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JM·만도 사태 진상보고서, "민주노조 파괴 목적"

"SJM 사태는 경영승계·편법증여 노린 노조와해공작"

SJM과 만도 사태의 본질은 “민주노조를 파괴하기 위해 기업이 폭력을 청부하고 경찰은 이를 적극적 방조 내지 유기한 사태”라는 조사보고서가 발표됐다. 특히 SJM의 노조와해 시도는 현 김용호 그룹 회장이 아들인 김휘중 SJM 경영본부장에게 회사를 편법상속 및 경영승계 하려는 의도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됐다.

은수미, 진선미 의원실과 진보신당, 인권단체연석회의, 노동법률단체연석회의, 사회진보연대 노동자운동연구소로 구성된 ‘SJM과 만도의 직장폐쇄와 용역폭력에 대한 진상조사위원회(진상조사위)’는 6일 오전 국회 입법조사처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 같은 내용의 조사보고서를 발표했다. 진상조사위는 보고서의 결과를 토대로 직장폐쇄 제도개선과 경비업법 개정, 노동사건 전담 수사기구와 법원 설치 등을 촉구했다.

  현장조사 중인 의원단 [출처: 뉴스셀]

진상조사위는 지난 7월 만도와 SJM에서 발생한 공격적 직장폐쇄, 용역폭력 사건에 대해 회사와 경찰, 검찰, 고용노동부를 상대로 진상조사 활동을 벌였다. 그 결과 진상조사위는 “SJM 사건의 본질은 경영진에 의한 용역청부폭력 사건이며 기존의 민주노조를 파괴하거나 무력화하는데 목적이 있었다”고 규정했다. 특히 SJM 용역폭력사태의 ‘실질적 배후’로 김휘중 경영본부장을 지목하며 김 본부장의 편법상속과 경영승계 과정에 대한 검찰과 금융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만도에 대해서도 “공격적 직장폐쇄와 기업노조 설립, 용역배치, 휴가기간 교육소집 등이 상호 연관성을 가지고 사전에 기획된 것”이라며 “자주적인 노조의 와해, 사측에 협조적인 노조 육성을 목표로 한 부당노동행위였다”고 주장했다. 진상조사위는 만도 사태 역시 “민주노조 와해 추진과정에서 발생한 것”이며 “기존의 민주노조를 파괴하거나 무력화 하는데 목적이 있었다”고 밝혔다.

진상조사위는 SJM과 만도에서 벌어진 일련의 과정들이 모두 최근 상신브레이크, 발레오전장, 구미 KEC, 유성기업 등 노동쟁의 현장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고 있는 패턴화 된 노조파괴 공작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사측이 고의적으로 교섭결렬을 유발해 분쟁을 만들고 직장폐쇄와 용역투입, 기업노조 급조 등의 순서로 이어지는 노조와해 공작이라는 것이다.

[출처: 뉴스셀]

진상조사위는 또한 경찰에게 “안산단원경찰서장 등 경찰 지휘라인은 SJM 용역폭력사태를 방조 또는 직무유기하고 나아가 ‘관작업’의 의혹을 받고 있는 범죄혐의자”라고 지적했다. 진상조사위는 보고서를 통해 경찰 당국에 “자신이 관여된 사건에서 공정한 조사를 기대하는 것은 연목구어와 같은 것이니 합동수사본부를 해체하고 검찰로 사건 전체를 이송할 것”을 권고했다.

진상조사위는 이번 조사보고를 통해 “노조 및 파업파괴 수단으로 악용되고 있는 경비용역, 직장폐쇄와 관련한 법제도의 개선이 시급하며, 또한 노동관계법령 위반사건에서 사용자 편향성을 띠고 있는 수사기구에 대한 전면적인 검토가 요구된다”고 밝혔다.

  소화기에 맞은 부상자 [출처: nodonghb@gmail.com]]

진상조사위는 폭력을 동원한 사력구제의 유인을 근절하기 위해선 노동분쟁이나 강제퇴거 현장에 경비원의 배치를 금하도록 하는 경비업법의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또한 “분쟁 현장에서 경비원이 쟁의 해산이나 퇴거에 개입할 때는 경비원과 경비업체 뿐 아니라 경비원을 사용한 사업주와 시설주가 관리감독 의무를 다하였다는 입증을 하지 못하면 공범으로 처벌하는 규정 역시 경비업법에 도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진상조사위는 또 검찰 공안부 조직이 노동사건과 관련해 사용자측의 위법행위에 대한 수사권을 갖는 것에 문제를 제기했다. 공안부 조직은 ‘노동조합을 잠재적 사회불안요소로 파악하는 제도적 기구’로서 사용자측에 대한 편향적 수사가 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진상조사위는 “사용자의 부당노동행위를 비롯한 노동관계법령 위반사건에 대해 공정하게 처리할 별도의 특별 수사기구를 신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이에 조응할 수 있는 노동법원 역시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그

노조 , 만도 , 용역폭력 , SJM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성지훈 기자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