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노총, 대통령에 "민주노총 탄압 중단" 항의 서한

국제노총, “노조 탄압 말고 대화하라” 촉구

경찰은 지난 달 24일, 민주노총 지도부 3인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 받은 이후 현재까지 영등포 민주노총 건물 주변에 대규모 병력을 배치하고 체포에 열을 올리고 있는 상태다. 체포영장이 나온 민주노총 지도부 중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은 7월 27일 연행되어 지난 7일 구속되기도 했다.

이에 국제 노동계가 나서 민주노총 탄압에 깊은 우려를 표하는 서한을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등 항의행동을 시작했다.

  민주노총 탄압 중단을 촉구하는 국제적인 온라인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www.labourstart.org/kctu) 현재까지 약 5,000 여개의 메시지가 청와대와 경찰청에 보내졌다.

국제노총은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낸 서한에서 “국제앰네스티의 보고, 즉 미쇠고기 협상에 반대하는 전국적 규모의 시위 과정에서 평화로운 시위자들에 대한 경찰의 과도한 폭력이 있었다는 사실”에 우려를 표하고, “한국 당국이 여러 차례 걸쳐 노동조합 탄압의 수단으로 노조원에 대해 폭력을 사용했었다”며 “한국 정부가 ILO 회원국으로서 국제법상의 의무인 결사의 자유를 포함한 핵심 노동기준을 존중할 것을 상기하라”고 촉구했다.

또한 국제노총은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행사 한 노조 지도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탄압은 그 동안 반복적으로 ILO 결사의 자유 위원회에 의해 비난받아 왔다”며 △진영옥 수석부위원장 석방 △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취소 △민주노총 건물 및 노조 지도부 가택에 대한 모든 감시 즉각 중단 등을 한국 정부에 요구했다.

가이 라이더 국제노총 사무총장은 국제노총 홈페이지에서 “한국 정부의 행동은 결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노조탄압에 의지하기 보다는 한국 노동자들에게 매우 중요한 이슈들에 관한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전문] 국제노총이 이명박 대통령에 보낸 서한

대통령께,

귀국을 포함하여, 155개국 311개 가맹조직, 1억6천8백만 명 이상의 노동자를 대표하는 국제노총은 민주노총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의 구속과 민주노총, 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강력히 항의합니다.

국제노총은 2008년 7월 24일 이석행 위원장, 진영옥 수석부위원장, 이용식 사무총장, 정갑득 금속노조 위원장, 남택규 금속노조 수석부위원장과 현대자동차 지부 임원인 윤해모, 김태곤, 김종일, 정창봉, 주인구, 조창민 등에 대해 체포영장이 발부되었다고 들었습니다. 또한 가택수색영장도 발부되었습니다.

모든 체포영장은 7월 2일 총파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것과 관련하여, 형법 314조 ‘업무방해’ 조항에 근거하여 발부되었습니다. 민주노총은 식품안전에 관한 우려를 반영하는 4.18 미쇠고기수입협상의 재협상, 사유화 중단, 공공서비스 변경 중단, 대운하 반대, 물가상승 비판 등을 요구하며 총파업을 조직하였습니다. 금속노조는 민주노총 총파업 지지 뿐만 아니라, 산별교섭을 촉진하기 위하여 파업에 돌입하였습니다. 현대자동차지부 지도부는 금속노조 가맹조직이며, 금속노조의 총파업 지침에 따랐습니다.

체포영장 발부 이후, 민주노총 본부 건물은 (경찰에 의해) 둘러싸이고, 건물로 들어가는 사람들에 대해 감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경찰은 민주노총 지도부의 가택에 대한 감시도 똑 같이 진행하였습니다. 경찰은 심지어 가족들을 미행하였고,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의 경우 그녀의 남편을 미행하여 그녀와 만나는 장소에서 연행하였습니다. 그녀는 현재 형법상 ‘업무방해’ 죄로 영등포서에 구금되어 있습니다.

국제노총은 이미 몇 차례에 걸쳐 반노조 탄압에 항의한바 있습니다. 특히 이주노조 지도부에 대한 표적 단속에 항의하였습니다. 국제노총은 귀 정부가 또 다시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행사한 핵심 노조지도부를 타깃으로 하고, 심지어 배우자의 프라이버시까지 침해하는 것에 대해 매우 우려합니다.

또한 국제노총은 국제앰네스티의 보고, 즉 4.18 미쇠고기 협상에 반대하는 전국적 규모의 시위 과정에서 평화로운 시위자들에 대한 경찰의 과도한 폭력에 있었다는 사실에 대해 우려합니다. 국제노총은 한국 당국이 여러 차례에 걸쳐 노동조합 탄압의 수단으로 노조원에 대해 폭력을 사용했다는 점을 상기시킵니다.

국제노총은 한국 정부가 ILO 회원국으로서 국제법상의 의무인 결사의 자유를 포함한 핵심 노동기준을 존중할 것을 상기시키고자 합니다. 구속과 법적 기소를 포함하여,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행사한 노조 지도자에 대한 한국 정부의 탄압은 그 동안 반복적으로 ILO 결사의자유위원회에 의해 비난받아 왔습니다.

국제노총은 귀 정부에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을 즉각 석방하고, 그에 대한 모든 혐의를 취소할 것을 촉구합니다. 또한 모든 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을 취소할 것과 민주노총 건물 및 노조 지도부 가택에 대한 모든 감시를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합니다.

국제노총은 전 세계 가맹조직들에게 진영옥 수석부위원장 구속과 한국 노조 지도부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에 항의하는 행동을 조직할 것을 호소할 것입니다.

귀하가 대단히 심각한 이 문제에 대해 신속한 주의를 기울여 줄 것으로 믿습니다.

가이 라이더(Guy Ryder) 사무총장(General Secret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