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제2 한강의 기적 위해 경제민주화 추진”

민주노총, “박근혜 취임사, 노동자 권리를 경제부흥 수단으로 봐”

  취임식이 끝난 후 카퍼레이드에서 손을 흔드는 박근혜 대통령

박근혜 제 18대 대통령이 25일 취임사에서 자신의 핵심 공약이었던 경제민주화 약속 위배 논란을 잠재우기라도 하려는 듯 경제민주화 용어를 다시 언급했다. 박근혜 정부 140대 국정과제에서 경제민주화란 용어 자체를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질서 확립’으로 대체하면서 비판에 직면하자 취임사에서 이를 직접 언급해 논란을 잠재우려는 의도로 보인다.

하지만 경제민주화를 제2의 한강의 기적과 같은 경제부흥의 수단으로 언급해 경제민주화를 애초 제기됐던 개념에서 벗어나 바라보는 박 대통령의 인식을 다시 드러냈다. 경제민주화는 재벌대기업의 탐욕에서 발생하는 중소기업. 영세상인에 대한 횡포와 노동자 탄압을 규제하기 위한 전반적인 경제정책으로 제기됐다. 따라서 재벌 대기업의 성장을 위해 중소영세 기업과 노동자의 고통을 외면했던 한강의 기적과 같은 경제부흥의 수단으로 경제민주화를 언급하는 것은 개념상 모순된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대한민국의 대통령으로서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문화융성을 이뤄내 부강하고 국민 모두가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데 저의 모든 것을 바치겠다”며 “오늘의 대한민국은 하면 된다는 국민의 강한 의지와 저력이 산업화와 민주화를 동시에 이룬 위대한 성취의 역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취임식장에서 떠나는 이명박 대통령을 배웅하는 박근혜 대통령

박 대통령은 “이제 자랑스런 국민 여러분과 함께 ‘제2의 한강의 기적’을 만드는 위대한 도전에 나서고자 한다”며 “새 정부는 ‘경제부흥’과 ‘국민행복’, 그리고 ‘문화융성’을 통해 새로운 희망의 시대를 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근혜 대통령은 이어 “경제부흥을 이루기 위해 창조경제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해가겠다”며 “창조경제가 꽃을 피우려면 공정한 시장질서가 확립되고, 열심히 노력하면 누구나 일어설 수 있도록 중소기업 육성정책을 펼쳐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하는 경제민주화가 이루어져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경제 주체들이 하나가 되고 다함께 힘을 모을 때 국민이 행복해지고, 국가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며 “그 토대 위에 경제부흥을 이루고, 국민이 행복한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 국민 행복의 새 시대를 반드시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노동계와 야권, 경제민주화 의미 퇴색 우려

이날 취임사를 두고 민주노총은 “새 대통령의 취임사는 1970년대로 돌아간 듯한 착각이 들 정도로 과거 회귀적”이라고 혹평했다.

민주노총은 논평을 통해 “박 대통령의 취임사에서 제2의 한강의 기적이라는 40년 전 슬로건 아래 짓밟히고 박탈당한 노동자 민중의 모습을 떠올린다”며 “박 대통령은 일자리 창출과 맞춤형 복지를 제기했지만 핵심인 경제민주화를 제외했으며, 그 모든 것의 토대가 될 ‘노동’은 언급조차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취임사에서 밝힌 ‘하면 된다, 한강의 기적’ 역시 저임금과 무권리 상태에서 일한 노동자들의 피땀의 결실이라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한다”며 “노동자의 권리는 무시하면서 경제부흥에 동원하는 수단으로 보는 시각을 바꾸지 않는다면 창조도 융합도 없다”고 덧붙였다.

정성호 민주통합당 수석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박근혜 대통령 취임을 축하한다”면서도 “벌써부터 박 대통령이 공약한 경제 민주화와 복지확대가 철회 또는 축소되는 것을 우려하는 여론이 있다”고 우려를 드러냈다.

노회찬 진보정의당 공동대표도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에서 “경제민주화가 시대적 과제인 그런 시기에 국민들에게 경제민주화와 복지를 약속하며 당선된 대통령이니만큼 국민들에게 한 약속이 제대로 이행되도록 진보정의당도 적극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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