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파전 진보신당 당대표 선거, 조직이냐 바람이냐

김현우-인지도와 바람, 이용길-탄탄한 조직력, 금민-구사회당계 압도 지지

김현우-이용길-금민 3파전으로 진행되고 있는 진보신당 5기 당대표 선거가 막바지로 다가왔지만, 어느 후보의 확실한 승리를 점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번 진보신당 선거가 진보신당 창당 후 처음 벌어지는 경선인데도, 쟁점이 강하게 부각되지 않고 당의 불투명한 미래에 따른 당원의 냉담한 분위기도 읽혀 더욱 판세를 읽기 어렵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당 지도부 후보에 나선 후보들은 재창당 과정의 실패와 대선 대응과정의 당내 갈등에 따른 당 침체 분위기를 이번 선거로 극복할 수 있기를 바라지만, 아직까지 큰 힘이나 지렛대가 되지는 않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많은 진보신당 관계자들은 조심스레 당내 최대 정파 연합의 지지를 받고 있는 기호 2번 이용길 후보의 조직력 우세를 거론하고 있다. 2011년 진보대통합 논의당시 주요 의견 그룹이었던 독자파와 통합파, 하나로파가 이용길 후보와 연합 선거본부를 꾸리고 지지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구사회당계인 금민 후보의 기본 충성표와, 조직은 없지만 선거 초반 신선함으로 당원에 다가간 김현우 후보의 추격도 만만치 않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현우, 인지도 기반 선거초반 바람

우선 무지개 좌파정당을 내건 기호 1번 김현우 후보는 선거 초기에 신선한 바람을 탔다고 보는 시각이 많다. 조직력이나 고정지지층이 없는 김현우 후보는 출마의 변에서 당 내부 패권과 담합구조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대목이 어필했다는 시각이 있다.

또한 오랫동안 당 녹색위원장을 맡아 인지도가 높은데다, 당원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서울 경기에선 다른 후보에 비해 인지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져 조직력 부족을 메울 수 있다는 기대도 나온다.

김현우 후보는 이런 신선한 이미지와 인지도를 앞세워 당 홈페이지 등에서 쟁점을 주도적으로 제기하고, 나름 재미를 가미한 선전 홍보 실력도 인정을 받고 있다.

따라서 안정적인 조직력을 가지고 있는 이용길 후보나 금민 후보의 조직 선거가 힘을 받느냐, 아니면 초반 자신의 신선한 변화 바람을 끝까지 유지하느냐에 따라 김현우 후보의 당락이 결정될 수 있다.

반면 김현우 후보가 진보정치의 핵심 요체라 할 수 있는 지역정치 사업에 약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실제 선거 중반 이후, 노회찬 심상정 탈당 후 사고 당협이던 강남서초 당협 위원장을 맡았지만, 당협 관리에 소홀했다는 지적이 있어 초반의 신선함을 상쇄한다는 의견이다.


이용길의 압도적 조직력, 변화의 바람 막을 수 있을까

당 노선으로 녹색사회주의를 제시한 기호 2번 이용길 후보는 김현우 후보와는 반대로 지역정치 일꾼으로 손꼽히는 당내 인사 중 하나다. 또한 당내 주요 세력의 지지를 바탕으로 압도적인 조직력의 우위에 있어 선거 등록 때는 가장 당선이 유력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특히 진보대통합 논의 당시 민주노동당과 통합을 주장하고, 1년여 동안 목소리를 내지 않던 통합파 세력이 조직적으로 지지를 선언해 웬만한 바람으로는 다른 후보들이 이 후보의 조직력을 넘기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이용길 후보는 민주노총 충남지역 본부장을 맡는 등 오랫동안 지역에서 갈고 닦은 진보정치의 안정성과 노련함, 조직력을 평가받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서울 경기에서 인지도가 낮아 선거 초반에 고전했다는 평가가 많다.

하지만 자신의 경력에 맞춰 노동중심 대중정당의 기조를 확실히 하고, 본격적으로 조직력을 가동하면서 김현우 후보의 바람을 잠재워 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용길 후보는 돈을 모으는 것은 자신 있다고 말할 정도의 노련함과 노동계 내에서의 무게감, 특유의 친화력이 강점으로 꼽힌다.

