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호동 공동대표, “에너지노동자와 환경 진영의 공동투쟁은 필연적”

이호동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만나다

참세상은 ‘노동과 환경의 연대를 통한 에너지 체제 전환`국제 심포지움이 열린 국회 헌정 기념관에서 이호동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공동대표를 만났다. 에너지 분야 노동자들과 환경단체들의 힘을 모아 결성한 이 단체의 공동대표직은 이호동 전 공공연맹 위원장과 김혜정 환경운동연합 대표가 함께 맡고 있다. 굳이 따지자면 노동 분야의 공동대표인 이호동 대표는 네트워크 결성에 큰 의미를 부여하면서도 조급하지 않고 긴 호흡으로 근본적인 문제들을 바꿔 나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다음은 이호동 공동대표와의 인터뷰 전문이다.

오늘(22일)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가 (준)이라는 글자를 떼고 공식적으로 출범했다. 그간의 경과를 간단하게 말해 달라

작년 하반기부터 본격적 논의가 시작돼서 올해 3월 14일에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준비위원회로 전환됐고 오늘 발족 됐다. 작년 하반기에 논의가 시작된 배경은 지난 2002년 발전 파업 당시에 몇 가지 전제가 있긴 했지만 환경 단체들이 발전 사유화 반대 투쟁에 대한 지지를 보내 준 것으로 볼 수 있다. 그 때 논의의 단초가 열렸고 그 때부터 발전노조등 에너지 관련 노동자들과 환경 단체들이 반 공개 형식으로 논의를 시작한 것의 성과를 받아 안은 것이 4년으로 접어들었다.

논의를 한 것하고 실제 조직을 하는 것에는 엄연한 차이가 있다. 실제 조직화에는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사실 결코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 그간 환경과 노동이 따로 국밥 식으로, 각자 가는 길이 다른 면이 있었다. 그런데 좀 더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자본주의 체제가 양산하는 문제에 대한 운동적 출발, 그리고 그것을 극복하기 위한 과정 등에서 접점을 형성할 조건은 충분히 된다고 판단했었다. 그러나 그 과정에서 분명히 이견이 존재했고 심지어 대립이라고 말할 수 있는 악연도 있었다.

그런 과거의 문제를 정리해나가는 과정에서 걸림돌을 제거하고 얼마나 상호간 신뢰를 쌓을 수 있느냐가 문제였다. 현실 조건을 판단하는 과정에서 관점의 차이는 존재 했지만 만나서 이야기가 가능할 만큼의 공통분모도 충분히 존재했다. 투쟁의 공간에서 충분히 만날 수 있다는 의식을 가질 수 있었고 에너지와 환경은 불가분의 관계, 에너지 산업이 환경 부분을 빼고 이런 것(자본주의 체제가 양산하는 문제)를 해결한다는 것은 거짓말이라는 것을 다들 잘 알기 때문에 네트워크 결성이 가능했다. 그래서 막상 참가를 결정한 단위끼리는 그리 큰 어려움이 없었다.

꼭 환경 부분이 아니더라도 그간 사회단체들과 노조들 사이에 이런 저런 연대체들은 아주 많았다. 그러나 이번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의 출범은 그런 연대체들과는 화학적 결합력이 좀 다르다는 판단이 든다.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가 향후 어떤 롤 모델이 될 수 도 있지 않을까

글쎄 그 부분은 좀 조심스럽다. 우리가 오늘 노동, 사회 네크워크로 출범했지만 지금부터 너무 과도하게 넓혀서 상정하면 일치점이 없어질 수 도 있다. 쉽지 않은 만남이 이뤄진 것은 분명하지만 우리가 뭐라 평가하기는 좀 그렇고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평가하는지가 중욯겠지

사실 일반적으로 볼 때, 또 운동진영의 입장에서도 재생 가능한 에너지 같은 게 잘 와 닿지는 않는다. 환경의 중요성을 머릿속으로는 인정하면서도 몸에 안 와 닿는 측면이 있을 수도 있고, 한국의 경우 ‘석유 한 방울 안 나는 나라’식의 교육을 워낙 많이 받아 에너지 확보에는 관심이 많지만 지속가능한 발전, 환경 문제는 등한시 되어 온 탓도 있을 텐데

눈높이의 차이다. 에너지 노동 진영에서 보자면, 구조조정 이후 분할된 기업으로 남았고 하나로 모아나가는 것이 쉽지 않았다. 운동의 차원에서 볼 때도 각개 약진, 각개 격파의 상흔을 겪었다. 남한 사회의 에너지 부존 자원 조건으로 보면 전체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져야 하는데 그렇게 묶어내지 못한 것이 우리 상황이었다.

