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진후 전 위원장이 임기를 10여일 앞둔 2010년 12월 22일 저녁 7시께 영등포 전교조 본부 사무실 근처의 한 식당에서 송년회와 환송회를 겸한 공식 회식자리에서 정 전 위원장이 고기를 굽던 불판을 뒤엎고, 술잔을 깨트리면서 여성 비하적 욕설과 고성을 질러 물의를 일으켰다는 것.
이로 인해 ‘민주노총 김모 성폭력 사건 피해자 지지모임’의 비례 후보 사퇴 요구에서 비롯된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자질 논란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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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2월 29일 정진후 전 전교조 위원장은 통합진보당 비례 후보 수락 기자회견을 했다. |
“동네 조폭들이나 하는 짓을 전교조 위원장이...공포감 컸다”
당시 송년회 자리에 참석했던 전교조의 한 관계자 A씨에 따르면 이날은 임기가 끝나고 개별 학교로 복귀하는 주요 집행부 전임자들에게 수고의 마음을 담은 꽃다발과 선물을 주는 자리로, “당시 수석 부위원장이 꽃다발과 선물을 건네자 정 전 위원장이 ‘이런 자리에서 꽃을 준다’고 말하고 불쾌하다는 듯이 꽃다발을 내팽개치고 술만 마셨다”면서 “정진후 전 위원장은 나와서 인사말을 하라는 집행부들의 요청에도 시종일관 말을 하지 않고 술만 마시는 듯 했다”고 전했다.
A씨는 이어 “선물 전달이 끝나고 각 테이블마다 이야기를 나누다 한 간부가 건배사를 하고, 다시 테이블마다 이야기가 오가던 중에 8시 30분께 갑자기 쾅 소리가 났다”며 “정진후 위원장이 고기를 굽던 불판을 뒤집고 술잔을 깼다. 그러면서 ‘X같은 년놈들, 싸가지 없는 것들, 이 년 놈들~’ 등 욕설을 내뱉고, ‘ㅇㅇㅇ야! 너는 호떡이나 팔아라’, ‘ㅇㅇㅇ야! 이 새끼가 싸가지 없는 게 위원장 탓이야?’, ‘ㅇㅇ을 내가 개인 비서로 부려먹었냐? 어떤 놈의 새끼가 그런 말을 해. 내 앞에서 해보란 말야! 건방진 새끼들’, ‘전교조에 뭐 얻어먹을 게 있어서 붙어있냐? 나가! 나가라고’ 등의 고성을 질렀다”고 밝혔다.
A씨는 “처음엔 ‘어 저사람 왜 저러지’ 하며 순간 놀랬다가 싸가지 없는 년 같은 여성 비하 발언을 하고, X같은 년 같은 여성으로 수치심을 느낄 수밖에 없는 욕이 쏟아져 나오자 너무 수치스럽고 분노가 일었지만 대들 수도 없는 상황이라 더 화가 났다”며 “만일 학교 현장에서 교장이나 이사장이 이랬으면 난리가 날 일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술잔까지 깨고 불판을 뒤집고, 중간에 맥주잔을 던질 것 같은 위세로 공포감을 느꼈다”며 “동네 조폭들이나 하는 광경을 봤기 때문에 전교조 위원장이 그러리라고는 상상을 못했다”고 당시의 느낌을 전했다.
송년회 자리에는 임산부 2명을 포함해 전교조 중앙 본부 집행부 40여 명이 있었다. 정진후 전 위원장은 물의를 일으킨 다음날 전교조 내부 메신저를 통해 회식에 참석한 집행부들에게 “내가 어제 미친개였습니다. 죄송합니다”라고 사과의 말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술 한 잔 먹으면 그럴 수 있지’ 라고 넘기면 새누리당과 같다”
전교조 관계자 A씨는 정진후 전 위원장이 통합진보당 전략 비례후보로 결정된 지난 2월 28일 오후 통합진보당 메일로 관련 내용이 담긴 입장서를 보내 당시 사건을 제보하기도 했다.
A씨는 이 입장서에서 “이 사건이 밖으로 드러나지 않고 한 조직의 집안일 정도로 치부되고, 남성중심의 사회에서 ‘술 한 잔 먹으면 그럴 수 있지’ 라고 넘기면 새누리당 강용석의 아나운서 성비하 발언이나 홍준표식 ‘이대 기집애’ 표현으로 물의를 일으킨 정당과 (통합진보당이) 다르지 않은 정당이 된다”며 “‘털어서 먼지 안 나는 사람 어딨어?’라고 간과하지 마시고, 교육계의 대표인 전교조 위원장으로서 동지들을 폄하하고 직위를 남용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킨 사람이 진보정당의 후보로 선출되는 것을 심사숙고해 달라”고 요청했다.
A씨는 또 “그 자리엔 임산부가 두 명이나 참석하였지만 전혀 개의치 않고 폭력적인 행동을 보인 점은 도저히 상식적으로도 납득할 수 없다”며 “이는 분명히 전교조 위원장이라는 지위를 이용한 권한남용이고 욕설과 비인격적인 발언으로 인한 수치스러움과 인격적 모욕감은 이루 말할 수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한 조직의 지도자를 지낸 사람을 모함하거나 비방할 목적은 추호도 없다”며 “단지 도덕성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교육노동자 집단에서 이러한 불미스러운 사건을 일으키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중심이 서지 않은 후보가 진보정당의 후보로 추천되어서는 안된다는 생각”이라고 통합진보당에 의견서를 보낸 이유를 밝혔다.
정진후 전 위원장은 웃기만...
당시 사건이 일어난 후 5일 뒤인 2010년 12월 27일에 회식자리에 있던 몇몇 전교조 집행부들은 “지난 22일 저녁, 본부 송년회 자리에서 정진후 위원장이 본부 구성원들에게 행한 언어폭력과 폭력적인 행동에 대해 저희들은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하며 앞으로 이런 일이 또 다시 발생해서는 안 된다”며 전교조 본부에 ‘2010년 본부 송년회 사태에 대한 의견서’를 내기도 했다.
한편 정진후 전 위원장은 3월 2일 <참세상>과 통화에서 당시 회식자리 사건에 대한 제보가 있다고 묻자, 가볍게 웃으며 “이야기 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피해자 지지모임과 회식자리 사건이 당에 부담이 되지 않겠느냐는 질문엔 “그건 알아서 생각하시라”고 짧게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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