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영옥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이 이석행 위원장의 사퇴서와 서한을 내보이고 있다. |
민주노총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위원장 직무대행)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어 “지도부는 피해자의 고통을 함께 나누고 사죄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사퇴를 결정했고, 2차 가해를 막고 조직 내 모든 성폭력이 근절돼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총사퇴한다”고 말했다.
▲ 진영옥 수석부위원장이 지도부 총사퇴를 발표했다. |
민주노총 집행부의 총사퇴는 1995년 출범 이후 이번이 네 번째다. 금융위기때 정리해고를 받아들인 뒤 총사퇴한 것을 시작으로 지난 2002년 발전파업 실패에 따라 위원장을 뺀 전원이 사퇴하고, 2005년 말 강승규 수석부위원장 비리로 총사퇴한 뒤 이번이 4번째다.
진 부위원장은 “부도덕한 조직으로 매도돼 80만 조합원의 권위와 명예가 손상돼서는 안 된다는 입장에 따라 2차 가해를 한 당사자를 밝혀내기 위한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할 것을 비상대책위원회에 제안한다”고 밝혔다. 진 부위원장은 “피해자중심주의원칙에서 접근하려고 했지만 피해자의 고통을 나의 고통으로 공감하지 못했다는 것을 인정한다. 그러나 피해자에게 위증을 강요하고 가해자를 옹호해 사건을 은폐하려고 했다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날 진 부위원장이 내보인 이석행 위원장의 사퇴 서한에서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모든 것은 저의 책임입니다. 제가 모든 것을 짊어지고 가겠습니다. 국민의 편에서 투쟁할 수 있도록 격려해주시기 바랍니다”라고 돼 있었다. 진 부위원장은 이 위원장이 지난 6일 집행부 임원과 면회에서 총사퇴에 반대 의사를 표명했으나 지난 8일 돌연 태도를 바꿔 변호사를 통해 사퇴서와 서한을 보내왔다고 말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중앙집행위원회 회의를 열어 새 위원장 선거전까지 노조를 이끌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논의한다. 민주노총 중집은 비대위 위원장 선출과 올 연말로 예정된 위원장 선거를 앞당길지 여부 등을 집중 논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