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일을 기억하라! 자이툰 부대는 돌아오라!"

26일, '故김선일 씨 추모 및 자이툰 부대 철수 촉구 반전행동' 열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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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살려 달라! 나는 죽고 싶지 않다! 당신의 목숨이 소중하듯 나의 목숨도 소중하다! 나는 살고 싶다! 한국에 가고 싶다! 제발 한국인, 한국 병사들을 보내지 마라! 이것은 당신들의 실수다!"
- 故 김선일 씨가 남긴 말 中


  김선일 씨 추모곡 '꽃무덤'을 연주한 국악그룹 '팔음'

"노무현 대통령은 실수한 것이다"

작년 6월 22일 이라크 현지시간 오후 5시 20분 김선일 씨의 시신이 발견되었다. 김선일 씨는 "노무현 대통령은 실수한 것이다"는 말을 남기고 이라크에서 죽어갔다. 故김선일 씨의 죽음이 1년이 된 26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는 '故김선일 1주기 추모 및 자이툰 부대 철수 촉구 반전행동'이 열렸다. 국악그룹 '팔음'의 김선일 추모곡 '꽃무덤' 연주로 시작된 이날 집회에는 비가 오는 궂은 날씨에도 1000여 명의 노동자, 학생, 시민들이 모여 "자이툰 부대는 즉각 철군하라"고 목소리를 모았다.

"외치다 외치다 지친 내 목에서 소리가 그치고/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고통 끝/ 어둔 동굴 속에서 서른 몇 해 내 안에서 쉬던/ 나의 가는 숨이 서서히 내 몸을 빠져나갈 때/ 내가 얼핏 본 것은 자유가 아니라 정의가 아니라, 침략과 전쟁과 학살이었다" 김해자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의 추모시는 1년 전 김선일 씨의 목소리를 마로니에 공원에 울려퍼지게 했다.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는 "노무현 정권은 김선일 씨 한 명의 죽음을 등진 것이 아니라 전 국민의 목숨을 등진 것이다"며 파병을 여전히 강행하고 있는 노무현 정부를 비판하고, "우리는 평화를 이야기 할 권리와 의무가 있다"며 한국을 비롯한 모든 파병국의 즉각 철수를 요구했다. 또한 김광일 다함께 운영위원은 "미국은 이라크 전쟁을 전 세계 민중들이 잊기를 원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파병군이 돌아올 때 까지, 전 세계 모든 전쟁이 끝날 때 까지 반전행동을 멈춰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여성이기에, 이주노동자이기에 전쟁을 반대한다"

  마숨 이주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

이라크 전쟁에 대한 다양한 시각의 비판도 이어졌다. 이소형 사회진보연대 활동가는 "이라크에서 여성의 자유를 위해 만들어진 한 조직의 성명서에 따르면 20일 팔루자에서 열린 무자헤딘 회의에서 무자헤딘 전사들은 열 살 정도의 소녀들이 미군들에게 강간당하기 전에 그녀들을 먼저 강간해야만 한다는 율령을 발표했다고 한다. 미군에게 송고문 당한 여성포로는 이슬람 율법에 따라 가족에 의해 명예살인 당하기도 했다"며 전쟁 속에서 여성에 대한 폭력이 가중되고 있음을 폭로하고 "7월 3일 한국에서 열리는 세계여성행진에서 파병철군의 목소리를 함께 내자"고 목소리 높였다. 이어 마숨 이주노동조합 교육선전국장은 "우리는 전쟁이 일어나고 테러리스트로 지목되었다. 김선일 씨도 이주노동자였다. 많은 이주노동자들은 전쟁 때문에 힘들어서 고향을 떠나왔다. 또한 전쟁으로 생긴 일자리에서 일하고, 그곳에서 죽어간다. 이러한 폭력의 악순환을 끊어내자"고 호소했다. 이 날 집회에는 가수 손병휘, 박성환 씨가 함께 해 반전의 목소리를 함께 높였다.

집회참가자들은 반전행동 결의문을 통해 "노무현 정부는 뻔뻔스럽게 김선일 씨의 죽음에 대한 책임을 최피하며 보장조차 미루고 있다. 또한 노무현 정부는 김선일의 죽음을 뒤로 한 채 미국, 영국에 이어 세 번째 규모의 군대를 이라크에 주둔시키고 있다. 즉각 철수해도 모자랄 판에 지난 6월 13일 윤광웅 국방장관은 파병연장과 자이툰부대의 임무변경을 주장했다"고 파병시기를 연장하려하는 정부를 강력히 비판하고 "자이툰 부대 파병 1년이 되는 8월을 맞아 철군을 요구하는 여론을 확대시킬 것이며, 부시 대통령이 방한하는 11월 까지 이라크 전쟁을 반대하는 민중들의 투쟁을 만들어 갈 것이다"고 주장했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까지 행진을 진행했다.



