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와 을지로, 동대문 등지에서 흩어져 구호를 외치던 이들 2천여 명은 명동성당 앞에 다시 모여 정부를 규탄했다. 범대위는 "9일 검찰발표가 있으면 그 결과에 따라 그날을 '쥐잡는 날'로 명명하게 될 것"이라며 재차 모일 것을 당부했다.
용산 살인진압 희생자 고 이성수 씨의 부인 권명숙 씨는 "20일 동안 우리는 너무 외로웠다. 그런데 오늘 추모대회를 보니 너무 행복하고, 저승에 있는 분들도 행복해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또 권명숙 씨는 "끝까지 함께 해주시면 이명박이 퇴진하고 김석기가 구속될 때까지 힘차게 싸우겠다"고 밝혔다.
한편 오늘 퇴계로 제일병원 부근에서 연행된 이들은 대부분 대학생으로, 송파경찰서로 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 이정원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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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신] 을지로에서 추모 시민 5명 연행
[7일 20:30] 추모대오 곳곳 기습 도로점거
장소를 이동해 가며 기습 도로점거를 벌이던 용산 살인진압 범국민추모대회 참가자들 가운데 일부가 연행됐다.
종로 2가에서 경찰의 색소물 분사로 해산했던 시민들은 오후 8시경엔 을지로 4가까지 진출해 잠시 도로를 점거했다. 10여 분간 도로를 점거하고 구호를 외치던 3백여 명의 시민들이 자진 해산하려 했으나 뒤쪽에서부터 전경들이 색소분사기로 색소 물을 쏘며 달려들었다.
시위대는 중구청을 지나 제일병원 앞 사거리까지 달려갔으나 전경들이 이들을 뒤쫓아 뒤쪽에 있던 시위대 5명을 연행했다. 경찰은 이들을 붙잡아 놓고 호송할 차량이 도착하길 기다리고 있다. 경찰은 시위 현장을 연행하던 기자들에게도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거나 방해해 기자들과도 몇몇 다툼이 발생했다.
이곳에서 흩어진 시위대는 다시 명동 쪽으로 이동하는 중이다.
[2신] 경찰, 파란 색소물 분사하며 시위진압
[7일 19:15] 추모대오 한때 도로점거
▲ 경찰이 지하철역 입구 계단에서 시민들의 통행을 막고 있다. |
▲ 경찰이 길을 막아놓은 데 항의하던 시민을 끌고 들어가는 모습/ 이정원 기자 |
범국민추모대회를 마치고 명동 방향으로 행진한 시민들은 인도 위에서도 경찰에 가로막혔다.
무교동을 지나 오후 6시 30분께 을지로입구에 도착한 행진 시민들은 을지로입구 일대를 경찰이 막아서는 바람에 인도 위에서 다른 행인들과 섞여 혼잡을 빚었다.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 계단을 통해 이동하려던 시민들은 지하도 안쪽까지 경찰들이 막아서자 삼삼오오 다른 길을 찾아 흩어졌다.
경찰은 전경버스 수백 대를 동원해 인도와 차도를 촘촘하게 막아 놓았다. 6시 50분경부터는 종로 2가 탑골공원 부근으로 추모대회 참가자들이 모여들었다. 3백여 명의 시민들이 종로 2가 사거리에서 일제히 도로로 뛰쳐나와 "살인정권 이명박 퇴진"을 외치며 점거 농성을 벌였으나 명동 방향에서 달려온 경찰들에 의해 인도로 밀려났다.
▲ 휴대용 색소분사기를 시위대에게 뿌리고 있는 경찰 |
▲ 지나가다 아기의 얼굴이 파란 색소물을 맞자 경찰에 항의하고 있는 시민 |
▲ 한 시위참가자가 파란 색소물이 묻은 손피켓을 들고 있다. |
이 과정에서 경찰은 등에 멘 휴대 색소분사기로 시위대를 향해 파란색 색소물을 분사했다. 그러나 혼잡한 종로 거리에서 주변을 지나던 많은 행인들이 파란색 물을 뒤집어써 곳곳에서 항의가 일었다. 젊은 엄마의 품에 안겨 있던 아기도 얼굴에 파란색 물을 맞았다.
인도로 밀려단 시민들은 탑골공원 건너편에서 "이명박은 퇴진하라" "철거민을 살려내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모여 있다.
[1신] 경찰, 용산 추모대회에 해산 경고
[7일 17:50] 범대위, 평화 거리행진 벌이겠다
용산 살인진압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한 3차 범국민추모대회가 경찰의 대회 장소 원천봉쇄로 청계광장에서 종각 쪽으로 두 구역 떨어진 청계 1가 광통교 주변에서 열렸다.
이명박정권용산살인진압범국민대책위원회는 당초 7일 오후 4시에 청계광장 소라탑 주변에서 추모대회를 진행하려 했으나, 경찰이 청계천 입구와 동아일보사 건물부터 전경버스를 동원해 장소를 봉쇄하는 통에 30여 분간 지체하다 장소를 이동해 개최했다.
추모대회에 참가한 5천여 명(주최측 추산)의 시민들은 검찰의 편파수사를 규탄하고 책임자 처벌과 재개발 중단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경찰은 경찰특공대 및 120개 중대 8천6백여 명의 병력을 동원해 대회 장소 주변 곳곳에 배치해 놓고 있다.
추모대회에 앞서 추모제의 평화개최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연 범국민대책위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건설자본과 용역-경찰의 유착관계 및 강제철거를 종용한 건설자본의 행태, 경찰과 용역의 합동작전을 통한 살인진압의 실태를 밝혀내기 위해 검찰은 재수사에 나서야 한다"며 9일 있을 수사결과 발표의 취소와 범국민추모대회의 평화적 개최를 요구했다.
▲ 청계광장으로 통하는 길목이 경찰에 의해 차단됐다. |
▲ 3차 범국민추모대회에 5천여 명의 시민들이 참석했다. |
추모제에 참석한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 소장은 "검찰과 경찰, 그리고 이명박 대통령은 굿을 구경하러 온 사람들을 속이기 위해 '맨굿'을 하고 있다"며 "옛말에 맨굿은 구경하지 말고 뒤집으라고 했다, 더이상 이명박 대통령이 우리의 대통령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진상조사단의 권영국 변호사는 "헌법엔 공무원이 전체 국민의 봉사자라고 했는데 검찰은 과연 국민에게 봉사하고 있나. 검찰은 처음부터 공명정대한 수사를 포기했다"고 비판하고 "수사발표를 취소하고 전면 재수사하라"고 촉구했다.
유가족 대표로 나온 고 이성수 씨의 아들은 "우리는 함께 살 수 있는 작은 행복마저 빼앗겼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검찰과 경찰이 무릎을 꿇고 이명박 대통령이 사과할 때까지 물러서지 않고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추모제가 열리는 도중인 오후 5시 20분께 남대문경찰서 경비과장이 선무방송을 통해 해산을 종용했다. "추모제를 한다면서 깃발을 들고 있는 것은 명백한 불법집회다, 당장 해산하라"는 방송에 참가자들이 야유를 보내기도 했다.
오후 5시 50분께 추모제를 마친 참가자들은 평화 거리행진을 하겠다며 명동 방향으로 이동하기 시작하고 있으나 경찰은 행진이 '불법'이라는 입장이라 충돌이 우려된다.
▲ 희생자들의 영정을 품에 안은 유가족들 |
▲ 추모제 참가자들이 청계천 다리 위에서 '김석기 구속' 피켓을 들어보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