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비정규직, 내 자식도 비정규직”

[인터뷰] 윤옥주 광주시청비정규직지회 부지부장

“비정규법 위험성 알리러 서울에 왔다”

23일, 민주노총 집회에는 먼 광주에서 서울까지 올라온 한 여성노동자가 있었다. 그녀는 광주시청에서 청소용역 노동자로 일하다 노동조합을 했다는 이유로 계약해지 당한 윤옥주 광주시청비정규직지회 부지부장이었다.

그녀는 “여성 비정규직 노동자 문제를 좀 더 많이 알리고 비정규직 확산법이 얼마나 위험한지 사람들에게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에 서울에 올라왔다”고 했다.

  이정원 기자

“심장이 찢어지듯 아프다”

그녀는 55세의 비정규직 여성노동자이며, 그녀의 자식들 또한 비정규직이다. 그녀는 “심장이 찢어지는 것처럼 아프다”라고 심정을 전했다.

광주시청 청소용역 노동자들은 여성의 날이기도 했던 지난 3월 8일 광주시장의 면담을 요구하며 시장 실 앞에서 12시간 동안 시위를 벌이다 알몸으로 쫓겨났다.

“우리가 반항할 수 있는 것은 그저 옷을 벗는 것 밖에 없었어요. 그래서 나는 과감히 다 벗었어요. 그리고 외쳤어요. 우리는 열심히 일한 잘못 밖에 없었어요. 그저 시장 얼굴 한 번 보고 우리가 왜 해고되어야 하는지 듣고 싶었어요”

그러나 그녀에게 돌아온 것은 시청 직원들의 구둣발이었다.

그렇게 쫓겨난 그녀는 다음 날부터 매일 매일 출근하고 퇴근을 한다. 이제 출근과 퇴근이라는 말 뒤에는 투쟁이 붙는다. 매일 했던 일상이 투쟁이 되어버린 것이다.

투쟁이 되어버린 출근과 퇴근, 그리고 518

출근 투쟁을 하고 퇴근 투쟁을 하던 지난 5월 18일, 그녀들이 해고된 지 70일이 되던 날이다. 그녀들은 그 날 광주 망월묘역에 있었다. 80년 당시 첫 발포가 있었던 YMCA 앞에서 시작해 5일 동안 7보 1배로 그 곳에 도착한 것이었다.

그러나 그녀들에게 또 다시 돌아온 것은 전투경찰의 방패였다. 그 잘난 노무현 대통령이 그 곳을 방문했기 때문이었다.

“너무 서러웠어요. 내가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여성이라는 이유로 이렇게 밟히고 또 밟혀야 하는지 정말 창자가 끊어지듯 너무 고통스러웠어요” 그녀의 표정에는 그날의 서러움이 그대로 담겨 있었다.

“우리는 밟히면 밟힐수록 더 강해져요. 밑에 깔려 있는 분노 같은 것이 올라와서 그런지 점점 더 강해지고 있어요. 끝까지 싸워서 이길거예요”

  이정원 기자

그리고 그녀는 말했다.

“우리도 우리지만 젊은 사람들이 비정규직이 되고 그 사람들이 우리와 같은 고통을 겪을 생각을 하면 반드시 비정규직을 없애야겠다는 생각을 해요. 내 딸도, 내 아들도 비정규직이거든요”

최저임금 노동자의 95%가 비정규직이다. 그리고 비정규직 노동자 중 70%가 여성노동자이다. 여성노동자라는 이름은 비정규직, 저임금, 빈곤의 대명사가 되고 있다. 하지만 이런 대명사를 거부하고 광주의, 울산의, 서울의, 전국의 여성노동자들은 싸우고 있다.

그녀는 “비정규법은 반드시 없애야 해요. 나를 위해 내 자식을 위해서 말이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