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섭은 고사, 조합원 중상에 하이닉스 지회 서러움만 더해

6ㆍ30 전국노동자대회서 부상당한 3명 증세 심각

직장폐쇄 200일을 넘긴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 문제가 좀처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지난 노동자대회에서 발생한 지회 조합원들의 부상정도가 심각한 것으로 전해져 주변의 안타까움을 자아내고 있다.

  수술을 마친 이 모 조합원 [출처: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지난 달 30일 청주에서 열린 민주노총 전국노동자대회에서는 경찰과 집회 참가자들의 충돌로 4명이 중상을 입었고, 이 중 3명이 지회 조합원들이다.

이들은 각각 귀 뒷부분에 15바늘의 봉합수술, 코뼈 함몰로 접합수술, 광대뼈가 세 조각으로 골절돼 접합 수술을 받았다. 이 중 광대뼈가 골절된 조합원은 부러진 광대뼈 조각이 안구를 눌러 시력에 심각한 이상 발생한 상황이다.

  6월 30일 노동자대회서 경찰의 방패에 안면을 강타당한 이 모 조합원 [출처: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출처: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이미 지회는 지난 4월과 5월에 있었던 경찰 폭력으로 인한 부상자 발생 문제를 국가인권위에 제소한 상태다. 그러나 워낙 급작스럽게 일어난 이번 사태에 대해서는 증거 수집이 어려워 지회에서도 대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광복 지회 교선국장은 "주변에 사진 자료나 영상을 구하고 있지만, 파악이 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직장에서 내몰린 것도 모자라 매번 이렇게 조합원들이 맞아 나가니 서럽기도 하고 분노도 이만저만이 아니“라고 전했다.

다각도 물밑 작업에도 불구 원청은 단 한차례 교섭도 응하지 않아

지난 달 말 노동자대회를 앞두고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이 사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표명하고, 지역 공대위 차원에서 단식 농성에 들어가는 등 여러단위에서 하이닉스-매그나칩 사태 해결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 조만간 교섭이 성사되지 않겠냐는 전망도 조심스레 나왔었다.

그러나 현재 다각도의 물밑교섭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원청과의 교섭은 단 한 차례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12일에는 지역 공대위 대표단과 지회 대표자들이 서울로 상경해 선병렬 열린우리당 의원과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찾아 사태해결에 적극 나서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다.

선병렬 의원은 이 날 면담에서 "불법파견에 대한 합법 판정이 난 상황에서 법적으로는 원청을 강제할 방법이 없지 않느냐"는 반응을 보였다고 최진옥 여성노동센터 사무국장은 전했다. 최진옥 사무국장에 따르면 공대위와 지회 대표단은 "생존권이 달린 문제인 만큼 법논리를 떠나 정치적 책임을 지고 적극적으로 원청을 압박해 달라"고 요구했고, 선병렬 의원은 "지역의원과 도지사를 통해 계속 원청이 교섭에 나오도록 요청 하겠다"는 정도로 답변했다.

이용득 위원장은 "이미 한국노총 소속인 하이닉스-매그나칩 원청노조와 한국노총 충북본부에 사태해결에 적극 나설 것을 거듭 요청한 상태"라고 밝히고 "원청 위원장의 태도가 아직 미온적이어서 쉽지 않은 측면이 있지만, 이르면 이번 주 중으로라도 청주에 내려가 원청노조 위원장과 충북본부장을 다시 만나 사측과 지회가 만나는 자리를 주선할 것을 요청 하겠다"고 약속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대전지방 노동청장과의 면담 후 농성장을 찾은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 [출처: 하이닉스-매그나칩사내하청지회]

요 며칠간 김혜경 민주노동당 대표, 단병호 의원 등 노동계 안팎의 인사들도 도지사와 대전지방 노동청장 면담을 진행하며 압박을 가하고 있지만, 교섭이 성사될 지는 미지수.

최진옥 사무국장은 "11일 공대위 단식을 접긴 했지만, 공대위는 지속적으로 해결의 고리를 찾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13일 예정 불법파견 재심사 결과 발표 미뤄져

한편 13일 발표될 예정이었던 하이닉스-매그나칩 사내하청지회에 대한 불법파견 재심사 결과 발표도 미뤄진 상태.

11일 부터 대전지방 노동청 앞에서 노숙농성을 벌이고 있던 지회는 무슨 이유로 언제까지 발표가 늦춰졌는지에 대한 어떠한 답변도 듣지 못한 상황이다.

이 건 담당자인 이병윤 대전지방 노동청 근로감독 팀장은 발표를 미룬 이유를 묻는 기자의 질문에 "그에 대해서는 답변할 것이 없다"며 전화를 끊어버렸다.

김광복 교선부장은 "이유가 뭔지 라도 말해야 하는데, 다들 답변을 회피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을 따름"이라며 "만약 불법파견에 대한 합법 판정이 내려진다면 지회로서는 다시 한 번 투쟁의 전열을 가다듬을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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