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류독감, 인간대 인간 전염 가능성 있다..경각심 늦추지 말아야

익산서 조류 독감 발생, 확산 방지 위해 닭, 오리 살처분 시작

전북 익산에서 사람에게 전염이 가능한 고병원성 조류 독감(Avian Influenza) 발생하여 방역당국이 긴장하고 있다.

26일 오전, 농림부는 국립수의과학검역원의 정밀조사 결과 지난 22일 전북 익산의 양계장에서 발견된 바이러스가 사람에게 전달될 수 있는 혈청형 H5N1 AI로 최종 판명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농림부는 정부 과천청사 인근 호텔에서 박홍수 장관 주재로 조류 인플루엔자 대책회를 갖고 조류 독감(AI)이 발생한 농장 인근의 닭과 오리를 비롯하여 개ㆍ고양이ㆍ 돼지 등의 동물에 대한 살처분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국가안전보장회의 매뉴얼에 따르면 조류 독감(AI)이 발생한 농장으로부터 500m 반경 안에서 사육되고 있는 닭과 오리 등 동물들은 살처분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따라 방역당국은 6개 농가 23만 6천마리의 닭과 오리에 대한 살처분에 들어갔다.

또한 조류 독감(AI) 발생 농장에서 달걀을 공급받은 익산의 부화장 2곳의 종란 600만여개, 반경 3㎞ 이내 ‘위험지역’에서 생산된 식용란과 종란 역시 전량 폐기된다.

정부는 조류 독감(AI) 발생 농장으로부터 반경 10㎞를 ‘경계지역’으로 설정하고 이 지역의 닭ㆍ오리 등 가금류의 이동을 금지했으며, 외부 출입자 통제 등 차단 방역도 강화했다. 농림부에 따르면 반경 500m∼3㎞에는 19개 농장 37만1000마리, 3∼10㎞에는 196개 농장 443만8000마리 등 경계지역 내에 모두 500만마리에 가까운 닭과 오리가 사육되고 있다.

아울러 인체감염을 막기 위해 발생농가 10km이내 주민 420명에 대해서도 추가접종을 실시하고 주민들의 이동도 자제토록하고 있다.

그러나 정부는 8㎞ 떨어진 국내 최대 닭가공 업체 하림의 도계장에 대해서는 전면 폐쇄를 하지 않을 방침이어서 형평성 논란이 일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전면 폐쇄 대신 방역관을 파견해 경계지역 밖에서 들여온 닭만 도축하고 정해진 경로를 통해 운반토록 한다고 밝혔다.

한편 광우병 우려가 높은 미국산 쇠고기가 수입된 데 이어 국내에서 고병원성 조류 독감(AI)이 발생함에 따라 식탁안전에 대한 국민들의 불안과 우려는 더욱 높아졌다.

농림부는 조류 독감(AI) 바이러스는 섭씨 100도 이상에서는 3초, 75도 이상에서는 5분 동안 가열하면 완전히 죽기 때문에 식용으로 감염될 우려는 없다고 밝히고 있다. 특히,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닭은 하루만에 죽기 때문에, 시중에 유통되는 닭은 안전하다고 농림부는 덧붙였다.

하지만 농림부가 국민건강과 식탁안전 보다는 양계산업의 경제적 이익과 닭고기ㆍ오리고기ㆍ달걀ㆍ오리알 등을 유통ㆍ판매하는 기업체의 경제적 어려움 만을 고려하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농림부는 대중적으로 널리 쓰이고 있는 ‘조류 독감’이라는 용어 대신에 ‘조류 인플루엔자’라는 용어를 쓸 것을 언론에 권장해왔다. 이것은 미국 기업과 정부가 의도적으로 유전자 조작 농산물(GMO)이라는 용어 대신 생명공학(bio-technology) 농산물이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고 있는 것과 같은 맥락으로 해석할 수 있다. 기업의 이익을 대변하며 전문가 행세를 하는 사람들은 부드럽고 달콤한 용어로 포장하여 식품안전에 대한 대중들의 우려를 희석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 2005년 11월 국회 토론에서 건국대학교 한성일 교수는 “일부 전문가 및 매스컴에서 아직까지도 조류독감이라고 부르고 있는데, 조류 인플루엔자로 해야 한다. 왜냐하면,조류독감이라고 했을 경우 일반 국민이갖게 되는 공포심은 자칫 가금(닭, 오리) 산업, 나아가서 국내 농식품산업 전반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고 주장했다.

정부의 주장대로 조류독감(AI) 바이러스는 열에 약한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생닭을 만지는 요리자와 조리도구를 통한 위험도 충분히 홍보해야 한다. 뿐만 아니라 변종 조류독감(AI) 바이러스에 의한 사람-사람간 전염으로 대유행이 될 가능성에 대해서도 경각심을 늦추지 말아야 한다.

농림부는 사람 사이의 조류독감(AI) 바이러스의 전파 감염 사례가 없다고 밝히고 있으나, 이미 태국에서 모녀간 전파 감염 사례가 보고되었다. 인도네시아 서부 자바주(州)의 시켈렛 마을에서도 올 여름에 모녀가 조류독감(AI)에 희생되는 등 모두 12명이 조류독감(AI) 환자로 판명됐거나 의심돼 보건 당국이 인간 대 인간 전염 여부에 대한 조사를 벌였다.

