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륭전자 비정규직 분회는 “6일 동작서에서 조사를 받던 박 모 조합원이 배탈이 나 화장실 변기통에 앉아 있는데 담당 남자 형사가 여자화장실 문을 열었다”면서 “놀란 박 모 조합원이 ‘어떻게 화장실 문을 열 수 있느냐’고 항의하자 ‘무슨 일이 있을까봐 열어봤다’고 답변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노조는 “박 모 조합원이 수치심에 충격을 받아 한참을 울었지만 경찰은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노조는 박 모 조합원이 조사를 받게 된 것도 경찰의 CCTV를 확인해 보자고 해서 들어 갔는데 경찰이 현행범이라고 우겨 조사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동작경찰서 쪽은 화장실 문을 열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동작서 관계자는 박 모 조합원에 대해 피의자라고 주장했다. 그는 참세상과 통화에서 “그 화장실은 형사과 안에 있는 화장실로 여자들이 사용하는 곳도 아니고 상체가 밖에서 보이는 화장실”이라며 “담당형사가 다른 분과 얘기하는 도중 피의자가 안보여 피의자를 관리하기 위해 나오라고 했다. 문을 열지도 않았고 스스로 걸어 나왔다”고 주장했다.
▲ 7일 일방적인 회사 편들기와 성추행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불법 집회라며 연행하려는 경찰. |
노조는 이런 동작서의 주장이 모두 거짓말이라고 반박했다. 기륭분회 관계자는 “박 모 조합원으로부터 화장실 문이 열렸다는 전화를 받고 그 형사에게 인권 침해라고 직접 항의했더니 ‘뭐가 인권문제냐. 내가 책임지겠다’고 문을 연 사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최동렬 기륭 대표이사가 출근집회 참가자 폭행도”
박 모 조합원이 경찰 조사를 받게 된 과정도 석연치 않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 6일 대방동에 위치한 기륭전자 아침출근집회 도중 회사 박 모 총무이사를 비롯해 총무과 직원들 몰려나와 스피커에서 마이크를 뽑고, 몸으로 밀면서 폭력을 행사하는 등의 방해를 했다. 노조는 “9시 30분께 최동렬 기륭전자 대표이사가 출근하면서 음악이 나오는 스피커를 발로 걷어찼고, 여기에 항의하는 문 모씨 머리채를 휘어잡고 배를 가격했다. 이 과정에서 총무과 직원들도 함께 가세해 구타했다”고 밝혔다. 노조가 4월 6일 최 이사를 폭력 현행범으로 고소하자 최 이사 쪽도 문 모씨를 고소했다.
▲ 6일 출근투쟁 당시 회사쪽 관계자들의 폭행장면 [출처: 기륭분회] |
문제는 쌍방 고소로 경찰 조사를 받기 위해 박 모 조합원을 포함해 기륭분회 조합원들과 기륭전자 총무과 직원들과 정영춘 이사가 경찰서로 오면서 시작됐다. 노조에 따르면 경찰서 로비에서 동영상을 찍고 있던 박 모 조합원에게 정 이사가 다가와 ‘왜 찍느냐? 나도 당신을 찍어주겠다’면서 핸드폰을 얼굴에 들이댔다. 놀란 박 모 조합원이 위협을 느껴 ‘왜 그러시냐’며 손을 저으면서 정 이사의 핸드폰이 바닥에 떨어졌다. 정 이사는 떨어진 핸드폰을 놓고 재물손괴, 폭력행사라며 경찰에게 현행범으로 조사해 줄 것을 요구했다.
박 모 조합원은 ‘폭력을 행사한적 없다. 증거를 대라’며 로비 감시카메라를 통한 확인을 요구했다. 경찰은 감시카메라를 확인하러 들어간 박 모 조합원을 현행범으로 체포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경찰이 박 모 조합원에게 폭력에 대한 조사를 받을 것을 요구하며 체포된 현행범이기 때문에 그냥 돌려보낼 수 없다는 이야기만 되풀이 했다”며 “본인에게 한 번도 공지하지 않았는데도 체포로 둔갑이 되어 있고, 박 모 조합원 신분도 확인하지 못한 상태였다”고 반박했다. 박 모 조합원은 밤 12시가 넘어 팔과 손가락이 뒤틀리는 등 몸 전체에서 쥐가 나기 시작해 119로 응급실에 옮겨졌다.
‘기륭전자 비정규 노동자 승리를 위한 공동대책위’는 다음날 7일 오전 규탄 기자회견을 열었지만 동작서는 기자회견이 끝날 무렵 기륭 비정규직 2명과 공대위 소속 2명을 연행했다. 또 이들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항의하는 기륭분회 여성조합원의 옷이 거의 다 벗겨져 속옷 바람이 됐고 이 조합원은 충격으로 마비증세가와 강서연세 병원 응급실로 후송됐다.
▲ 연행을 시도하는 경찰 |
공대위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륭노동자들은 늘 합법집회를 하는데도 회사의 불법적인 폭력을 경찰은 외면해 왔다”면서 “합법집회 방해와 연사 폭행, 집회 물품 훼손 등에 대한 중지조치와 불법 당사자들을 엄벌에 처하라”고 촉구했다. 또 “여성에게 공포와 수치심을 주는 개방형 화장실과 여성이 들어간 화장실을 남자 형사가 맘대로 여는 만행에 대해 담당형사를 처벌하고 경찰서장은 사죄하라”고 요구했다.
▲ 연행되는 기륭 조합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