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10평택 평화대행진' 열려

경찰과 참가자들 충돌로 100여 명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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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미군기지 확장반대, 한반도 전쟁반대 710 평화대행진'(평화대행진)이 10일 평택 팽성읍에 위치한 대추초등학교에서 열렸다. '미군기지확장저지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팽성읍 주민들을 비롯해 학생과 사회단체 회원 등 8천여 명이 참가했다.

"미군기지 확장저지 투쟁은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투쟁"

이날 평화대행진이 열린 대추 초등학교와 ‘캠프험프리’ 미군기지 주변에는 1만여 명의 경찰병력이 배치되었다. 경찰은 대추리로 들어가는 입구인 온정리 3거리부터 차량을 통제해 참가자들은 30여 분을 걸어 행사장에 진입해야만 했다.

  노무현 대통령과 부시 미 대통령을 풍자한 퍼포먼스

  가수 안치환 씨가 '사람이 꽃 보다 아름다워'를 부르고 있다

본 행사에는 팽택 출신 가수 안치환 씨와 정태춘 씨의 노래와 학생들의 율동 등 다양한 문화공연으로 채워졌다. 8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한 손에는 노란색 천을, 다른 한 손에는 노란색 깃발을 들고, 반전평화를 외쳤다.

이날 행사에서 권영길 민주노동당 의원은 “미국은 대북억지력을 위해 주한미군 존재해야한다고 얘기하고 있다. 그러나 정작 이곳 평택으로 주한미군을 옮기는 이유는 대북억지력 때문이 아니”라며 “미국은 언제 일어날지 모르는 중국과의 전쟁에 대비하겠다는 것”이라고 동북아에서의 미국의 패권주의를 강하게 비판했다.

권영길 의원은 이어 미군의 역할 변화와 확대를 의미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언급하며, “노무현 대통령이 방미 때 ‘전략적 유연성 강화를 미국 측에 합의했냐’에 대해 민주노동당은 해명을 요구하고 있다”며 “그러나 노 대통령은 아무런 해명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무대에 오른 팽성읍 주민들

이어 마지막으로 무대에 오른 문정현 범대위 상임공동대표와 김지태 팽성 대책위 위원장을 비롯한 팽성읍 주민 50여명은 참가자들로부터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문정현 상임공동대표는 “미군기지 확장저지 투쟁은 평택민중의 생존권을 지키고, 한반도 전쟁을 막고, 평화를 지키는 투쟁”이라며 “오늘 710 평화대행진은 그 시작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김지태 위원장은 주한미군을 ‘미친개’로 비유하며, “순수 삽살개와 진돗개들이 미친개들을 몰아내고, 반드시 이 땅을 지켜내겠다”고 결의를 밝혔다.

이날 본 행사는 참가자들이 대형 성조기를 찢는 상징의식으로 모두 끝마쳤다.

‘인간 띠 잇기’ 행사, 경찰과 참가자들 곳곳에서 충돌

  미군기지 담을 겹겹이 둘러싼 전경들. 참가자들이 전경들을 피해 한 줄로 지나고 있다

행사를 마친 참가자들은 미리 예정된 미군기지 주변을 ‘인간 띠’로 연결하는 행사를 진행했다. 그러나 미군 측의 시설보호 요청을 받은 경찰이 미군기지 주변을 따라 3중4중으로 막아 행진 자체가 어려웠다. 미군기지 주변 길은 폭 5m가 채 안되는 좁은 길이었고, 경찰은 한 두 명이 지나갈 수 있는 통로만을 열어주었다. 따라서 8천여 명의 참가자들이 대추초등학교를 완전히 빠져나오는데만도 30분이 넘게 소요되었고, 참가자들은‘평화적 행진 보장’을 요구며 거세게 항의했다.

