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저지, 현대차 문제에 명운 걸었다”

정당, 종교, 시민사회 비상대책회의 열어 ‘총력전’ 결의

야5당과 종교.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모여 각 정당과 단체의 명운을 걸고 4대강 사업 예산 저지와 현대차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이뤄내기로 결의했다.

2일, 4대강 사업 중단과 현대차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정규직화를 촉구하는 ‘제정당.종교.시민사회 비상대책회의’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민주당, 민주노동당, 진보신당, 국민참여당, 창조한국당 등 야5당과 불교, 천주교, 기독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4대강죽이기사업저지범대위, 민주노총, 민변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이 참석해 연대의 의지를 다졌다.

야5당은 예산을 강행처리하려는 정부 여당에 맞서 4대강 예산 저지를 결의하고 법원 판결에 따라 현대차 비정규직들이 정규직화 될 수 있도록 정부가 중재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손학규 민주당 대표는 “노동자가 같은 일을 같은 지붕 아래서 하면서 차별대우 받는 것을 그대로 방치하고, 법질서 확립은 노조탄압과 노동자 분신으로 이어”지는 등 “이명박 정부의 노동정책은 국민의 기본권을 박살하고 인간을 부정하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그는 “정부는 헌법정신을 위배하는 이런 조치를 하루 빨리 시정하고 파업 근로자들의 파업 해소에 앞서 현대자동차에게 법원 판결을 받아들일 것을 강력히 권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현대차 전체 노동자들이 비정규직 문제를 놓고 하나가 됐고 국민이 지지하고 있으며, 대법원 판결이 밑받침하고 있다”며 “이 싸움은 반드시 이길 것이라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1일 박재완 노동부 장관이 법원 판결은 소를 제기한 노동자 두 명에 국한된 것이라고 말한 것에 대해서도 “대법원 판결의 취지는 단 하나의 판결에 있더라도 유사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다 변경되어야 한다는 사회적 기준 설정한 것”으로 “정부는 여기에 따라야 하며, 사측이 따르도록 지도할 책임이 있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4대강 사업 관련해서도 “4대강 예산은 어떤 조정 대상도, 타협의 대상도 될 수 없으며 전액 삭감되어야 하고 4대강 사업은 어디까지 진행되더라도 상관없이 원상회복되어야 한다”며 “이는 허투로 하는 말이 아니며 이 말에 책임을 다하겠다”고 결의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4대강 사업이 죽음의 사업이라면 구조화된 4대강 사업은 비정규직 문제”라며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신종 신분제도”라고 일컬었다.

조 대표는 “구조화된 신분제를 전체 노동자들의 절반이 넘도록 만든 이 사회는 정상이 아니고 이는 반드시 바꿔야 한다”며 “정부는 노동부 판결과 법원 판결에 따라 즉각적으로 현대차 노동자들을 정규직화 할 수 있는 행정지침을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재정 국민참여당 대표는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와 4대강 문제가 “국가의 가치와 기본 질서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 대표는 “국가의 가치와 기본 질서를 지키는 것은 법에 의해 판결된 결과를 준엄히 지키고, 대다수의 국민이 합의한 사실을 국가가 이행하는 것”이라며 “현대자동차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문제는 법이 내린 판결로 반드시 지켜져야 하고 4대강 문제는 국가와 국민의 생명이 달려있으므로 어떤 이유로도 타협하거나 조정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4대강 사업은 예산의 전액삭감뿐 아니라 사업 자체를 무효화하고 원상회복하는 일에 정치권과 시민사회가 온 힘 기울여야 한다”고 말했다.

종교.시민사회단체들도 야당의 목소리에 힘을 보탰다. 종교계를 대표해서 나선 양재성 목사는 “4대 종단이 4대강 저지에 명운을 걸었다”고 말했다.


양 목사는 “4대 종단 성직자들이 4대강 사업 저지를 위해 단군 이래 처음이라 할 만한 여러 형태의 연대활동을 해왔음에도 듣지 않는 정부를 보며 이 정권이 국민을 얼마나 무시하고 있는지 뼈저리게 느끼고 있다”고 탄식하고 이후 종교계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4대강 관련 설문, 시민불복종 운동, 4대강 사업에 참여하는 기업의 상품 불매운동 등 여러 형태로 이 싸움을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김선수 민변 회장은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삽질’이라고 표현하는 건 삽에 대한 모독”으로 “삽은 인간의 노동과 직접 연관된, 탐욕적이지 않고 자연친화적 연장”이라며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을 ‘4대강 죽이기’라고 정정하고, “이는 즉각 중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 변호사는 또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와 관련해 “가장 신중할 뿐 아니라 보수적으로 평가받는 대법관들이 불법파견 판결을 한 것은 차별의 형태가 너무 심하고, 공정하지 못하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법치를 앞세우는 정부는 법원 판결을 이행하라는 노동조합을 탄압할 게 아니라 법원 판결을 무시하는 현대차에 대해 노동자들의 정당한 요구 수용하도록 촉구해야 하고 현대차도 전향적 태도로 사태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영훈 민주노총 위원장도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가 제대로 해결되지 않으면 나라 문 닫아야 한다”며 “현대차가 정신 차리고 마지막으로 국민에 속죄하는 길은 어렵게 싸우는 비정규직 동지들을 정규직 만드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은 12월 5일 4대강 사업 예산폐기 범국민대회를 시청광장에서 열 예정이다. 4대강 예산폐기 범국민대회 당일 “학생들과 시청에 나가서 4대강 예산 통과 저지할 때까지 꼼짝도 않고 자리를 지키겠다”고 밝힌 4대강죽이기사업저지범대위의 최영찬 서울대 교수는 시민들의 연대와 참여를 요청했다.

하루 전인 4일 오후 2시에는 서울, 울산, 전주에서 동시에 현대차 비정규직 정규직전환을 촉구하는 민중대회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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