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어야 하는 이유

황새울지킴이 청와대 항의방문단 행진 첫째날

마을에 있는 손수레에 짐을 가득 실었습니다. 지킴이네 집 앞에서 다 같이 사진을 찍고 황새울 들녘을 바라보며 쉼 호흡을 하고 “출발!”을 외쳤습니다.

  떠나기전 기념 촬영했습니다

바람이 빠진 손수레를 끌고 노인정, 마을회관을 지나 학교 운동장을 거쳐 마을입구를 빠져나가기 까지 꽤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한명이 없어졌다 돌아오면 또 한명이 없어지고 "빨리 가자" "출발해야지" 소리치다 보면 또 누군가가 뭔가를 가지러 가고 "이러다 마을 나갈 수 있겠어?!" 시끌법적 재잘대며 없어진 사람을 기다렸습니다. 그렇게 기다리며 아마도 다들 나름대로의 작별의 시간들을 가졌을 것입니다. 파랑새를 든 소녀가 없어진 평화공원과도, 할머니들의 점당 10원 민화투판이 펼쳐지던 대추리 노인정과도, 솔부엉이가 날아들던 작은 숲과도 그렇게 인사를 하고 한 걸음 두 걸음 내딛었습니다. 마을회관 앞에서는 "아프지 말고 잘 하라"고 물을 챙겨주시는 대추리 아저씨들과 한참 수다를 떨다가 다시 바람 빠진 구르마를 끌고 겨우겨우 마을을 빠져나왔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짧고 긴 시간 정들었던 대추리를 떠났습니다.

  황새울 마늘을 담았습니다.

  짐을 실은 구르마를 끌고 열심히 가는 지킴이들. 이 구르마는 황새울 씨앗가게로 변신할 것입니다.

  내리 입구 검문소에서 성토작업을 중단하라고 외쳤습니다.



그렇게 마을을 떠나 걷고 있습니다. 황새울의 씨앗을 나눠주고 노래를 부르고 우리가 걷는 이유를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바람 빠진 바퀴도 새로 갈아 한결 가벼워진 손수레를 끌고, 삶은 달걀에 막걸리도 마시며, 천천히 걸어가고 있습니다. 발이 부르텄다고, 다리가 아프다고, 황새울 들녘에서 운동좀 할 걸 그랬다고 힘들어하면서도 즐겁게 한발 두발 내딛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마을이 변해가고 성토작업을 위한 흙을 나르는 트럭도 점점 많아지고 있습니다.

  공사가 진행되는 입구에서

  원정삼거리를 지나 평택역으로 가는 길에 개나리가 참 예뻐요.

  구르마 바퀴를 갈고 있습니다. 바퀴를 갈고 나니 한결 가벼웠습니다.

  대추리에서 평택역까지 이렇게 긴 줄 몰랐다는-,- 지쳐서 쉬고 있는 지킴이들

  우리는 청와대 항의방문단

  서정리역으로 열심히 가고 있는 지킴이들

  서정리역 앞 피스몹

평화를 택했다면, 미군기지 확장을 막아내요! 그렇게 우리의 외침은 평택에서 청와대까지, 청와대에서 파주까지 계속되고 있습니다.
덧붙이는 말

진재연 씨는 평택지킴이로 활동하고 있으며, 사회진보연대 집행위원으로 일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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