故김선일 추모시

김해자 (민족문학작가회의 자유실천위원장)

외치다 외치다 지친 내 목에서 소리가 그치고
더 이상 감당할 수 없는 고통 끝,
어둔 동굴속에서 서른 몇 해 내 안에서 쉬던
나의 가는 숨이 서서히 내 몸을 빠져나갈 때
내가 얼핏 본 것은 자유가 아니라 정의가 아니라, 침략과 전쟁과 학살이었다
그에 동참한 나와 우리 모두의 죄로 얼룩진 얼굴이었다
내가 다 살아보지 못한 채 떠나가던 이승의 끝자락에서
나는 보았다 쇠붙이가 아니라 전쟁이 아니라 착취가 아니라 굶주림이 아니라
미움이 아니라 죽임이 아니라 사랑과 즐거움이 율법이 되는 세상을

나는 그들의 전쟁에 바쳐진 어린 양
누가 내 목숨을 맞바꾸었는가
석유와 돈과 소유를 건 상인들의 잔치
누가 폭력과 거래와 전쟁의 그 참혹한 제단 위에 나를 올려놓았는가
하지만 나는 죽음으로 나이고, 나는 죽음으로 더이상 내가 아니게 되었다
위에 앉은 자 저가 짓밟고 선 자의 신음을 듣지 못하듯
내가 밑에 서지 않는 한 내가 아프지 않은 한
어찌 말할 수 있으리 당신을 이해한다고, 한 핏방울이 옆 핏방울에로 저절로
한 눈물이 옆 눈물에게로, 저도 모르게 번져가지 않고서 당신들의 슬픔을 이해한다고 말할 수 있으랴

나는 참혹한 고통으로 아픈 당신들이 되었다
나는 죽음으로, 내가 되었을지도 모를, 당신들이 되었다
아직 덜자란 아이들이 영양실조로 죽어갈 때
탈수와 영양실조로 누운 아이들이 스무살만 살고 싶다고 외칠 때
어둠 속에서 나의 늙은 아비가 솟조각이 든 차를 마실 때
나는 아직 배가 고프다 나는 목이 마르다
아리를 구하려 옥상에 올라간 아비가 아이와 함께 거꾸러질 때
간절히 기도하던 고사리 손이 사원과 함께 무너질 때
나는 다시 묻히는 것이다
열우라늄탄에 날아간 아들의 살점을 부여안은 어머니가 통곡할 때
뜨거운 시멘트 바닥에 널부러진 걸레쪽 같은 아이의 사지 앞에서
나는 다시 찢기는 것이다
수많은 나의 분신, 어리고 죄없는 김선일들이 죽어갈 때
나는 또 다시 죽는 것이다
나를 더이상 다시 죽이지 말라. 나를 기억하라

국제연대메세지

1. 마이클 버그(작년 5월 이라크에서 살해당한 닉 버그의 아버지)의 연대메세지

故김선일 씨1주기를 맞이하며

김선일씨가 이라크에서 피살당한 지 어느덧 1년이 흘렀습니다. 만일 한국이 미국이란 나라와 조금이라도 비슷하다면, 몇몇 사람들은 김선일 시에게 일어났던 일을, 또는 그의 부모들은 결코 잊지 못할 몇 가지 중요한 사실들을 아마 벌써 잊어버렸을 겁니다.

그리고 부시의 재선을 막기위해 최선을 다했음에도 결국 작년 11월에 그가 재선에 성공한 것 때문에 심한 죄절감에 빠져 있는 사람도 있을 겁니다. 이라크 전쟁을 저지하기 위한 더 큰 노력 그 자체를 아예 포기했을 수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지금, 작년 10월에 저를 뜨겁게 환영해 준 한국 사람들에게 결코 포기하지 말 것을 당부하기 위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이라크에서 살해당한 제 아들 닉을 기리는 날들은 끝없이 이어지겠지만, 저 또한 그 첫 번째 기일을 잘 견뎌 냈습니다. 닉은 김선일 씨가 죽기 전에 김선일 씨를 살해한 집단과 아마도 같은 집단에 의해 살해 당했습니다.

저는 미국제국주의가 존재하는 한, 우리가 거기에 맞서 끊임없이 싸워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이 싸움은 깨어있는 한국인들과 깨어있는 미국인들을 연결시켜 줄 겁니다. 온갖 어려움을 무릅쓰고 우리가 실천하는 일들은 우리의 자손들이 우리에게 조지 부시의 제국주의적 침략전쟁을 끝장내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물었을 때 줄 수 있는 답변이 될 것입니다. 악의 무리에 맞선 선량한 사람들이 존재했음을, 그리고 그 사람들이 올바른 일을 했음을 우리의 자손들에게 보여준다는 희망을 가지고, 우리는 힘을 내야 합니다.

우리는 지금 당장 정의를 실천해야 합니다. 올바른 일이란 지금 당장 행동하는 것입니다. 바로 지금 행동합시다! 전쟁을 저지합시다!

올바른 일이란 계속해서 집회를 갖고, 시위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일이란 당신의 옷을 통해, 당신의 집을 통해, 당신의 자동차 범퍼의 스티커를 통해 당신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올바른 일이란 당신 지역의 의원에게 요구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일이란 당신이 구독하거나 시청하는 언론에 진실을 알릴 것을 요구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일이란 미국의 상품과 이 전쟁으로부터 이익을 얻는 사람들이 판매하는 상품을 거부하는 것입니다. 올바른 일이란 지금 당장 거리로 나와 당신의 정부에 요구하는 것입니다. "지금 당장 파병 군대를 철수시켜라!"

지금 당장 행동합시다! 전쟁을 저지합시다!

마이클 버그 평화와 함께 하는 여러분의 형제가

영국 '전쟁반대군인가족모임'의 연대메세지

영국의 MFAW(전쟁반대군인가족모임)은 김선일 씨의 유가족에게 조의를 표합니다. 불법적인 이라크 침공은 10만이 넘는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습니다. 이 죽음은 모두 불필요한 것들이었습니다. 우리 조직은 이라크 전쟁에서 죽었지만 오늘날 이라크 전쟁이 불법적이고 잘못되었다고 믿는 많은 영국 병사들의 가족들을 대표합니다. 우리는 이라크에 주둔하고 있는 모든 군대가 철수되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앤드류 버긴 MFAW(Military Families Against the Wa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