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시청 앞 삼성SDI 농성장, 노조 간부 식칼 테러 당해

금속울산, 진상 조사해 의도와 배경 파악해야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의 당시 입고 있던 피묻은 티셔츠. 왼쪽 가슴 쪽에 칼에 찔린 흔적으로 옷이 찢겨져 있다.

임창수 수석부지부장, 괴한에게 식칼 테러 당해

금속노조 울산지부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이 10일 새벽 4시 40분경, 울산시청 남문 앞 삼성SDI 하이비트 노숙 농성장에서 칼에 찔려 병원으로 급히 후송됐다.

10일 새벽 4시 40분 경, 50대로 보이는 술에 취한 남성이 고용보장을 요구하며 노숙 농성중인 삼성SDI 하이비트 노동자들의 농성장에 들어와 욕설을 퍼부으며 행패를 부려 이를 말리는 과정에서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이 변을 당한 것이다.

괴한, "농성 용납 안 된다"며 행패

함께 농성을 하던 주변 목격자들의 말에 따르면 이 신원미상의 남성은 “옛날엔 농성하는 것은 용납도 안 됐다” “왜 농성하냐”며 욕설을 퍼붓고, 농성장 주변의 피켓과 현수막 등의 기물을 파손하며, 농성 중인 노동자들에게 위협을 가했다고 한다.

노동자들은 술 취한 사람의 행패로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돌려보냈지만 상황은 심각했다.

10분 후 다시 농성장으로 와서 행패를 부리는 괴한을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이 말리자 괴한은 갑자기 칼을 꺼내들고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의 왼쪽 가슴을 찌른 것이다.

어두워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수석부지부장이 “칼에 찔렸다”고 외치고 나서야 주변의 동료들은 칼을 확인할 수 있었고, 각목으로 칼을 쳐내며 괴한을 제압했다.

곧바로 119와 경찰에 연락을 했고, 임창수 수석부지부장은 울산병원에 후송돼 오전 9시 경, 수술을 받았다. 다행히 갈비뼈에 칼이 박혀 심장과 폐 등에까지 칼이 들어가지 않아 생명에는 큰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중환자실에 있으며 내일 일반 병실로 옮겨질 예정이다.

괴한은 현재 남부서로 이송됐지만 묵비권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속노조, 테러의 의도와 배후 밝혀야

금속울산지부는 새벽에 일어난 테러에 대해 경악을 금치 못하며“괴한이 칼을 준비해 온 것으로 보아 우발적 범죄가 아닐 것”이라며 정부와 경찰 측에“철저한 조사를 통해 진상을 밝히고 의도와 배경을 알아내야 한다”고 주장했다.

금속노조는 "벼랑끝에 내몰린 삼성SDI 하이비트 노동자들이 울산시장이 나서서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노숙농성에 식칼 테러가 일어났다는 것은 그 의도와 배후를 의심케 하고 있다"며 "의도와 배후를 밝힐 것"이라고 전했다.(최윤정 현장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