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졸속 공청회”

내용도 안 밝히고 4일전에 일방공지...국가주요계획도 ‘불통’

전력난 우려와 원자력발전소, 화력발전소 증설에 따른 논란이 가중되는 가운데 지식경제부와 전력거래소는 제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 공청회를 2월 1일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그러나 내용도 공개하지 않은 채 실시 4일 전에 공지된 공청회에 시민사회와 환경단체들의 불만이 속출하고 있다.

지식경제부는 2010년 제 5차 기본계획 수립당시에도 에너지 계획 수립을 단 몇 시간만에 처리해 “국가의 주요 계획을 가장 기본적인 의식수렴 절차도 없이 요식행위로 처리했다”는 비판을 받은 바 있다. 5차 기본계획 수립당시 국가에너지기본계획, 천연가스수급기본계획 등 각종 계획과 함께 3개 공청회가 동시에 진행돼 3시간만에 모두 끝나는 등 미흡한 과정으로 치러졌다.

에너지정의공동행동은 지경부와 전력거래소의 일방적 공청회 공지를 “이명박 정부의 국민과 소통하지 않는 에너지정책의 전형”이라고 비판했다. 에너지정의공동행동은 28일 오후, 성명서를 발표해 “국가에너지 기본계획 등 에너지정책의 총론이 수립되지 않은 상태에서 추진되는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중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에너지정의공동행동은 이번 제 6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과정을 “계획의 중요성에 비춰 법적 절차를 따르지 않고 계획수립을 자의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공동행동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이 수립시한인 2012년을 넘겨 논의가 진행되는 등 법적인 체계도 허술하고 그나마도 지켜지지 않는 일들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민간 발전사업자들의 난립으로 사업자들간의 경쟁이 치열해지자, 심사위원과 심사과정 전체가 비공개로 이뤄져 공정성 시비가 일고 있다”며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과정이 “다양한 이해당사자들의 의견이 수렴되는 것이 아니라, 밀실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공동행동은 “전력수급기본계획은 전기요금 변화로 국민전체에 영향을 미치게 되는데고 소수의 관료들과 심사위원들만의 회의로 논의되는 일은 적절치 못하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번 기본계획 수립에 74.4%에 이르는 민간발전사의 참여도 우려했다. 공동행동은 “민간발전사들이 전력시장 민영화를 더욱 가속시킬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이는 전력요금 인상, 전력수급 불안정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특히 전기요금 적자분을 한전이 책임지는 구조에서는 세금으로 민간발전사의 수익금을 책임지는 효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도 첨언했다.

공동행동은 많은 문제점에도 “내용을 공개하지 않고 공지만 띄우는 모습은 지난 이명박 정부 5년내내 보았던 불통의 모습 그대로”라고 꼬집었다. 이어 “국가의 주요계획이 졸속적으로 진행되는 관행은 중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지식경제부는 “아직 전력수급기본계획은 확정되지 않았다”며 빠른 판단을 피해달라고 주문했다.

한편 29일, 일부 언론은 6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에서 원전 비중은 줄어들 것이라고 보도했다. “안전을 중시하는 박근혜 당선인이 원전 발전 비중을 줄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에너지정의 공동행동은 <참세상>과의 통화에서 “6차 전력수급계획에서 전력공급량을 늘리면서 화력발전에 비중을 두다보니 원전의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아지는 것이지 원전 자체가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원전은 당초 계획대로 4기정도 늘어나고 화력발전소가 그보다 높은 비중으로 증설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