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화는 힘이 쎄다" 4.4 국제반전행동

아프간 점령 지원 반대 목소리 높여

이번에서 전경버스가 먼저 자리를 차지했다. 서울 도심 보신각 주변엔 집회시작 1시간 전부터 전경버스가 들어찼다. 사람들은 아랑곳 않고 4일 오후 3시에 시작할 '국제반전공동행동' 준비에 한창이다.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인들의 고통을 칸칸마다 담은 상자 뒤에선 검은 사탄의 모습의 퍼포먼스를 시작했다.

  "미국이 말하는 평화가 병력증파인가?"

보신각 앞에는 '무건리 훈련장 확장반대주민대책위원회'의 선전물들이 줄지었다. 무건리 주민들은 삼삼오오 모였다. 한켠에선 평화재향군인회 회원들이 연두색 조끼를 입고 집회 시작을 기다렸다.

다른 한쪽에서는 아프간의 전통의상을 입은 여성 3명이 "평화는 힘이 쎄다"라는 알록달록한 색의 선전물을 들었다. 직접 하얀 티셔스에 평화를 기원하는 "살레"를 그린 대학생도 있다.

"군비가 아니라, 일자리와 복지를"

지난 4일 3시 '4.4 유럽.한국.미국 국제반전공동행동'이 열렸다. '나토(NATO) 60주년'에 반대해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에서 열리는 반전시위, 미국 평화정의연합(UFPJ)이 월스트리트에서 개최하는 반전시위와 함께했다. 이날 유럽에서는 "나토를 해체하라"는 요구를 걸고 집회를 열었다. 미국 뉴욕에선 오바마 행정부의 아프간 증파에 반대하고 이라크, 아프간 점령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었다.

한국의 공동행동에서는 "지금은 전쟁과 점령을 끝낼 때, 군비가 아니라 복지와 일자리를 늘릴 때"라는 슬로건이 맨 앞에 나왔다.

  "평화는 힘이쎄다"

무대에 오른 우석균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실장은 정부가 미국의 아프간 점령정책에 동조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우석균 실장은 "31일 있었던 아프간 재건회의에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참가했다. 아프간 재건을 한다면서 반테러 전쟁에 합의했다"고 비난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행정부는 부시 전 행정부의 전쟁에 염증을 느낀 미국인들의 지지에 힘입어 대통령에 당선되었으나, 최근 아프간 증파 결정으로 국내외에서 비난을 받고 있다. 오바마 행정부는 아프간을 대테러전쟁의 최전선으로 지목하면서 나토(NATO)를 비롯한 동맹국들에게 재건사업과 추가파병에 동참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350여명의 참가자들은 결의문에서 "이명박 정부가 지역재건팀(PRT)를 지원하든, 경찰을 파견하든, 공병을 파병하든 미국의 침략전쟁을 돕는다는 점은 바뀌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아프간 점령지원에 한국 정부가 동참하는 것에 반대하는 목소리를 높였다.

"테러방지법이 아니라 점령지원 중단이 해법"

참가자들은 최근 예멘 테러를 계기로 테러방지법을 제정하려는 움직임에 "예멘 테러를 구실로 정치적.시민적 권리를 억압하는 테러방지법을 제정하려 한다"고 비난했다. 예멘 테러가 한국인을 대상으로 기획된 것인지를 따지기에 앞서, 한국이 역대 정부의 파병정책으로 이미 '테러와의 전쟁' 동맹국으로 인식돼 왔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자국인에 대한 테러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테러방지법이 아니라 모든 점령지원정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눈물은 국경을 넘는다. 평화를 외쳐라"

아울러 미국의 침략전쟁을 돕고, 한반도 평화를 위협하는 한미전쟁동맹에 반대, 이라크.팔레스타인점령 중단에 대해서도 반대의 목소리를 높였다.

참가자들은 전 세계 수많은 사람들이 고통받는 이 때, 일자리와 복지를 늘리는 데 써야 할 막대한 돈을 파병과 점령에 쏟아붇는 행위는 당장 중단되어야 한다고 한 목소리로 외쳤다.

  "4월 12일 평화대행진으로"

무건리훈련장확장반대주민대책위 주민들도 무대위에 올랐다. 주민들은 "전쟁연습장을 한치도 더 내 줄 수 없다. 오는 12일 오현리로 모여달라"며 무건리 훈련장 확장반대 평화대행진 참가를 호소했다.

유럽.미국.한국 4.4 국제반전행동의 의미를 살리려고 같은 날 공동으로 반전집회를 여는 각국 반전평화 단체 메시지도 낭독됐다. 이날 집회에는 미국의 평화정의연합, 린지 저먼 영국 전쟁저지연합의장, 그리스전쟁저지연합, 타랄 아부 키쉐크 팔레스타인 청년발전협회가 연대의 메시지를 보냈다.

이날 집회는 개척자들 등 반전평화를 바라는 43개 시민사회노동단체 및 정당이 함께했다. 주최측은 이번 집회 후 행진을 신고했으나, 정부가 불허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