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은 노동정치 1번지인 울산 본부와, 통진당 구 당권파의 주요 근거지인 광주전남 본부 임원 선거에서 반 통진당 연합 후보들이 출마해 통진당의 폐해를 쟁점으로 삼았다. 통진당 사태 이후 민주노총이 통진당 배타적지지를 철회한 상황에서, 거대 조직인 전교조 선거에 반 통진당 후보가 당선될 경우 노동계 지형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전교조 현 지도부, 기자들에 사실상 통진당 옹호 보도자료 보내
전교조 현 지도부는 지난 9월 통진당 비례경선 부정선거 논란 당시 통진당 구 당권파를 옹호하는 보도자료를 낸 후 내부적으로 강한 반발이 일자 보도자료를 홈페이지에서 삭제하는 해프닝을 벌인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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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교조 현 지도부가 지난 9월 7일 교육담당 기자들에게 보낸 보도자료 |
전교조 현 지도부는 지난 9월 7일 교육담당 기자들에게 보내는 보도자료에서 이른바 셀프 제명 논란을 일으키며 탈당한 정진후 의원의 행보를 두고 “전교조 위원장 출신 정진후 의원이 ‘통합진보당에 남아 민주노총의 요구를 실현시키겠다’는 8월 15일 한겨레신문 인터뷰 입장을 번복해 탈당을 선언했다”고 상기시켰다. 또한 “이는 전적으로 정진후 의원 개인의 결정이며, 이른바 ‘스스로 제명’이라는 절차를 통해 정치적 진로를 선택한 것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4.11 총선 당시 정진후 전 위원장의 통진당 비례후보 출마는, 민주노총과 통진당 구 당권파 세력과 전교조 현 지도부 세력의 교감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 정진후 의원이 구 당권파의 입장을 거스르고 셀프 제명을 통한 탈당을 선택하자 전교조가 공식적으로 비난한 것이다. 당시 보도자료는 정 의원의 셀프 탈당을 비난하는 내용이었지만, 사실상 조직을 비민주적으로 이끈 구 당권파를 대중조직인 전교조 지도부가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다는 것을 입증한 셈이 됐다.
전교조 현 지도부의 친 통진당 행보는 이 뿐만 아니다. 4.11 총선 당시 관악을 이정희 전 통진당 공동대표의 야권후보 경선에 관여했던 진보진영의 한 인사는 “몇몇 전교조 집행부가 여론조사 조작으로 사퇴한 이정희 후보 선거에서 ‘여론조사 전화가 오면 잘 응해 달라’는 문자를 전교조 조합원들에게 보냈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 전교조 교사도 “전교조 집행부가 특정 정당의 인물들과의 관계를 매개로 활동하면서 민주노총처럼 조직이 엄청난 혼란을 겪었다”며 “그런 와중에 정진후 의원 관련 보도자료가 나와 전교조가 여전히 통진당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돼 물의를 빚었다”고 전교조의 친 통진당 행보를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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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전교조 선관위 홈페이지] |
기호 1번 황호영·남궁경 후보, 현 집행부 계승-친 통진당 세력 분류
이번 전교조 선거에선 현 집행부를 계승한 기호 1번 황호영(위원장)·남궁경(수석부위원장) 후보가 통진당 지지 세력으로 분류된다. 전교조 현 집행부 세력은 지난 6년간 전교조 지도부를 수권한 세력이다. 위원장으로 나선 황호영 후보는 2007년부터 현 지도부 아래서 부위원장과 새로운 학교특별위원장 등 주요 직책을 역임했다. 특히 수석 부위원장 후보인 남궁경 후보는 전교조 경기지부 임원을 맡아 경기도를 근거지로 광범위한 세력이 존재하는 통진당 구 당권파와 관련설도 나오고 있다.
실제 황호영 위원장 후보는 전교조 선관위 공식 유세 동영상에서 통진당 구 당권파들이 민주노총에서 주도해온 야권연대 중심의 노동-민주진보 정치연계 전략 구상을 전면에 내세웠다.
황호영 후보는 이 동영상에서 “민주진보 대통령 탄생이 유력시되고 있다”며 “그야말로 2013년, 14년은 전교조가 주도하는 새로운 진보교육체제를 실현할 절호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황호영 후보는 “정권교체와 함께 진보적 교육개혁의 시대를 열고 새 정권과 교섭력을 확보하고 실현가능한 의제의 해결을 강력히 추진하는 진보적 교육개혁시대를 열겠다”며 “민주진보연대를 강화해 2015년 교육감 선거 승리를 이끌어 내겠다”고 야권 단일후보에 대한 강한 기대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무엇보다 황호영 후보는 지난 2003년 참여정부에 맞서 많은 인권시민단체와 당시 전교조 지도부가 진행한 네이스(교육행정정보시스템) 반대 투쟁을 두고는 “국민 눈높이를 보지 못하고 강경일변도 투쟁을 했던 것이 전교조의 고립을 자초해 교육개혁은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며 네이스 반대 투쟁을 대안 없는 반대만을 위한 강경투쟁으로 몰아 붙였다. 이는 지난 6년간 현 집행부 세력이 줄곧 견지해 왔던 네이스 반대 투쟁 평가와 맥을 같이하는 대목이다.
2번 김정훈·이영주 후보, “정치권 선거만 바라보는 집행부 바꿔야”
반면 이들과 경쟁 후보로 출마한 기호 2번 김정훈(위원장)·이영주(수석부위원장) 후보는 6년간 전교조를 집권해 왔던 현 집행부 세력을 두고 “전교조는 싸워야 할 때 싸우지 않고 필요할 때 곁에 없었다”며 전교조 전면 교체를 주장하고 나섰다.
김정훈·이영주 후보는 또한 선거 공보물을 통해 현 집행부의 통진당 구 당권파 지지 보도자료를 두고 “패권적 정당의 닮은꼴로, 전교조도 민주화가 필요하다”며 “자유로운 정치적 입장을 갖는 것과 전교조 집행부가 특정 세력의 입장을 대변하는 것은 본질적으로 다르다”고 지적했다.
김정훈·이영주 후보는 “토론이 사라지고, 형식적인 회의를 통한 결정이 관행으로 자리 잡은지 오래지만, 이른바 통진당 구당권파를 옹호하는 듯한 보도자료를 전교조 이름으로 발표하는 것은 경솔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진보교육감 시대에도 진보교육감과 맞서 싸울 땐 싸워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정훈 후보는 선관위 동영상 유세에서 “전북지부에선 교원평가 서열화와 강제연수를 폐기시켰고 일제고사는 원하는 학생만 보도록 했다”며 “진보교육감이 교과부 압력에 밀려 교원평가를 받아들이려 했을 때 우리는 단식으로 막았다. 전교조라면 진보교육감의 입만 바라보고 있어서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는다”고 1번 후보와 선을 그었다.
김 후보는 이어 “지난 2년간의 법정정원확보와 경쟁교육철폐 투쟁에서 현 집행부는 시늉만 하고 오로지 교육감 선거와 총선·대선 등 정치권 선거만 바라봤다”며 “이제는 말로만 투쟁하고 문자만 날리는 집행부가 아니라 조합원이 진정으로 신뢰하는 집행부로 바꿔야 한다”고 집행부 교체론을 강조했다.
한편 전교조 선거는 지난 9일 후보 등록 마감과 더불어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으며, 오는 12월 5일부터 7일까지 투표를 진행하고 8일에 확정공고를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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