뿐만 아니라 지난 5월 인도네시아 수마트라섬에서도 가족 7명이 조류독감(AI) 바이러스에 감염됐으며, 당시 실험 결과 인간 대 인간 감염이 가능한 것으로 확인돼 국제적인 이목이 집중되기도 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인체간 감염이 가능한 새로운 변종의 조류독감(AI) 바이러스가 출현할 것이라는 가설을 바탕으로 각국 정부에 대책마련을 촉구하고 있다.

우리 정부도 피해가능성을 입증할 수 있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하거나 불확실하더라도 임시적으로 보다 높은 강도의 보호조치를 취하는 ‘사전예방의 원칙(Precautionary Principle)’을 국민 생명과 건강을 지키기 위한 기본 원칙으로 채택할 시점이 되었다. 언제까지 국민 생명과 건강은 뒷전에 둔 채 경제적 피해 최소화 타령만 하고 있을 셈인가?

조류 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 바이러스란?


주로 닭, 오리, 칠면조 등 조류에 감염되어 많은 피해를 입히는 바이러스(Family Orthomyxoviridae)로 병원성(病原性)에 따라 고(高)병원성·약(弱)병원성·비(非)병원성 3종류로 구분된다. 3가지 유형 중 고병원성은 A형, 약병원성은 B형, 비병원성은 C형으로 불린다.

고병원성인 A형이 인간 생명과 건강, 식탁안전에 있어 특히 중요하다. A형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외피단백질에 따라 H형과 N형의 하부유형이 결정된다. H형은 Hemaglutinin이라는 숙주세포 부착도구 역할을 하는 항원을 가지고 있으며, H1~H16까지 16가지로 분류된다. N형은 Neuraminidase라는 감염 후 세포 탈출도구 역할을 하는 항원을 가지고 있으며, N1~N9까지 9가지로 분류된다.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항원변이가 심하여 HA와 NA가 주기적으로 변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지속적인 유행병 발생의 원인이 되고 있다. 1918년 전세계적으로 5천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 독감 바이러스는 H1N1의 하부유형이었으며, 1957~58년에 유행한 아시아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2N2의 하부유형이었다. 그리고 1968~69년에 유행한 홍콩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3N2의 하부유형이었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고병원성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H5N1의 하부유형이며, 전문가들은 사람-사람간 감염 전파 능력을 갖춘 신종바이러스가 대유행할 경우 막대한 피해를 유발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인간이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되는 경로는 조류의 분비물을 직접 접촉할 때 주로 일어나며, 비말(飛沫)·물, 사람의 발, 사료차, 기구, 장비, 알 겉면에 묻은 분변 등에 의해서도 전파될 수 있다.

임상 증상은 감염된 바이러스의 병원성에 따라 다양하지만 대체로 호흡기 증상과 설사, 급격한 산란율의 감소가 나타난다. 경우에 따라 볏 등 머리 부위에 청색증이 나타나고, 안면에 부종이 생기거나 깃털이 한 곳으로 모이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한다. 조류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람의 경우도 열이 높거나 호흡기 증상 등이 나타난다.

한편, 조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대유행 초기에 환자 치료에 사용할 수 있는 약제로 타미플루(Oseltamivir)가 개발되어 있으나, 아직까지 효과가 탁월한 예방백신은 개발되지 못한 상태다.

타미플루는 1996년 미국 제약회사 질리어드에서 개발한 뒤, 스위스의 제약회사 로슈홀딩이 특허권을 사들여 2006년 현재까지 독점 생산하고 있다. 로슈홀딩의 특허권은 2016년까지이다.

세계보건기구는 로슈가 10년 동안 생산시설을 완전 가동하더라도 세계 인구가 복용할 타미플루의 20%밖에 생산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세계 각국에서는 지적재산권자의 허락 없이 강제로 특허를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특허의 배타적 권리에 대한 ‘강제실시권’을 부여해야 한다는 압력이 거세게 일고 있다.

경구제인 타미플루는 증상이 발생한 뒤 48시간 안에 복용해야 최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5일 동안 하루에 1캡슐씩 2회에 걸쳐 복용한다. 그러므로 미리 충분한 양을 비축하지 않고, 조류 인플루엔자가 대유행한 다음에 타미플루를 생산하는 것은 너무 늦은 조치가 되고 만다. 현재 정부에서는 70만명 분의 타미플루를 비축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조류 인플루엔자가 대유행할 경우에 최소한 500만명 분의 타미틀루를 비축하고 있어야 적절하게 대처할 수 있다고 비판하고 있다.

현재 진행 중인 한미 FTA 협상에서 미국은 ‘강제실시권’을 극도로 제한적인 범위에서만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될 경우, 국민의 생명과 건강권이 극도로 위축될 우려가 높다는 비판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덧붙이는 말

박상표 님은 국민건강을위한 수의사연대(국건수)의 편집국장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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