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대주주 마힌드라 먹튀 의혹 밝혀야”

27일 주주총회 열려...범대위 ‘국정조사’ 요구

쌍용차 정기 주주총회를 하루 앞둔 가운데, 쌍용차 범국민대책위원회(범대위)는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이 쌍용차의 기술만 노린다는 의혹에 대해 구체적으로 답해야 한다고 쌍용차에 요구했다.

범대위는 26일 오전 서울 대한문 앞 쌍용차 분향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마힌드라 그룹의 먹튀 가능성을 제기하며 의혹을 파헤치기 위해서라도 국정조사를 시급히 시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1조원 투자한다더니 800억 이상 현금 투자 안 돼?
“신차 개발에 쌍용차 기술력 마음껏 활용하고 있어”


쌍용차는 지난 2월 14일 이사회를 열어 투자 재원 확보를 위해 대주주인 인도 마힌드라&마힌드라 그룹을 대상으로 8백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후 고엔카 마힌드라 회장은 언론을 통해 추가적인 직접 투자는 없다고 못 박았다.

4년 동안 1조 원 가량 투자하겠다고 공표해왔던 마힌드라의 입장과는 다른 계획이어서 논란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쌍용차의 핵심 기술을 활용하는 신차와 신규 엔진 프로젝트 모두 인도에서 출시할 제품들로 알려지자 범대위는 마힌드라가 세계 시장에 내놓을 신차 프로젝트와 신규 엔진 프로젝트에 쌍용차 기술력을 마음껏 활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외신 보도에 따르면 마힌드라는 이들 프로젝트에 8천8백억 원 가량 투자했다. 마힌드라가 쌍용차에 8백억 원 이상의 현금을 투자할 수 없다고 했던 모습과 정반대다.

오민규 전국비정규직노조연대회의 정책위원은 “쌍용차의 핵심 기술력으로 신차 개발이 이뤄짐과 동시에 마힌드라는 100여 명의 엔지니어들을 파견해 S101 개발에 동참시키고 있다”며 “이 과정이 바로 기술 유출 프로세스가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밝혔다. 마힌드라가 개발명 ‘S101’로 쌍용차와 합작 개발 중인 신차는 값싸고 작은 ‘초미니 SUV’ 차량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마힌드라는 그동안 쌍용차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차량을 인도 시장에 출시하면서 ‘마힌드라’ 브랜드를 함께 사용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쌍용차의 기술력만이 아니라 ‘라이센스 공유’ 방식으로 기존 쌍용차 제품에 녹아 있는 무형의 자산까지 노리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되는 대목이다.

현재 인도 시장에서는 ‘마힌드라 쌍용 렉스턴’에 이어 ‘마힌드라 쌍용 코란도’, ‘마힌드라 쌍용 S101’ 등의 제품이 연이어 출시될 예정이다.

오민규 정책위원은 “합작 개발 차량을 인도 현지에서 생산함으로써 생산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을 수 있다. 과거 사례를 봤을 때 2005년 마힌드라는 르노와 합작 회사를 차리고 르노의 승용차 로간을 ‘마힌드라 르노 로간’ 이름으로 생산․판매한 바 있다”며 “합작이 오래 가지 못하고 결별하자 마힌드라는 ‘르노’ 이름을 빼고 차량 이름을 바꾸어 현재까지 생산과 판매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태연 범대위 상황실장은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사전에 상하이차의 먹튀 행각에 대해 경고해왔다”며 “자본과 정권은 이 문제에 대해 모르쇠로 일관하다 3천 명이 넘는 노동자가 길거리로 쫓겨나고 24명이 죽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음을 되새겨 달라”고 말했다.

김정우 쌍용자동차지부장은 “국가 기간산업인 자동차산업이 아무렇지 않게 팔려나가고 기술이 유출되는 데 국가가 책임지지 않는다면 이 나라 자동차산업은 망할 것이 자명하다”며 “쌍용차 사태를 통해 자동차산업 기술이 모두 붕괴될 수 있다는 위험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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