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계사농성수행을 하고 있는 수배자들과 가족들이 함께 무대에 나와 촛불시민의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수배자들이 경찰의 수배를 피해 조계사농성을 시작한지 100일을 맞아 11일 "조계사농성수행 100일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조계사에 모인 참가자들은 수배자들을 위로하고, 촛불시즌2를 준비하자고 입을 모았다.
촛불문화제가 시작되기 전부터 시민들은 수배자들의 농성 100일을 축하(?)하기 위해 조계사를 찾았다. 촛불시민들과 수배자들의 가족들은 떡을 나누어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다.
최00씨(28세, 회사원)는 "처음 여고생들이 들은 촛불을 지키기 위해 이 자리에 왔고, 촛불이 여기서 끝나면 국민 1%만을 위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이 더욱 속도를 낼 것이기에 촛불을 아직까지 들고 있다"면서 "이명박 정부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촛불시민을 처벌하려 하지만, 내가 해야 할 일이고 떳떳하기 때문에 위축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촛불은 꺼진 적이 없어요"
촛불이 뜨거웠던 5,6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촛불은 타오르고 있다. YTN 앞에서,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서 촛불시민들은 촛불을 여전히 들고 있다. 노원구 촛불시민들은 지난 2일 노원구 촛불문화제 100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가지기도 했다고 한다.
박00씨(33세, 컴퓨터프로그래머)는 "처음 노원구에서 촛불문화제를 시작할 때 400여 명 정도였던 참여자가 100여 명으로 줄기는 했지만 여전히 촛불은 켜지고 있다"고 말하고 "사복경찰들이 문화제를 계속 감시하고 사회자가 경찰에 조사를 받기도 했지만, 지역 촛불을 끄자는 얘기는 나오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촛불문화제에 초등학생 두 명이 계속 참여하고 있는데, 어른들의 잘못된 정치 때문에 고생하는 것 같아 미안한 마음"이라며 "아이들 앞에 부끄럽지 않기 위해서라도 촛불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다양한 문화공연과 영상으로 문화제가 진행됐지만, 이날의 주인공은 역시 수배자들이었다. 무대에 오른 수배자들은 어설프기는 했지만 농성수행을 하며 갈고 닦은 악기연주와 노래를 선보여 촛불시민들에게 많은 박수를 받기도 했다.
박원석 광우병 대책회의 상황실장은 "이명박 정부는 가족과 이웃의 건강을 위해 촛불을 들던 시민에게 미친 보복을 하고 있다"며 "사과와 함께 구속자 석방, 수배자들의 수배해제, 진심으로 국민과 소통하려 않는다면 이명박 정부와 절대 타협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석행 민주노총 위원장은 "막내 수배자라 많은 차별과 서러움을 받고 있다"고 농담을 하면서 "하지만 하반기에 제대로 싸우기 위해 설움을 달래며 조계사에 있다. 11월 8,9일 5만 명 이상을 모아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말했다.
촛불문화제가 끝난 후에도 시민들은 이후 있을 촛불 일정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며 쉽게 자리를 떠나지 못했다.
▲ 이날 촛불문화제는 참여자들의 기원을 담은 서지를 태우는 것으로 마무리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