그러나 당게시판 등에 당내 주요 정파 핵심 인사들이 연합선본 구성을 알리며 조직력을 과시하자, 신종 패권주의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특히 탈당한 노회찬 심상정 전 대표와 함께 했던 통합파가 이용길 후보와 함께 한다는 사실 때문에 일부 독자파 당원들의 반발도 작용할 수 있다. 초기 김현우 바람이 불었던 이유도 정파 담합구조와 통합파에 대한 반감이 상당히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금민, 구사회당계 당원의 확장성이 관건

신자유주의를 넘어설 좌파정당의 결집을 내세우는 기호 3번 금민 후보는 구 사회당계 당원 800여 명의 기본표를 밑바탕에 깔고 선거를 시작한다는 평가다. 이번 선거에서 진보신당 당권자가 7천여 명 정도인데 선거분위기 침체 등의 이유로 투표율이 50%를 간신히 넘길 경우 투표자 수는 약 3,500여 명에서 많아야 4,000여 명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상황에서 20%인 800명의 기본표를 가지고 시작한다는 것은 상당히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선거에 돌입했다고 볼 수 있다.

금민 후보는 사회당 당원 특유의 재기발랄함으로 당게시판 등의 홍보 등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다만 800명의 구사회당계가 얼마나 확장성을 보여줄지가 관건이다.

금민 후보의 표 확장성을 두고는 초기 800여 명 입당 이후에도 사회당계가 상당한 조직력을 발휘해 왔다는 진단과 조직력 확장이 생각보다 강하지 않다는 진단이 공존한다. 800여 명이 모두 투표한다는 보장도 없다.

또한 금민 후보가 사회당 시절 대선과 총선 등에 출마 경험은 있지만 어느 한 지역에서 주도적으로 활동한 경험은 많지 않은 것도 약점으로 꼽힌다. 또한 김현우 후보의 바람에 가려 금민 후보의 바람이 불지는 않아 다른 후보를 넘어서기엔 부족하다는 평가도 있다.

부대표, 장석준 안정권, 정진우-이해림 누가 살아날까

대표 선거와 더불어 일반명부 부대표 2명을 뽑는 부대표 선거도 주목받고 있다. 당내에선 김현우 후보와 이용길 후보 지지자들이 폭넓게 지지하는 장석준 후보가 두 명 중 한 명에 무난하게 뽑힐 것이란 예측이 대부분이다.

구사회당계인 이해림 후보는 금민 후보와 마찬가지로 기본 800표 지지를 안고 가고 있어 상대적으로 정진우 후보보다는 안정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또한 회원 2천여 명인 인천사람연대 조직 등 지역활동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다. 하지만 대표 후보와 마찬가지로 사회당계의 표 확장성 문제와 낮은 인지도로 정진우 후보에게 밀릴 수 있다는 평가다.

정진우 후보는 지난해 희망버스로 구속된 후, 4.11 총선당시 비례대표 4번으로 출마해 당내 인지도가 이해림 후보보다는 높아 조직력의 열세를 만회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그러나 정진우 후보가 비정규직 활동과정에서 당 밖의 활동을 당의 유효한 정치적 의제로 가져왔는지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고, 사무총장 재임 당시 좌파정당 논의 과정에서 정 후보의 태도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약점으로 꼽힌다.

일각에선 당내 비정규직 투쟁의 상징인 정진우 후보가 탈락할 경우 정치적 효과가 존재할 수 있고, 대선 대응 과정에서 구 사회당계에 대한 비판적 시각을 지닌 당원들이 정진우 후보를 선택할 수도 있다는 시각이다.

2명을 선출하는 여성명부 부대표는 박은지 후보와 이봉화 후보 2명만 출마해 각각 찬반 투표로 이뤄진다.

진보신당 5기 지도부 선거는 이번 주까지 선거운동을 끝내고, 오는 28일부터 2월 1일까지 투표로 진행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