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1주일째, '공동문건' 위한 조율 본격화

2차 초안 두고 북미 줄다리기 계속

제4차 북핵 6자회담이 1일로 일주일 째에 접어들면서 회담 참가 6개국의 공동문건 작성이 본격화되고 있다.

1일 참가국들은 전날 밤 중국측이 제시한 2차 초안을 두고 의견좁히기를 계속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6개국은 이날 오전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수석대표급의 북ㆍ중, 북ㆍ미, 한ㆍ중, 남ㆍ북 등 양자협의를 가지고 전날 중국측이 제시한 공동문건 2차 초안을 놓고 조율을 계속했다. 이날 중으로 31일에 이은 2차 차석대표급 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출처: 외교통상부 홈페이지]

구체적인 문안 내용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합의에 이른 부분과 쟁점으로 남은 사안에 대한 보도가 잇따르면서 조심스럽게 문건 작성이 막바지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얘기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공동문건, 원칙 수준에서 채택될 듯 - 쟁점은 보류?

참가국들은 31일 회의에 이어 '한반도비핵화를위한공동선언'이 비핵화의 중요한 기준이라는 데 뜻을 모으고, 공동문건에는 6개국이 합의되는 공통의 목표와 원칙만 포함시키고 구체적 절차에 대한 부분은 차기 회담 이후로 넘기기로 했다고 전해졌다.

또 논란이 됐던 '북핵 폐기'라는 대상을 '핵무기와 관련 프로그램'으로 명기하고 북한이 거부해 온 '북핵 폐기'라는 표현 대신 이를 개념화 한 문구를 담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애초 중국측이 제시한 초안에 담겨있다고 알려진 대로 핵 폐기와 상응조치는 동시행동을 원칙으로 한다는 내용으로 포함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그간 북미가 팽팽히 대립해 온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 문제'는 모호하게 처리되리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그러나 북미 간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사안인 비핵화의 정의와 범위, 핵폐기 단계 등의 문제에 대해선 여전히 입장 차가 좁혀지지 않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이 처음 제시한 초안에 담겨있지 않아 일본이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졌던 북한의 인권문제나 미사일문제 등은 공동문건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본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의장국인 중국이 처음 제출한 초안은 △한반도 비핵화 원칙과 핵 문제의 평화적 해결 △대북 안전 보장 △에너지 ·경제협력 △북한과 미-일 관계 정상화 △동시행동 원칙 등을 골자로 하고 있으며 '그 외 관심사항'을 포함시켜 '기타문제' 항을 둔 것으로 전해졌다.

31일 공동문건의 문안 조율을 위해 진행된 차석 대표급 실무회의 결과, 참가국들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적 해결'을 북핵 문제의 대원칙으로 하자는 데 의견을 모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한반도 비핵화'의 내용과 범위, 북핵 폐기의 대상과 경수로 사업 등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문제 등에 대한 의견 차를 좁히진 못했다.

미, "북 평화적 핵 이용도 안 돼"
북, "비핵화 범위에 남한 핵 문제도"


합의문 작성이 쉽지 않은 최대 이유는 역시 북미 간 입장 차다. 미국측 수석대표인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차관보는 공동문서 초안 작성에 앞서 여러 차례 "매우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한반도 비핵화는 모든 핵 관련 계획을 포함돼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북한의 평화적 핵 이용을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다. 반면 북한은 경수로 사업 재개를 요구하며 평화적 핵 이용의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 경수로 2기는 1994년 제네바 합의에 따라 건설되다가 2002년 '북핵 2차 위기'가 불거지자 미국과 일본의 반대로 2003년부터 공사가 중단된 바 있다.

또 북한의 경우 한반도 비핵화의 범위에 남한의 핵 문제도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계관 북측 수석대표는 지난달 27일 기조발언을 통해 한반도에서 핵전쟁의 위협을 영원히 제거하기 위해서는 남한 내 핵도 폐기하고 외부로부터의 반입을 금지하며, 남한에 대한 핵 우산도 철폐돼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한국 정부와 미국은 남한에 핵무기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입장이지만, 북한이 요구하는 남한 내 핵 반입 금지와 핵 우산 철폐는 한미 군사 동맹과 동북아 안보 체제와 직결된 사안이라는 점에서 정부와 미국 양쪽에게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1일 회의 결과 '동시행동의 원칙'만이 이번 공동문건에 포함될 것으로 예측되고 있지만 핵 폐기와 상응조치의 순서에 대한 북미 간 대립은 여전히 팽팽하다. 북측은 북미관계 정상화가 담보돼야 북핵 폐기를 명시할 수 있다는 입장인데 반해, 미국은 북핵 폐기의 의미가 담긴 한반도 비핵화 약속과 함께 북한이 핵기술의 3국 이전을 하지 않겠다는 서약을 담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년만에 다시 부상한 '비핵화공동선언'

공동문건 작성을 위한 실무협의가 이루어지면서 중요하게 거론되고 있는 것이 바로 '비핵화 공동선언'이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 보도에 따르면 중국이 제시한 공동문건의 초안에 `남북의 비핵화선언의 유효성을 재확인한다'는 내용이 담겨진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정부측은 비핵화공동선언을 한반도 비핵화의 우선 준거로 삼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13년 만에 다시 주목받고 있는 '한반도 비핵화를 위한 공동선언'은 '남과 북은 핵무기를 시험, 제조, 생산, 접수, 보유, 저장, 배비(배치). 사용하지 않'으며 '오직 평화적 목적에만 이용'한다는 내용 등을 담고 있다.

비핵화의 정의를 두고 각국마다 입장이 다른 상황에서 '비핵화공동선언'은 남북은 물론 다른 나라도 동의할 수 있는 현실적인 준거의 틀이자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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