 있다. 앞으로 닥칠 에너지 부족과 에너지의 가격의 급격한 상승 등은 미래 에너지 경제 전반에 위협요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석탄, 석유, 가스를 태워 발생하는 오염물질로 인한 지구의 온도 상승으로 인해 지금까지 굉장한 환경 재난을 일으키고 있다. 한 예로 독일의 경우도 최근 100년만의 대 홍수가 있었다. 그래서 나는 이런 것 때문에 나의 활동을 화석연료, 원자력을 뛰어넘는 재생가능 에너지로의 전환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호동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상임대표
재생가능에너지연대에는 어떤 사람들이 참여하고 있는가

재생가능한에너지연대에는 사회 여러 계층의 사람들이 복합적으로 섞여 있다. 예를 들어 풍력, 태양력, 가스, 지열 시설과 같은 재생가능한 에너지 설비를 생산하는 생산자부터 노동조합, 환경운동가들, 교회, 학자들, 에너지 소비자단체 등 다양하게 구성되어 있다.

교회나 농민, 농부들도 행동연대 활동에 관심이 많다. 농민의 경우에, 수십년 동안 그 수가 지속적으로 축소됐다. 400만 명의 농민들이 현재는 40만도 채 못 미치는 상황이다. 이렇게 감소되는 과정에서 농민들은 자기 땅이나 농토에 풍력, 태양열이나 바이오메스 시설들을 설치함으로써 새로운 고용창출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한 식물을 재배해서 자동차 연료를 생산할 것 까지도 생각하고 있다.

교회의 경우는 신이 창조한 창조세계가 파괴되는 것을 원치 않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노동조합의 경우는 쇠락해 가는 에너지 산업에 비해 새롭게 부상하는 재생가능 에너지에 관심을 두고, 일자리를 지키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이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재생가능에너지연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다.

활동에 대해 좀 더 구체적으로 이야기 해 달라

재생가능에너지연대가 처음으로 한 일은 `행동의 날(action day)`을 조직하는 일이었다. 당시 독일에서는 환경부장관과 경제부 장관 사이에는 재생가능한 에너지 지원의 문제로 심각한 갈등이 있었다. 경제부 장관은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축소하려 했고, 반면 녹생당 출신의 환경부 장관은 재생가능한 에너지를 더욱 지원하려 했다. 행동의 날에는 대규모 집회를 조직했었는데, 집회 시작 후에 환경부 장관이 그 집회장에 왔다.

화경부장관은 "이렇게 집회를 하고 실천을 해 줘서 고맙다. 여러분의 힘을 바탕으로 경제부 장관에 대항해 내 생각을 관철할 수 있게 됐다"고 발언을 하기도 했다. 그리고 그 후 6개월 후 `본`에서는 정부가 주최하는 `2004 재생가능한 에너지 세계대회`가 개최되기도 했다. 이 대회를 위해 '재생가능에너지행동연대'는 재생가능한 에너지 자원을 위해 현재 어떤 일이 시급하게 필요한가에 대한 의견서를 제출했다. 그리고 결과적으로 이 대회를 통해 전 세계적으로 200여 개의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구체적인 프로젝트들이 시작하게 되어 확산의 효과를 냈다.

사실 독일에서 재생가능한 에너지에 대한 지원과 운동이 원활했던 이유 중 하나는 98년 사민당, 녹생당이 정권을 잡았고 지원을 했기 때문에 가능했다고 설명할 수 있다. 그런 측면에서 보면 현재 행동연대는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그런 정책들을 지원했던 현재의 슈뢰더 정권이 복지 예산을 삭감하고, 정부의 재정지출을 줄이는 정책으로 인해 국민들에게 다수 지지를 받지 못해 정권 재집권이 힘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는 요번 정권은 역사적으로는 행운이었다. 왜냐하면 국민들의 8-10% 지지 못 받은 녹색당이 사민당의 일부 세력과 함께 연계해 굉장히 많은 생태적인 사업들을 해 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기민당, 자유당이 정권을 잡게 될 것으로 보이는데, 벌써 재생가능한 에너지 사업의 발목을 잡으려 하는 얘기들이 종종 흘러나오고 있다. 그들은 재생가능한 에너지사업에 큰 타격을 가할 것으로 보인다.