그런데 에너지 기본법이 준비되는 단계를 보면 자본의 집중, 산업의 구획 확장이 보이는데 우리도 법안을 만들고 구조조정을 준비하는 그들에 맞선 통일적 대응이 필요하다. 그리고 환경, 지속가능한 발전에 대한 문제를 빼놓고 갈 수도 없고 빼놓고 가서는 안된다는 공통의 인식지반이 있다. 힘들지만 이것을 사회적으로 확장 시켜야 한다.

오늘 행사를 보니 상당히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기대치와 비교해 보면 어떤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은 아니고 그렇다고 기대했던 것을 엄청 뛰어넘는 것은 아니고 기대했던 만큼 성황을 이루고 있는 것 같다. 그러나 이걸 어떻게 앞으로 내용적으로 잘 채워 가느냐가 과제다. 에너지 산업의 문제, 에너지와 환경, 그리고 제속가능한 에너지 체계로의 재편이 우리 모두에게 등한시 할 수 없는 과제다. 중요성에 비해 사회적 관심이 낮은 부분에 대한 관심을 증폭시켜야 하는 것이 과제고, 또 필연적으로 그렇게 될 수 밖에 없다.

향후 계획을 단기적인 것과 중장기적으로 나눠서 말해 달라
단기적으로는 만남 자체, 네트워크 결성에 의미가 있는 것이고 일단 노동진영을 보자면 각 업종별로 제기 되고 있는, 사유화의 문제 그리고 사유화 중단 이후이 후속조치와 관한 문제, 원자력 문제등이 아닌가 한다. 이런 문제들과 노동자들의 조건에 연동된 것에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과제다. 그리고 문제가 되고 있는 에너지 기본법에 대한 것, 그간 환경과 노동 진영이 일치시키지 못했던 차이와 남아 있는 과거의 오해를 불식시키는 것 역시 단기적 과제에 포함된다.

중장기적으로는 지속가능한, 재생가능한 에너지 체제로의 재편, 노동환경 진영에서 함께 할 수 있는 것을 찾는 것이 과제다. 지금 과도하게 높은 목표를 설정하는 것은 무리라는 생각이 든다. 지속가능한 에너지체계에 대한 원칙적 동의가 중요하고 그 동의 수준을 높여 나가는 것, 그 과정에 각 사업을 배치하는 것이 중장기적 과제다.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가 결성이 됐고 또 이 네트워크에서는 법안을 만드는 과정에 대한 개입, ‘현실’문제에 대한 발언을 계속 해 나갈 수 밖에 없으니 정부, 에너지 자본과의 접촉면도 필연적으로 넓어 질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확고한 긴장감이 필요할 듯 한데

조승수 의원실을 통해 에너지기본법안을 내놓았다. 저 쪽(정부, 자본)에서도 긴장하고 있더라(웃음) 산자부 쪽에서 조승수 의원실 등을 통해 접촉을 시도해 온 것으로 안다. 이야기 한 대로 정부 부처등과의 접촉면이 넓어질 수 밖에 없다. 다양한 의사소통의 통로가 있을 건데 피하지는 않는다. 그러나 당연하게 긴장감을 확실하게 가져 나갈 것이다.

그런데 우리 입장을 예각화 시켜 내는 것이 더 큰 과제다. 그리고 에너지 산업 구획 확장, 저들의 공세에 대해 우리가 통일성을 확보해내는 것이 더 중요하다. 그게 가능해지면 우리에게 힘이 실리고 그 이후에는 저들과 조직대 조직으로 만나면 되는 것이 아닌가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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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호동 , 에너지노동사회네트워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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