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준 부인, BBK 이면계약서 사본만 공개

이보라 "이명박 서명 변조 가능성 우려.. 원본 검찰에 전달"

'BBK 주가조작' 사건의 핵심인물인 김경준 씨의 부인 이보라 씨가 20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면계약서 사본을 공개하고, 이명박 한나라당 후보가 BBK의 실질적 소유주였다는 의혹을 재차 제기했다.

당초 이날 기자회견에는 김경준 씨의 누나 에리카 김이 참석해 이 후보의 BBK 실질적 소유를 입증할 결정적 단서인 이면계약서 원본을 공개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에리카 김은 이날 기자회견에 나오지 않았다. 또 공개된 이면계약서 또한 사본으로, 향후 이 계약서를 둘러싼 진위논란은 더욱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원본 공개하면, 이명박이 친필서명 변조할 것"

이날 이 씨는 이 후보의 친필서명이 들어간 이면계약서 원본 공개를 유보한 이유에 대해 "오늘 아침 새벽뉴스를 통해 검찰이 이 후보에게 친필서명을 요청한다고 들었다"며 "지금까지 우리가족이 위조를 했다고 이야기하는 이 후보가, 이 친필서명이 공개되면 본인의 친필을 위장하기 위해서 변조된 사인을 하거나 아니면 아예 다른 사람을 시켜 사인을 해 본인의 친필적이 아니라는 주장을 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면계약서 원본이 너무나 중요한 서류이기 때문에 보안문제로 인해 결론적으로 사본만을 가지고 와서 공개하기로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한나라당도 이면계약서 원본을 확보하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씨는 "원본을 검찰에 제출해서 그것이 진짜인지 위조된 것인지 판결 받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씨가 오는 23일까지 한국검찰에 전달하겠다고 밝힌 이면계약서 원본은 총 4건. 이 씨는 그 내용과 관련해 "한글로 된 하나는 이 후보가 BBK를 소유했었다는 것을 증명하는 계약서이고, 나머지 영문계약서 3개는 EBK 증권중개를 설립하는 과정에서 LKe뱅크로 유치하면서 각각의 회사들을 분리하고, 금융감독원의 증권업 허가를 받기 위해 각각 독립적으로 제출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또 "작성된 계약서들을 만들어 주주들이 이면계약을 맺음으로써 증권회사의 모든 주식을 이 후보의 LKe뱅크로 되돌리는 서류"라며 "이 세 계약서에는 이 후보 친필서명이 되어 있다"고 강조했다.

"이 후보 최측근 입을 통해 이 후보 주장이 거짓임이 드러나"

이날 이 씨는 이 후보 측이 이 후보 이름이 새겨진 BBK와 LKe뱅크 명함에 대해 '위조'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에 대해서도 "모든 것이 위조라고 목소리만 높인다고 해서 위조가 되는 것도 아니고, 거짓으로 가리려고 해도 진실은 가려지는 것이 아니다"고 일축하며 이 후보의 개인비서였던 이진영 씨의 진술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진영 씨의 진술과 관련해 "2006년 8월 서울 미대사관에서 미연방검사의 질문에 이진영 씨는 이 후보가 날조라고 주장하는 명함과 브로셔가 실제로 존재하는 자료들이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고 밝혔다.

한편, 이보라 씨는 이날 기자회견과 관련해 "이 후보나 한나라당과 같이 근거 없는 비방을 일삼기 위해서 이 자리에 서지 않았다"며 "이 후보를 위한 유리한 증언을 하기 위해 부른 증인들의 입에서 지금 이 후보가 주장하는 내용이 거짓임이 드러나고 있다는 것을 알려드리고 싶다"고 기자회견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대한민국 검찰이 진실을 밝혀내기를 기대하고 있다"며 "하지만 조사진실이 왜곡되거나 다른 쪽으로 이용될 때에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가 폭로 여지를 두며 경고성 발언을 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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