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도제 한 번 없이 한 줌 재로 떠난 고 류기혁 조합원

6일 오전 고 류기혁 조합원 장례식 가족장으로 치뤄져

고 류기혁 조합원이 마지막 지상을 떠나는 길은 끝내 서럽고 쓸쓸한 길이었다.

6일 울산시티병원에서 진행된 고인의 장례는 오전 9시 20분 발인제를 시작으로 출상까지 20여 분 사이에 조용히 치러졌다. 가족장을 고집한 유족의 뜻 때문이었을까, 미리부터 빈소를 지키던 40여 명의 노동자들은 문 발치에 서서 황망한 눈으로 영결식을 지켜보아야 했다. 영결식 동안 낮게 들리는 고인 어머니의 곡소리 말고는 무거운 침묵만이 맴돌 뿐이었다.



고인의 운구가 영구차를 향해 병원을 나서는 순간, “임을 위한 행진곡 한 번이라도 불러드리자”는 조돈희 현대중공업 해고자의 선창으로 그제서야 동료 노동자들은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르며, ‘비정규직철폐’ 구호를 외쳤다. 그 목소리들은 침묵보다 무겁고 통곡보다 비통했다.




추모집회도 추도사도 한 번 없이 고인은 그렇게 방어진 화장장으로 떠났다. 이 시각 고인은 한 줌 재가 되어 고향인 영덕 강가에 고단했던 이생의 삶을 내려놓았을까.


오늘 그렇게 또 한 목숨이 세상을 떠났다. 어떤 이에게는 명확하고 어떤 이에게는 모호한, 고인이 죽음으로 말하고 싶었던 말들은 여전히 고인의 죽음 그 시점 어디쯤에 멈추어 있는 것만 같다. 고인의 죽음이후 더해만 갔던 울산의 폭우는 어느 이의 속울음을 그리 대신 소리내 울어준 것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