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5일 이명박 정부를 규탄하며 전주 코아백화점 앞에서 시너를 끼얹고 분신해 위독한 상태인 이병렬 씨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가운데, '연합뉴스' 등 일부 언론이 이병렬 씨의 '정신과 치료 경력'을 보도하자 시민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광우병 위험 미국산쇠고기 전면수입 반대 전북대책회의'는 오늘(26일) 오후 배포한 이병렬 씨 관련 브리핑 자료를 통해 "확인되지 않은 사안을 일방적으로 보도해 사안의 본질을 왜곡하고 희석시키기 위한 불순한 의도"라고 비판했다.
전북대책회의에 따르면 이병렬 씨는 2005년 8월 교통사고를 당해 전북대학병원과 남원의료원에서 수술 및 치료를 받았으며, 이 사고의 후유증으로 병원으로부터 '심리 치료'를 권유받고 잠시 신경정신과 치료를 받았다는 것. 이 씨는 이 사고의 후유증으로 이듬해 3월 6급 장애인 판정을 받았다.
전북평화와인권연대는 오늘 발표한 "분신한 이병렬 씨의 정신치료 전력에 대한 반인권적 언론보도를 중단하라"는 성명서에서 "일부 언론이 당사자가 왜 분신을 했는가보다 이 씨의 장애인 판정과 그에 따른 정신치료 전력을 문제삼기에 급급한데, 언론에게는 이번 분신 사건이 이명박 정권에 대한 목숨을 건 절절한 항의가 아니라 정신치료 전력이 있는 사람의 단순한 사건으로 보이는가"라고 반문했다.
아울러 "자신의 몸을 불사르는 큰 고통을 감수한 거대한 행동에 대해 정신치료 전력이라는 개인의 프라이버시를 문제삼아 '소동'으로 보도하는 일부 몰지각한 언론들의 보도형태는 즉각 중단돼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전북 정읍 출신, 한미FTA·대운하 반대 묵묵히 활동
25일 오후 6시경 "보수 친미정권 이명박을 규탄하기 위해..."라는 자필 유인물을 배포한 후 분신을 기도한 이병렬 씨는 올해 42세로 2006년부터 2년 동안 민주노동당 당원으로 가입해 활동했다. 올해 2월에는 공공노조 전북평등지부에 가입했고 서해안 기름피해 100일 행사, 한미FTA 반대운동, 한반도운하 백지화 운동 등에 묵묵히 참여했다.
올해 광우병 논란이 불거지자 '이명박 탄행투쟁연대 범국민운동본부 전북지부'에 회원으로 가입해 꼬박꼬박 촛불문화제에 참석하며 자원봉사자로 일하기도 했다. 한편 최근까지도 노동청에서 실시하는 직업적응 훈련 중 '정보화 기초교육', '근로의욕증진 프로그램'을 이수받으며 전주지방노동사무소 구직 활동에 열심이었다.
전북대책회의는 이병렬 씨의 출신지인 전북 정읍시에는 모친과 동생이, 인천에는 두 형이 거주하고 있는데 동생과 노모도 병환에 시달리고 있어 가정형편이 좋지 않다고 밝혔다. 이 탓에 가족과 왕래는 잦지 않았으나 정읍시 산외면 농민회 후배들과는 간헐적인 만남이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병렬 씨의 가족으로부터 분신 이후 제반 사항에 대해 위임받은 전북대책회의는 "이병렬 씨 주변의 지인과 단체 관계자를 통해 탐문한 결과, 이 씨가 사회개혁과 현실참여에 일관된 활동을 펼쳐왔음을 확인했다"며 "이 씨의 결단이 왜곡되지 않고 숭고한 뜻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고 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