  미군기지를 겹겹이 둘러싼 전경들 뒤로 미군기지 안 관제탑이 보인다

이날 ‘인간 띠 잇기’ 행사는 사전에 집회신고를 마친 상태였다. 그러나 경찰들은 ‘시설 보호’를 명분으로 참가자들의 자유로운 이동을 가로 막았고, ‘인간 띠’를 연결하려는 참가자들과 경찰 사이에는 격렬한 공방이 오갔다. 이 과정에서 이날 행사 참가자 100여 명이 곤방과 방패 등에 맞아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이날 '인간 띠 잇기' 행사를 막는 경찰들은 논두렁에서 '각개전투'를 벌여야했다

한편, 이날 행사에서 경찰은 무리한 진압으로 참가자들의 거센 항의를 받았다. 한 경찰 지휘관은 대치 중이던 부하 경찰들을 향해 “쫄지 말고, 선제공격해라”며 폭력 진압을 적극적으로 지시하기도 했다.

  병원으로 이송 중인 참가자

미군기지 철조망 ‘뜯겨지다’

그러나 이날 출동한 1만여 명의 경찰 병력도 참가자들의 ‘의지’를 꺽기에는 역부족이었다. 8천여 명의 참가자들은 경찰의 ‘봉쇄’를 뚫고, 캠프험프리 미군기지 철조망을 둘러싸고 ‘인간 띠 잇기’ 행사를 완료했다.

  참가자들이 철조망을 뜯어내려 하자 전경들이 안에서 곤봉을 휘두르며 막고 있다

또 한때 참가자들은 미군기지 철조망 약 20m를 완전히 뜯어내기도 했다. 철조망이 뜯겨지는 모습을 보고 환호하던 한 대추리 주민은 “언젠가 저 철조망을 완전히 뜯어버릴 날이 왔으면 좋겠다"며 ”오늘 우리가 보여준 힘을 미군들과 정부는 똑똑히 새겨야 한다. 만약 미군기지 확장을 계속 추진한다면, 저 철조망은 물론이고, 미국 놈들도 다 뜯겨져 나갈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조망에 밧줄을 묶어 당기고 있는 참가자들

  뜯겨나간 철조망과 기지내 진입에 대비해 진압을 준비중인 경찰병력. 그러나 이날 참가자들은 미군기지 내로 진입을 시도하지 않았다

  뜯겨나간 철조망에 반전평화를 상징하는 노란색 천과 깃발들이 걸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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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기지 , 평택평화대행진 , 험프리 , 인간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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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나가다가

    문제의 방송을 내보냈던 경찰간부는 서울지방 경찰청 기동단장 이OO 경무관인 것으로 파악됐다.

    이 경무관은 당시 내리 방면의 진압경찰을 지휘하면서 "상체를 공격해, 깔아버려!" 등의 '조폭수준'의 막말을 쏟아내 집회 참가자들의 분노를 샀다.

    "아주 작살을 내버려! 훈련된 동작으로 혼을 내란 말이야. 어이, 참나무 몽둥이! 사람 잡으러 왔나?"

    "여러분들의 동료가 지금 습격을 많이 당했다. 우리라고 당하고만 있을 겁니까. 지금부터 공격하면 맞받아 쳐버려! 괜찮아! 훈련된 동작으로 하면 돼! 절대 매 맞지 않도록. 모든 건 내가 책임진다!"

    당시 경찰간부는 이런 '조폭수준'의 방송을 연신 쏟아내면서 경찰들의 폭력진압을 독려했고, 다수가 여성과 어린이, 노약자로 이뤄진 참가자들은 황당함을 금치 못했다.

    참가자들은 한목소리로 비상식적인 경찰간부의 폭력진압 독려방송 탓에 충돌이 커졌고, 부상자도 속출했다고 전했다. 더구나, 이 경찰간부는 여성과 어린이들이 몰려 있는 것도 아랑곳 않고 진압을 지시해 피해가 더욱 컸다.


