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억류자들, 5일 부터 무기한 단식 예정

한국 정부와 영사관에 '바램도 기대도 없다'

WTO 반대 투쟁으로 홍콩 경찰에 의해 구속되었던 한국 민중투쟁단 소속 11명과 일본인 활동가 1명 등 총 12명의 WTO 반대 투쟁 활동가들은 지난해 12월 23일 보석으로 출소한 뒤 현재 샴세이포 지역에 있는 셤오이 교회 옥탑 강당에서 함께 지내고 있다.

지난 30일 재판에서 홍콩 검찰들은 증거 확보를 위한 추가 수사 기한 연장을 요청했고, 재판부는 해를 넘겨 1월 11일 한국시간 오후 3시 30분에 다시 재판을 열기로 결정했다.

그러나 홍콩 현지의 한국민중투쟁단은 "지난 12월 30일 발표된 검찰의 기소내용을 볼 때 현재 홍콩에 억류되어 피고인 신분으로 있는 노동자 농민들의 인내와 협조에도 불구하고 홍콩검찰과 정부는 짜맞추기 식 조서를 꾸며 활동가들을 기소할 것"으로 전망하며 "허위로 조작된 기소내용을 절대 받아들일 수 없으며 무혐의처분과 조속한 귀국을 위해 적극적인 행동과 투쟁으로 대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오는 5일을 기해 ‘WTO 반대와 즉각 석방’을 요구하는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 및 홍콩 시내 연좌시위를 진행하고, 홍콩민중동맹(HKPA)이 주최하는 촛불집회에 매일 참가할 계획이다. 또한 홍콩민중동맹에서는 이 단식농성을 지지하는 철야농성을 단식농성 장소에서 진행하며 또 1월 10일에는 동조단식농성에 돌입할 예정이다.

한국정부, 총영사관에 대한 경고

3일에는 홍콩 주재 한국 총영사를 비롯하여 영사관 직원 4명이 교회를 방문했다. 한국민중투쟁단은 '강제 억류자들은 투쟁의지를 분명하게 전달'했고 '한국 총영사관에 대해 분명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고 밝혔다.

이들은 억류자들이 결국 '한국 정부가 신원보장을 하지 않아 구속된 사실'을 언급하며 '한국인을 한국인이라고 확인해주지도 못하는 정부가 무슨 한국정부냐'고 그 책임소지를 따져 물었다. 또한 '한국 정부와 영사관이 그동안 보여준 행태를 통해 판단하건데 그들에게 어떠한 바람과 기대도 없음'을 분명히 했다.

또한 이들은 한국 영사관에 소위 ‘언론플레이’를 중단할 것을 분명히 요구했다. 지난 12월 30일 한국 언론을 통해 홍콩 영사관은 마치 자신들의 활동으로 억류자들은 모두 풀려날 것이라고 사실을 호도한 바 있다.

홍콩시민들의 지지와 연대 '여전히 뜨겁다'

지난 2일 저녁에는 그동안 옷을 갈아입지 못하고 있던 억류자들에게 홍콩의 조셉쩐(陳日君) 천주교 대주교가 옷을 살 수 있도록 지원을 해 주었다. 또한 쇼핑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한 식당 주인은 한국민중투쟁단 사람들이 저녁으로 먹을 수 있도록 각종 음식을 싸 주었다.

거의 매일 억류자들의 숙소를 방문하고 있는 한 가족은 집에서 직접 요리한 음식과 피자를 사 들고 찾아왔다. 억류자들은 이들을 '사이몬(막내아들 이름) 가족'이라고 부르고 있다. 이 가족은 심지어 억류자들의 가족이 홍콩을 방문했을 때도 억류자들 가족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공항까지 배웅을 나가기도 했다.

1월 3일자 홍콩언론에도 홍콩민중들의 호의적인 시선을 느낄 수 있었다. Apple Daily에서는 ‘행복했던 7일’이라는 제목으로 한국 민중 투쟁단의 통역으로 자원봉사를 한 홍콩영주 한국인인 Sally 씨의 경험을 소개했다.

1월 4일에는 억류자들이 샤오마이핑 경찰서에 검찰 기소장에서 자신이 폭행당했다고 주장하는 경찰들과의 직접대면을 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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