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등교육실현을 위한 서울학부모회(평등교육학부모회)’는 지난 12일, 동작구의 M 초등학교에서 벌어지고 있다는 한 교사의 학생폭행 제보를 받고 영상을 확인하는 등의 조사 활동을 펼쳐왔다.
그 결과 이 학교 6학년 담임인 오모 교사가 평소 언어폭력은 기본이며, 아이들을 상대로 일상적인 폭력을 일삼은 것으로 확인됐다. 오모 교사의 별명인 ‘오장풍’은 이 교사가 손바닥으로 한번 날리면 아이들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는 의미로 붙여진 것이었다.
평등교육학부모회에서 아이들의 증언을 수집한 결과, 그는 가슴팍을 계속 밀치고 벽에 머리찧기, 바닥에 내동댕이치기, 걷어차기, 풍차 돌리기 한 후 내던지기 등등 반인권적 폭력행위를 일삼아 온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평등교육학부모회와 피해 학생 학부모들은 15일 오전 11시, 해당 초등학교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모교사의 퇴출을 요구했다.
▲ 오모 교사의 뺨때리고 가슴때리기. 오모 교사의 별명인 ‘오장풍’은 이 교사가 손바닥으로 한번 날리면 아이들이 바닥에 내동댕이쳐진다는 의미로 붙여진 것이었다. |
이 자리에 피해 당사자 어머니인 송 모씨는 “저희 아이는 일기를 쓰지 않았다고 2시간 동안 교실 밖에서 벌을 서며 수업권을 박탈당했고, 그것으로도 모자라 2시간 동안 물품들이 쌓여있는 체육자료실에 감금돼 있었다”면서 “그 곳에서 공을 가지고 놀았다는 이유로, 욕설과 함께 공으로 아이를 때리고 머리를 때리고 실내화를 던졌다”고 밝혔다.
이에 송 모씨는 교장과 해당 교사를 찾아갔고,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것이라는 약속을 받았다. 하지만 25일 뒤, 오모 교사는 또 다시 아이들을 구타하고 있었다. 특히 14일, 폭력 사건이 이슈화되자, 교장은 해당 학급 학부모만 따로 소집했다. 교장은 그 자리에서 송혜란씨에게 “이렇게 가면, 아이들이 꼬리표를 물고 갈 것”이라며 “나는 권고밖에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송 모씨는 “사과해야 할 당사자인 교장에게 오히려 협박을 당했다”면서 “특히 나를 향해 말을 하는 교장의 입꼬리에는 조소가 담겨있었다”며 억울한 심기를 전했다.
혈우병을 앓고 있는 학생 역시 교사의 폭력에 그대로 노출됐다. 피해 학생인 어머니는 이 자리에서 “선생님께 아이가 혈우병을 앓고 있다고 말씀 드렸고, 6월 면담 때 까지도 선생님이 알고 계셨다”면서 “그런데도 아이를 빙글빙글 돌린 다음에 명치 끝을 밀어 애가 날아갔다”고 설명했다.
피해학생은 초등학교 6학년이지만, 30Kg조차 되지 않아, 초등학교 1학년 수준의 체구를 가지고 있다. 피해 학생의 학부모는 “엄마들에게 얘기를 들어보니, 체격이 큰 아이들은 건드리지 않고, 우리 애 같이 작은 애들만 골라 구타를 한다고 들었다”면서 “특히 우리 애가 가장 구타를 많이 당한 아이 중 한명이라는데, 혈우병으로 왜소한 아이에게 가한 선생님이 행동은 살인행위”라며 눈물을 흘렸다.
하지만 상황이 이런데도, 학교 측에서는 어떤 대책조차 세우지 않고 있다. 심지어 유영삼 교장이 14일 학부모들을 소집해 학부모들을 회유하고 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평등교육학부모회는 “교장은 자신이 권고 조치밖에 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으며, 아이 이름을 거론하며 학부모에게 문제를 자꾸 만들면 학교가 어려워진다고 회유하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기자회견단은 “학생의 학습권 못지않게 학생의 인권이 보장돼야 한다”면서 △폭력교사 오모교사는 즉각 교단에서 물러나고, 모든 폭행과정에 대해 아이들에게 공개 사과할 것 △학교장은 학부모, 학생과의 면담을 즉각 실시하고, 학생상담프로그램과 공동체지원활동을 약속 할 것을 요구했다. 이어서 “만약 오모 교사가 계속 학교에 남아있을 시 우리는 모든 법, 행정적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기자회견이 끝나고 피해학생 부모들과 평등교육학부모회 회원들은 교장과의 만남을 위해 교장실을 찾았으나, 교장은 나타나지 않았다. 해당 학교 교감은 이 사건에 대해 “폭력 행위가 일어났다는 것은 알고 있었고, 경고조치를 하기도 했다”고 밝혔으나 이 밖의 다른 인터뷰에는 응하지 않았다.
피해 당사자 부모들과 평등교육학부모회 회원들은 내부 의견을 조율 한 후, 교장과의 면담을 실시해, 학교의 사과와 폭력교사 해임 등의 요구조건 이행을 촉구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