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을 파괴하는 범죄, ‘고립장벽’ 건설을 멈춰라”

9일 ‘팔레스타인 고립장벽 건설반대 국제공동행동’ 열려


이스라엘이 팔레스타인들을 고립시키기 위한 고립장벽 건설을 반대하는 국제공동행동이 경계를 넘어, 국제민주연대, 다함께, 팔레스타인평화연대 등 14개 반전평화 단체 주최로 9일 오후 이스라엘 대사관 앞에서 열렸다. ‘고립장벽 건설반대 국제공동행동’은 올해로 4회째로, 9일부터 16일까지 영국, 프랑스, 독일, 프랑스, 이집트 등 세계 26개국에서 동시에 진행된다.

이스라엘 정부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대한 무력공격과 함께 그 주변에 총연장 730km에 이르는 콘크리트 장벽과 철조망 등을 설치해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고립정책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 장벽 건설이 완료될 경우 서안지구의 약 58% 땅이 합병되고, 이스라엘 점령 이전의 팔레스타인 영토 중 12%만이 남게 된다. 이스라엘은 60여년 간 팔레스타인을 점령한 것도 모자라 이들을 완전히 고립시키려하고 있다는 게 한국을 비롯한 국제 반전평화단체들의 주장이다.

이스라엘은 ‘자살폭탄테러 방지’를 명분으로 한편으로는 고립장벽을 건설해 팔레스타인들의 영토와 이동의 자유를 빼앗고, 또 다른 한편으로는 직접적인 무력공격을 감행하고 있다. 지난 6월28일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에 대한 대규모 군사공격을 감행해 10월 말까지 약 3백여 명의 팔레스타인인들이 살해되고, 1천5백여 명을 구속시켰다. 또 지난 1일부터 이스라엘은 가자지구 북부에 ‘가을구름’이라 명명된 군사공격을 감행하기도 했다. 이 공격으로 여성과 어린이를 포함해 80여 명의 민간인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고립장벽 건설, 팔레스타인인 삶 파괴하는 범죄적 행위”

김광일 다함께 활동가는 “2002년부터 시작된 이스라엘의 고립장벽 건설은 팔레스타인인의 삶을 완전히 파괴하는 범죄적 행위”라고 비판했다. 김광일 활동가 이어 “우리는 미국의 이라크 점령과 이스라엘의 학살, 그리고 한국정부의 이라크 파병에 반대하기 위한 투쟁을 진행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이준용 군은 “만약 집안에 장벽이 생겨 가족들을 못 만난다는 생각을 해보면 정말 끔찍하다”며 “하물며 가족도 그러한데 민족 전체가 장벽에 갇혀 만나지 못한다는 것은 얼마나 끔찍한 일인가”라고 반문하며 이스라엘의 고립장벽 건설을 비판했다. 그는 이어 “팔레스타인에서 이처럼 끔찍한 일이 벌어지고 있지만, 우리는 국익을 앞세워 파병을 운운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박석진 인권운동사랑방 활동가는 “이동의 자유는 가장 기본적인 인권”이라며 “이스라엘은 고립장벽 건설을 통해 팔레스타인인의 가장 기본적인 인권을 파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팔레스타인인 알라딘 씨는 이스라엘 정부에 대해 팔레스타인인 학살을 중단할 것을 요구한 뒤 “아이들을 죽이는 것은 평화를 위한 모든 기회를 파괴하는 것”이라며 “피의 강을 만들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스라엘과 미국의 역사, 학살과 추방으로 시작"

이날 단체들은 성명서를 통해 “고립장벽은 팔레스타인인들이 살고 있는 거주지 자체를 거대한 감옥으로 만들려는 계획”이라며 “이스라엘은 장벽을 통해 장벽 외부의 땅을 영구 합병하려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어 팔레스타인을 탄압하고 있는 이스라엘과 그 후견인 격인 미국에 대해 “미국의 역사가 아메리카 원주민들에 대한 학살과 추방으로 시작되었다면 이스라엘의 역사는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학살과 추방으로 시작되었다”며 “이 두 국가는 누구에게 더 큰 책임이 있다고 할 것도 없이 총과 탱크로, 돈과 언론으로 팔레스타인을 점령하고 있는 집단들”이라고 비판했다.

국제공동행동 참가자들은 끝으로 “우리가 원하는 것은 점령이 아니라 평화”라며 △고립장벽 건설 중단과 철거 △팔레스타인에 대한 이스라엘의 군사공격 중단 △팔레스타인인들의 자유로운 이동 보장 등을 미국과 이스라엘에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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