상황이 이렇기 떄문에 재생가능에너지연대에서는 재생가능 에너지의 중요성을 알고 있고 그리고 일하는 사람들이 연대해서 국민들에게 재생가능한 에너지가 억제 되면 국민경제에 큰 타격이 가해질 것이라는 내용을 선전하고 있다. 그리고 또한 인간이나 자연에 기본 생존에 기반이라 할 수 있는 기후 재난을 통해 크게 위협을 인간에 준다는 내용을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다. 우리의 이런 운동은 독일내 뿐만 아니라 국제적인 지지를 필요로 하고 있고, 당연히 한국으로 부터도 지지도 필요하다. 내가 알기로 한국에서도 주목할 만한 생태적, 환경적인 진척과 진보가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다. 예를 들어 한전이 의무적으로 매입해야 하는 ‘전력매입제도’를 들 수 있을 것이다.

노동, 산업 그리고 재생가능한 에너지

  이필렬 에너지대안센터 대표가 직접 통역을 맡았다
잠시 언급됐던 전기 자동차나, 그 외 활동들은 어떻게 진행되나?

전세계적으로 환경 오염물질 중 핵심적인 것은 자동차에서 나오는 대기 오염 물질이다. 자동차 산업, 특히 독일의 자동차 산업의 경우 내연기관에 대한 강제 규정이 있다. 좀 희망적인 소식인데, 중국의 경우는 전기자동차에 관심을 많이 갖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또한 일본의 경우에는 휘발유 혼용엔진과 전기모터를 같이 합친 하이브리드 자동차(프리우스)가 생산됐는데 미국에서 상당한 인기를 끌고 있다. 예를 들어 중국의 경우는 몇 년 후에는 2천만대의 자동차가 달릴 것이라고 전망되는데, 미국처럼 중국에서 1억대 가까이의 차량이 중국에 퍼지게 된다면 거기서 나오는 배출 오염물질 때문에 지구의 환경, 공기가 파괴는 엄청날 것이다. 인도의 경우도 마찬가지의 상황이다. 그렇기 때문에 친환경적인 자동차 사용에 대한 고민이 절실하다.

독일의 자동차 산업이 이런 세계적인 깨끗한 친 환경자동차, 전기자동차로 가는 세계적인 경향을 놓치게 되면, 독일의 자동차 산업은 상당한 위기를 맞을 것이라 생각한다. 시장 경쟁적 측면에서 보면 평판형 모니터, 디지털카메라, 핸드폰과 같이 적절한 시기에 제대로 개발, 발전 시키지 못했던 산업이 망했던 것처럼 독일의 자동차 산업도 그렇게 될 수 있다는 경고를 하기도 한다. 이런 운명을 내가 속해 있었던 금속노조 자동차 산업 노동자들이 겪지 않게 하기 위해서, 나는 `전기자동차행동연대`에서 활동을 하고 있는 것이고, 새로운 고용창출과 연결될 수 있음을 강조하며 독일 내 자동차 산업에 주장하고 있다.

개인적으로 전기자동차 행동연대의 활동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노동조합내에서 이런 활동, 화석연료를 태우는 자동차가 아닌 친환경적인 전기자동차로 가야하는 것을 강력히 주장, 요구해야 한다. 이것은 중요한 문제다.

재생가능 에너지연대가 노동자들의 재고용을 창출하고, 고용의 새로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지적하셨다. 또한 게오르그씨도 그런 활동을 했는데, 노동조합과 재생가능한에너지 환경운동과의 어떻게 연대해 가야 한다고 생각하나? 조합 내 갈등은 없었나?

당장의 고용문제가 걸려 있는 조합간부 간에는 환경운동과 관련해 시각차로 인한 갈등이 발생하기도 한다. 개인적으로는 환경 단체와의 연대를 통해 활동을 보강했다. 그중 하나가 재생가능한행동연대 활동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내가 활동한 금속노조 안에서는 지원과 지지가 있었다. 그리고 함께 이 사업을 잘 하기 위해서 조직 내에서 진짜 일할 만한 2-3명의 활동가를 발굴해 지속적으로 같이 일을 추진했다.

예를 들면 조합 안에 중소기업을 위해 일하는 자리에 한 활동가가 새로 들어왔는데 이 사람이 자신을 찾아와 일을 어떻게 해야 할지 아이디어가 없다고 상담을 해 왔다. 근데 이 여성 활동가가 이전에 풍력 발전에서 일을 많이 했고, 지금까지 풍력발전에서 일하는 노동자들과 함께 많은 사업들을 조직했던 사람이었다. 그래서 이 여성 활동가가 중소기업담당이라는 다른 영역을 맡았지만 풍력 발전 노동자들과 많은 사업들을 연계해 사업을 벌였다. 덧붙이면 이 여성 활동가는 내가 퇴임한 이후 노조에서 후임 환경 담당으로 임명 되 활동하고 있다.

