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승부사 박재완, 反노동 승부사 되나

인사청문회서 “MB정부 친 기업은 친 노사에 친 일자리” 주장도

20일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인사청문회에서 4대강 사업과 노동부 현안을 두고 자질 논란이 증폭했다. 애초 강한 검증이 예고 됐던 위장전입 문제나 논문표절 문제는오히려 박 후보자의 4대강 승부사로서의 모습이나 노동관련 인식 문제에 묻힌 느낌마저 들었다.

특히 최근 4대강이 운하 사업이라는 의혹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박재완 후보자는 4대강 사업에 있어 강하게 성공을 자신해 4대강 전도사를 넘어 불도저 인상을 심어주기도 했다. 박재완 후보자는 4대강 문제를 놓고 “4대강 사업만큼 시급하고 절실한 것이 없다. 갑론을박만하고 시간만 보내면 나라가 발전하겠나. 국회가 작년에 예산을 의결했고, 자치단체가 사업 계획을 세웠다. 법원에서는 절차상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 4대강 사업은 그대로 밀고 나가는 게 필요하다. 이미 여러 가지 제기된 의견은 반영했고, 수정하고 취소할 건 취소했다. 4대강 살리기를 원안대로 만 밀었다고 하는데 수 백 건을 고쳤다. 소통을 안했다고 하는데 현장도 가고 반대하는 분들도 만나고 설명을 드리고자 하니 안 만나겠다는 분도 있었다. 나름 열심히 했다”고 4대강 사업의 정당성을 강하게 강조하기도 했다.

박재완 후보자는 청와대 국정기획수석 비서관 당시 세종시 수정안과 4대강 사업을 기획한 장본인으로 세종시 수정안 실패로 책임을 지고 물러난 바 있다. 한 달여 만에 다시 고용노동부의 수장으로 내정됐지만 이번 청문회에서 노동정책과 4대강 문제 등에서 여야 의원들에게 강한 반발을 샀다. 무엇보다 박 후보자의 4대강 자신감과 철학은 이미 거센 저항을 불러오고 있는 상황이라 노동부 수장으로써 또 다른 정책 밀어붙이기가 현실화 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박 후보자는 노동유연화 정책을 강하게 선호했고, 최근 사내하청 불법파견 문제에 대해서도 현실론을 들어 전체 사업장 실태조사 등엔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또 차명진 한나라당 의원의 노조 상급단체 파견자의 근로시간 면제 총량제 실시 제안을 두고도 “다른 한쪽(재계)의 반대 의견이 크다”며 즉각 거부해 차 의원의 반발을 사기도 했다. 홍희덕 의원과 홍영표 의원의 타임오프 매뉴얼을 고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도 재계의 반대 입장을 들어 수정의사가 없음을 분명히 했다.

야당, “MB정부 반노동 정책 복사판”

박 후보자는 기업이 사내하청을 선호하는 이유로 '대기업 정규직 노조'를 꼽았다. 박 후보자는 “대기업 정규직 노조 때문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임금격차도 커진다”며 "비정규직을 보호하면서 정규직 근로자에 대한 (고용)유연성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친 재벌 정책으로 경제성장의 혜택을 대기업만 누리고 있다는 지적을 두고도 “정부의 행보는 친 대기업이 아닌 친 기업으로 그 혜택은 기업 경영자뿐만 아니라 기업 소속의 근로자도 누렸다”며 “친 기업은 친 노사였고 친 일자리였다”고 강조했다.

이처럼 박재완 후보자의 노동정책 답변은 주로 재계의 반발이 있기 때문이라거나 재계의 주장을 그대로 답습하는 식이어서 고용노동부 수장으로 적임인가라는 논란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민주노동당은 인사청문회가 끝나고 논평을 내 “박 후보자는 비정규직 문제를 노동자간의 갈등으로 호도하려는 매우 수준 낮은 인식을 보여줬다”며 “비정규직 양산 문제의 책임은 대기업과 사용자들에게 있고, 특히 사상최대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불법-비법을 감수하며 비정규직을 사용해 온 수출대기업들은 비정규직 차별의 주범”이라며 박 후보자를 비판했다. 또 “박 내정자는 노동현장의 실정은 전혀 알지 못한다는 것을 입증했다”며 “이명박 정권 후반기에도 反노동조합 방침을 굽히지 않겠다는 것으로 보여 매우 우려스럽고 위험하다”고 지적했다.

진보신당도 “노동자가 파견업체에 소속돼 열악한 노동조건을 감내하고 일용직처럼 일해야 하는 상황은 지난 97년 파견제가 시행되면서다. 최근 공단에 취업하는 노동자들 거의 대부분 용역회사를 통해 공급되며, 용역업체들은 파견법의 허점을 악용해 초단기 파견을 반복하고 있다”며 “박 내정자가 말한 정규직 노동조합 때문이 아니라 '쉽게 자르고 월급은 덜 주기 위한' 기업주의 악의적 의도와 정부정책이 만나 다수 비정규노동자를 양산하게 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진보신당은 “간접고용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 한 비정규노동의 문제는 해결될 수 없는데도 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고용 유연성을 운운하며 문제의 본질을 호도한 박 내정자의 인식은 MB정부의 반노동 정책의 복사판”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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