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 비정규직 해고자 고 윤주형 씨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에서 재능지부 유명자 지부장은 말을 잇지 못했다. 재능지부 역시 해고투쟁 중에 조합원 한 명을 잃었기에, 더욱 마음 아파하며 추모사를 이어갔다. “반드시 부당해고자라는 이름을 현장의 조합원으로 명예회복 하자”
29일 오후 7시 기아차 화성공장 북문 주차장 앞에서는 28일 사망한 고 윤주형 씨를 추모하는 촛불문화제가 열렸다. 기아차 대의원과 조합원, 인수위 앞 투쟁을 전개 중인 투쟁사업장 공동투쟁단 노동자들까지 500여 명이 모여 윤주형 씨를 추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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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주를 맡은 김수억 기아차 해고자복직투쟁위원회(해복투) 위원장은 울음을 삼키며 “어제 아침에 회의를 함께 했고, 오늘 공동투쟁단 집회에 함께 가자고 인사하며 헤어졌던 동지, 투쟁의 현장에서 동지들에게 웃음을 주고, 밝은 얼굴로 인사했던 윤주형 동지를 이제는 볼 수가 없다”며 “윤주형 동지를 기억하는 모든 분께 죄송하다. 저희가 지키지 못했다”고 밝혔다. 이어 “기아 원청 사측을 용서할 수 없다. 윤주형 동지가 해고자가 아니라 현장의 노동자로 돌아갈 때까지 투쟁할 것”이라고 밝혔다.
차해도 한진중공업 지회장도 “김주익 열사는 유서에서 노동자가 살아가기 위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세상이라고 말했다. 10년이 지나도 여전히 노동자가 목숨을 걸고, 잃어야만 하는 세상이다”며 “40일째 냉동 창고에 있는 최강서 동지의 뜻을 이룰 때까지 한진중공업지회는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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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가자들은 8시 30분경 추모제를 마무리하고, 빈소가 마련된 화성중앙장례식장을 찾았다. 28일 밤부터 빈소를 지키던 기아차 화성공장 현장활동가들은 촛불추모제 뒤 현장 순회를 하며, 윤주형 동지의 비보와 해복투 요구안을 설명했다.
해복투는 29일 “윤주형 동지를 공장 밖으로 쫓아내고, 복직 요구를 외면했던 기아자동차 원하청 사측이 그의 죽음에 대해 반드시 책임을 져야 하고 윤주형 동지의 명예는 회복되어야 한다”며 고인의 원직복직과 원하청 사측 책임자의 사과 및 처벌 등을 요구했다.
한편, 기아차 화성지회는 이날 오후 지회 대의원들에게 문자로 ‘29일 저녁 7시 추모 촛불문화제, 1월 31일 9시 수원 연화장 발인, 화성지회 장으로 진행’ 등을 공지했다. 화성지회는 31일 장례를 목표로 그전까지 회사로부터 최대한 안을 받아내겠다는 생각이나, 해복투는 ‘31일 장례를 설정해놓되, 요구안 관철 없이는 장례를 치를 수 없다’며 화장이 아니라 모란공원으로 고인을 모실 예정이라 기아차 화성지회와 해복투 간 입장차이가 있다.
추모집회에 참석했던 기아차 한 조합원은 “회사와 논의가 노사협의나 교섭 등의 공식적 자리는 아닌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장례일정을 정해놓고 하는 논의가 해복투의 요구안을 얼마나 관철시킬지 걱정이 된다”고 밝혔다. 또 다른 조합원은 “회사는 고인이 조합원으로 복직되면, 남은 2명의 해고자 문제도 함께 풀어야 한다는 것에 부담을 느끼는 것 같다. 남은 해고자 문제는 거론 없이, 고인만 명예조합원 정도로 하지 않겠느냐”고 조심스레 전망했다.
기아차 화성지회와 회사의 협상 결과에 따라 향후 해복투의 장례절차와 투쟁방향도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기사제휴=뉴스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