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상황, 살인진압 이유 없었다

진상조사단 "농성진압 경찰특공대 투입 이유 없어"

‘용산 철거민 사망사건 진상조사단’(진상조사단)은 농성 시작 3시간 만에 경찰특공대가 투입될 만큼 농성현장 주변이 위험하지 않았다는 진상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진상조사단은 그동안 전철연 회원 1인, 용산 4구역 상가세입자 철거대책위 2인, 한강로 주변 상가 6인, 남일당 빌딩 뒤편 상가 주민 4인, 시민 4인 등 20여 명에 가까운 시민을 대상으로 조사활동을 해왔다.

조사 내용을 근거로 할 때 19일 상황을 종합하면, 농성자들이 남일당 건물로 진입하고 난 이후 건물 밖 용역들과 대치하면서 벽돌이나 골프공을 투척했다.

농성자들이 망루를 설치하기 시작하자 풍산권투체육관 옥상과 대로인 한강로쪽 등 두 방향에서 살수가 진행됐으며 살수는 아침부터 낮까지 지속적으로 진행됐다.

농성자들은 살수하는 곳으로 돌을 투척했다. 오전 10시30분부터 11시까지 약국 골목 동막골에 화재가 발생했다.

진상조사단은 서울경찰청이 발표한 ‘한강로 3가 남일당 빌딩 전거 농성장’ 진입계획 문서와 비교, 행인.차량을 상대로 새총 발사 및 투척행위가 없었으며, 화염병은 보지 못한 경우가 많고 목격한 경우도 극히 적은 양이었다고 확인했다. 특히 염산이 든 박카스병은 목격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한 차례 발생한 화재는 방화가 아니라 경찰의 물대포를 저지하다 일어난 일로 추정했다.

진상조사단은 농성자들이 경찰이 발표한 진입작전 전 ‘위해용품 반납 후 자진퇴거 설득 및 경고 방송’을 듣지 못한 것으로 확인했다.

한 인터뷰 내용에 따르면 “제일 의아한 것은 경찰이 왜 협상을 안 했는가이다. 여기서 방송으로 저 위에 사람들에게 확성기로 이야기를 한다던가 해야 하는데, 그런 것이 한 번도 없었다”고 되어 있다.

진상조사단은 경찰이 제시한 ‘농성자의 투척행위와 그 피해상황 증거물’에 대한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진상조사단은 “앞 유리가 파손된 승용차는 용산서 경비과장의 차량으로 추정된다”고 밝히고 “오전까지 진행되었던 경찰의 살수를 저지하기 위해서 철거민이 저항하는 과정에서 일어난 것”으로 파악했다.

또한 한강로를 지나는 차량 앞으로 떨어진 화염병에 대해서는 “20일 새벽 진압작전 중에 일어난 상황”으로 “20일 새벽은 19일 오전상황과는 달리 한강로의 차량통제가 뒤늦게 되었다”며 “강한 저항이 우려되는 실제 진압작전이 진행되기 전에는 교통통제가 안되었다”고 확인했다.

진상조사단은 이에 대해 경찰의 미숙과 시위대의 폭력성을 부각하기 위한 의도로 판단했다.

진상조사단은 무엇보다 19일 용산의 상황은 ‘테러’ 상황이 아니었다는 점을 밝혔다.

농성자들이 벽돌이나 골프공을 투척한 시점은 경찰의 살수가 진행되거나 용역의 접근이 있을 때 뿐이었고, 투척된 물품의 대부분은 돌과 골프공 이였으며, 화염병의 사용은 극히 제한적이었다는 사실이다. 염산의 투척은 확인되지 않았다.

진상조사단은 “증언자의 대부분은 농성자들이 일반시민과 이동하는 차량에 ‘무작위’로 위해를 가하는 행동을 없었으며 경찰의 통제 하에 통행이 이루어졌다고 하는 등 조기 진압을 뒷받침해줄 만한 사실이 발견되지 않았다”고 밝히고 “영하의 기온에 경찰의 살수가 장시간 지속되었으며, 지속적으로 농성자들에게 살수를 하는 행위는 시민의 안전을 우선으로 하는 경찰의 행동으로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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