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적인 노동조합을 결성하고도 어용노조, 유령노조 탓에 회사측의 교섭거부 등 복수노조 시비에 휘말려 있는 노동자들에게 희망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기업노조 있더라도 산업별노조의 분회 인정된다"
지난 23일 서울고등법원은 2006년 3월 수원지방법원 평택지원이 '단체교섭응락 가처분신청'에 따라 (주)이젠텍에 "사용자로서 이젠텍분회와의 교섭을 정당한 이유없이 거부해서는 안된다"고 결정해 '교섭거부 1일 30만 원씩 노조에 배상'하기로 한 판결을 회사측이 항고하자 이를 기각했다.
이젠텍 회사측은 그동안 2000년에 설립된 노조를 이유로 금속노조 이젠텍분회가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며 교섭을 거부해 왔다. 금속노조는 이에 대해 노동조합법 제30조와 제81조를 들어 "정당한 이유 없이 단체교섭 또는 단체협약의 체결을 거부하거나 해태하는 것은 부당노동행위"라 주장했으나, 회사측은 "노조가 계속해서 불법 폭력시위를 반복해 막대한 손해를 야기했으므로, 교섭에 응하지 않을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버텼다.
서울고등법원 제25민사부는 양측의 주장에 대해 "노조법상 2009년까지의 복수노조 금지조항은 기업별 단위노동조합을 가리키는 것이고, 초기업적 산업별 직종별 지역별 단위노동조합의 지부 혹은 분회가 독립한 단체로서 활동하면 독자적으로 단체교섭 능력을 가지고 있어 기업별 단위노조에 준하여 볼 수 있다"고 해석했다.
"노조의 과격한 쟁의행위, 이젠텍 사측의 교섭거부가 원인"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도 대법원서 교섭권 인정돼
이는 이젠텍분회의 교섭을 위임받은 산별노조인 금속노조의 채권자 자격을 인정한 것으로 "채무자(이젠텍)는 채권자 조합(금속노조)이 복수노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단체교섭 요구를 거부할 수 없다"고 못박았다.
또 회사측이 주장한 '폭력 불법 집회로 인한 교섭거부' 이유에 대해서도 "단체교섭 촉진 수단으로 쟁의행위를 하는 과정에서 실정법에 위반한 행위를 해 손해가 발생했다고 해도, 단체교섭 요구 거부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없다"며 "과격한 쟁의행위와 물리적 충돌이 발생한 데에는 채무자(이젠텍)가 '단체교섭에 성실히 응하라'는 가처분 결정 이후에도 종전의 입장을 고집한 것이 원인"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앞선 지난 7월 16일에는 동희오토 사측이 제기한 '단체교섭 응락 가처분 신청 재항고'를 대법원이 기각해 '금속노조 동희오토 사내하청지회'의 합법적인 교섭권이 인정된 바 있어, 이번에 잇따른 이젠텍분회 관련 판결의 낭보는 더욱 환영할 만 하다.
"유령노조 때문에..." 교섭 거부당해 온 노동자들에게 희소식
서울고등법원의 이번 판결은 그동안 사용자 쪽이 악용해 온 복수노조 금지조항과 이를 둘러싼 논란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 주목된다. 적어도 유령노조를 이용해 악질적으로 교섭을 해태·거부해온 사용자들이 '복수노조'를 핑계삼을 명분이 사라질 것이라는 희망적인 예측도 나오고 있다.
동희오토 사내하청노동자들과 이젠텍분회 조합원들은 노조를 설립하고 금속노조에 가입한 이후로도 '유령노조' 때문에 단 한 번도 회사와 교섭하지 못했으며, 징계와 해고는 물론 용역업체가 동원된 폭력과 경찰의 강경진압, 연행 등에 시달려 왔다.
금속노조는 30일 성명서를 발표해 각각의 판결을 환영하며 "산별노조의 단체교섭에 대해 사측이 응해야 한다는 것이 명확해졌다"고 밝혔다. 아울러 △노동부가 나서서 대법원 판결과 상충되는 복수노조 관련 행정지침을 변경할 것 △동희오토, 이젠텍은 이제까지의 노동탄압을 반성하고 피해자를 원상회복할 것 등의 후속조치를 촉구하면서 "복수노조 금지 3년 유예조항은 국제노동기구의 기준에도 맞지 않을 뿐더러 법원의 판결기조와도 어긋나는 독소조항임이 명백해졌으므로 즉시 개정돼야 할 것"이라 덧붙였다.



![[영상] 현대기아차비정규직 농성..](http://www.newscham.net/data/coolmedia/0/KakaoTalk_20180411_120413041_copy.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