  • 쯧쯧

    그날 기동단장님이 그렇게 지시 내리지 않았다면 그 자리에 있던 철조망도 아마 뜯겼을껏이다. 빨갱이들아.
    우리는 플라스틱을 방패삼았지만 너희들은 아이들을 방패삼고 달겨들더구나 아주 아이들이 울고있는걸 사진 찍으라고 떠나지도 않고 애들을 이용해 언론플레이 하는 그게 얼마나 추잡한짓이냐
    그리고 니네가 약자라고 하는 여자들도 입이 왜이렇게 드러운지 모르겄다. 나이키 신고 리바이스 입고 컨버스 모자 쓰고 미군철수를 외치며 시민들을 대변한다고 하니 우리는 시민들을 공격한게 아니라 우방국 미군의 철조망을 방어하고 빨갱이들의 공격에 대응한거다.
    그리고 이름은 왜 평화행진이라 한거냐? 철조망 강제철거하는것도 평화행진이냐?

  • 끌끌

    기동단장인지 뭔지가 그 난리를 피우니까 열받아서 철조망이 뜯긴 거지. 일의 선후관계를 잘 알아보기 바란다.

    니들이 플라스틱을 방패삼았다고? 휘두르는 무기로 삼았겠지... 방패 모서리에 안 맞아봐서 모르나본데, 그거 흉기다. 얼굴에 맞으면 찢어지고, 몸에 맞으면 욱신욱신해서 잠도 안오고 멍이 몇 달은 간다.

    아이들이 있는데 방패로 내리치는게 경찰이 할 짓이냐?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시키면 시키는 대로만 해라. 괜히 여기까지 와서 과도한 충성심 보일 필요없다.

    그리고 평화행진을 먼저 막은 건 경찰들이다. 그것도 집회신고가 되어 있는 집회를, 너네들이 좋아하는 합법집회를 말이다. 집회시작 전에 사람을 팬 것도 경찰들이지. 신고한 행진을 막은 것도. 아니라고 할 순 없을 거다.

    그리고 너희들은 시민을 공격한 게 맞다. 농사짓고 조용히 사는데 '우방국'이라는 미군이 땅이 필요하니까 헐값 보상금 주고 유일한 생존수단인 땅을 뺏는다고 하는데 누가 가만히 있겠냐? 네가 정신이 올바르게 박혀 있으면 이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할 수 있느냐? 보아하니 혈기왕성한 젊은 '놈' 같은데 벌써부터 그런 썩어빠진 생각을 하고 있다니 참으로 안타깝구나.

    조용히 잘살고 있는 사람들 건드리지만 않으면 된다. 그러면 네가 말하는 그 사람들의 '더러운 입'으로 욕 먹을 일도 없고 철조망 뜯어낼 일도 없다.

  • 전경복무자

    전경으로 복무를 하고 있을 때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어. 나도 그랬으니까. 하이바와 방패로 무장하고 수십명이 역겨운 땀냄새를 풍기며 다닥다닥 붙어있으면 아무생각도 안 나거든. 오직 뒤에서 소리치는 소대장새끼와 옆에서 갈구는 고참의 욕밖에 안들린다. 네가 왜 여기 와 있나, 빨리 군복무 마치고 싶다 등등 고민하다 보면, 앞에서 시위하는 놈(또는 년)는 왜 나한테와서 욕하고 때리고 모자뺏고 지랄일까. 안 그래도 괴로운데 하는 생각이 들지. 그때 소대장과 기동단장 놈들의 목소리가 들리는 거야. 저놈들은 사회불순분자, 빨갱이라고. 그놈들이 하는 말이 맞는 것 같지. 그러면 결국 안 그래도 괴로운 나를 더 괴롭게 하는 저놈들을 때려잡아야 겠구나라는 결론이 나지.

    만약 네가 복무중인 전경이라면, 선배로서 부디 몸 건강히 제대하길 빈다.
    그리고 제대하고 나면 윗놈들이 말한 거 말고, 시위가 왜 발생했는지, 네가 그곳에서 뭘 하고 있던 건지 잘 생각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