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지부 이상수 수석 부지부장은 17일 저녁 6시 30분께 지부 확대운영위를 끝내고 1공장 비정규직 점거 농성장을 찾아와 확운위 결과를 전달했다. 이상수 수석 부지부장은 비정규직 집행부들에게 “여러분의 전략적 목표를 분명히 해야 한다. 불법파견 관련해 한방에 해결하는 것은 무리다. 단계적으로 무엇을 해결할지 (정규직)지부 집행부에 던져줘야 한다. 지부 집행부는 오늘 확대운영위에서 주도적 입장에 서서 비정규직 투쟁을 받아 안고 교섭력을 높여야 한다는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 왼쪽이 이상수 현대차 사내하청지회장, 오른쪽이 이상수 현대차 지부 수석 부지부장 |
이상수 부지부장은 “준비가 짧았는데도 이 정도로 투쟁을 끌어 올린 것은 대단하다. 여러분이 역사를 만드는 과정에 의욕이 넘칠 것이다. 하지만 엄연한 현실도 있고 선배들이 23년간 싸우면서 실패의 역사도 있다. 그런 교훈을 봐야 한다. 앞으로만 가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고 발언에 앞서 운을 떼기도 했다. 정규직화 요구를 당장 목표로 하기보다는 발단이 된 동성기업 문제를 먼저 풀고 추후 불법파견 관련 교섭을 진행하자는 것이다.
이 부지부장은 “비정규 지회가 어제 저녁과 오늘 오후에 보낸 공문은 매우 포괄적이다. 구제적인 내용을 제시해야 한다. 협상과 교섭은 100%란게 없다. 때론 양보를 할 부분도 있고 끝까지 견지할 내용도 있을 것이다. 그런 것을 지부와 조율할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며 “지회와 지부가 최종 내용을 정리하면 회사에 공문을 보내겠다. 이 문제를 해결할 교섭창구를 만드는 것이 여러분이 원하는 것으로 안다. 교섭을 열 필요가 있다는 것을 확운위에서 확인한 것이다. 지회장님께서 이제 분명한 입장정리를 할 때가 온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 수석은 이어 “여기서 계속 (농성을) 진행한다는 것은 지부가 여기 직접 투쟁을 하는 분들보다 더 마음과 몸이 되다(힘들다). 우리가 비정규직 투쟁을 잘못해 주는 건지...그렇다고 당장 정규직 파업 투쟁을 할 수 없다. 그게 현실이다. 조직형태와 운영 방식 차이를 이해하셔야 한다”고 말했다.
이상수 수석부지부장은 다시 “먼저 투쟁을 오해하거나 곡해해서는 안 된다. 조직운영형태가 현실적 차이가 있다는 것을 말씀드렸고, 지부집행부가 지회입장을 묻는 것이 아니라 지회가 입장을 정리해 지부에 요구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정리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3지회는 지난 9월 29일 현대자동차를 상대로 임금협상과 단체교섭을 요청해 놓은 상태다. 이 상태서 이날 현대차 지부의 제안은 기존 3지회의 단체교섭 안을 다시 정리하라는 가이드라인으로 읽힐 수도 있다. 사내하청 3개 지회는 △사내하청 노동자 전원 정규직화 △불법파견 정규직화 투쟁과정에서 부당해고 된 조합원 정규직으로 원직복직 △사내하청 노동자 입사일 기준으로 정규직과 차별해 미지급된 임금의 지급 △현재까지 진행중인 비정규직 노동자에 대한 구조조정 중단 등을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