전통적인 에너지 산업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을 대변하는 노동조합 간부들이라도 이런 산업의 방향에 대해 알고, 재생가능한 에너지의 전환과 같은 범주의 고용창출의 대안 모델이라는 의견이 어느정도 되나?

현장 노동자들을 직접 만나지 못해서 독일 노동자들의 경우는 어떻다는 확답을 하기는 어렵겠다. 그렇지만 현장 노동자들의 특징상 대안이라는 구체적 모델이 제시됐을 때 단결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독일의 노동조합 간부들의 경우 재생가능한 에너지와 고용창출의 문제가 연결되어 있고, 일자리가 옮겨가는 것이 필요하고, 전이 될 수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어 있다.

그러나 독일이나 한국도 마찬가지 겠지만 과도기적으로 노동시장에서 부딪히는 문제가 발생할 수 밖에 없다는 것은 인정해야 한다. 이런 문제를 풀어가는데 있어서 우회전술이 필요하다. 부딪히는 문제는 현실적인 것이지만, 갈등을 부딪히게 해서 부각시키는 것이 아니라 환경적으로, 산업적으로, 노동자적인 입장에서도 더 나은 방향으로 나갈 수 있음을 제시하고, 구체적인 실천으로 가야하는 맥을 잡아야 한다.

유럽, 에너지 공공성의 논의는 패배했다

에너지 공공성에 대한 논의과 재생가능한 에너지 수급 시스템에 대한 고민은 결국 한 맥일 것 같다. 유럽의 상황은 어떠하고, 개인적 의견은?

나는 유럽의 경우 `공공성 논의`는 이미 l패배했다고 생각한다. 유럽연합 차원에서 사유화, 자유화 지침이 내려왔고, 전력 산업이나 에너지 산업은 시장 자유화가 확산됐고, 거기에 대한 초기 대응이 미흡했다. 경고나 반대운동이 거의 없었고, 베를린 전력회사도 투쟁도 못하고 나눠졌다. 결국 이런 신자유주우의적인 구조개혁이 독일에서는 전력판매회사가 4개로 재편되면서 올리버폴(과점체제)로 형성되는 상황이 됐고, 그 조건은 그 전 보다 훨씬 더 악화됐다. 이는 재생가능한에너지 운동이 확산됐느냐와 별도 문제다.

심지어 어떤 기업가는 `이 올리버 폴들이 독일을 4개의 점령 지역으로 나눴다`고 말했다. 지금에서 와서 이런 문제의식이 제기되고 있고, 현재 독일 정부에서는 가격이나 주가에 대해 개입과 통제를 해야 한다는 주장과, 그런 움직임들이 벌어지고 있다. 지금까지는 시장에 맡기는 상황이었고. 유럽에서는 공공성 얘기는 거의 끝난 상황이고 폐해를 기반으로 지금에서 다시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한국의 경우는 이런 유럽의 상황에 대해 생각을 많이 해야 한다.

신자유주의는 대안이 없다고 생각한다. 독일의 경우는 재생가능에너지는 국가나 공공성에 따라 운동이 확산 아니라, 기술자나 중소 노동자, 개인들이 자신의 고민에서 확산됐던 것이다. 그 사람들이 어떤 동기에서 시작됐나를 보면 이런 운동이 그들에게 약간의 이익을 가져오니까 확산됐던 것이다. 이것은 굉장히 자본주의 적이다.

그러나 '자본주의적 이다'라는 것 만으로 풀뿌리 개인 노력들을 폄하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자본주의 체제를 개인적으로는 무너트릴 수는 없지만 풀뿌리들이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 그렇게 표현하는 것은 좀 무리스러운 것 같다.

이것은 나의 의견이다. 나는 자본주의 적인 동기가 있고 그에 기반한 확산이라는 비판적 시각이 있는 것이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유럽과, 독일 그리고 한국의 상황은 다르다는 것이다. 그러나 독일이 원자력 발전소를 축소하고 있는 흐름이나 재생가능에너지 운동, 에너지 공공성과 사유화 과정의 문제, 법제화의 문제 등은 한국에 또 다른 점을 시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