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1만 2천 농민 서울상경...전국농민대회 개최

쌀 가격 23만원 쟁취, 쌀 시장 전면 개방 반대, 한중 FTA 저지 등 요구

전국 각지에서 상경한 1만 2천여 명의 농민들이 서울 도심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었다.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준) 소속의 농민들은 22일 오후 4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2013년 전국농민대회를 개최했다. 국민과 함께하는 농민의 길(준)은 가톨릭농민회, 전국농민회총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환경농업단체연합회 등이 참여하는 농민 단체 연대 조직이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통해 쌀 목표가격 23만원 쟁취, 쌀 시장 전면 개방 반대, 한중FTA저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등을 정부에 요구했다. 집회에 앞서 오후 2시에는 서울역에서 서울시청까지 도심 행진을 벌였으며, 서울시 교육청 앞에서 ‘친환경급식 후퇴시키는 서울시교육청 규탄 전국 친환경농업인대회’를 개최하기도 했다.

장다복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회장은 대회사를 통해 “실로 농업이 처한 어려움을 한두 가지로 말할 수 없어 오늘 대회를 준비하면서 10가지 요구안을 걸었다”며 “쌀 목표가격 23만원 보장, 쌀 시장 개방 반대, 한중 FTA 반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등 어느 하나 중요하지 않은 문제가 없으며, 우리 농업을 지키기 위해 꼭 필요한 정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서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요구는 취사선택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가 농업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보장해야 하는 정책”이라며 “오늘 우리의 요구를 무시한다면 더 많은 농민들이 마을마다, 지역마다 들고 일어나 싸우고 또 싸워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광석 전국농민회총연맹의장은 정부가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를 위한 국민기초식량보장법을 제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광석 의장은 “8년째 쌀값은 단 한 푼도 오르지 않고, 정부는 단돈 5000원을 올려 줄테니 5년간 잠자코 살라고 한다”며 “쌀값이 개 사료 값보다도 못한 상황에서, 쌀값 23만원 요구는 우리 농업을 살리는 길”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한 “식량주권을 지키기 못하는 나라는 온전한 나라일 수 없다. 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는 준엄한 역사의 요구이자, 우리 농업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길”이라고 주장했다.

박종권 전국친환경농업인연합회 회장은 “2010년 전국적으로 친환경 무상급식이 확대 시행되면서 농민들은 새로운 희망을 갖게 됐지만, 급식업자들과 보수진영의 반대로 급식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정부와 국회는 예산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지자체를 지원하고, 영유아와 초중고까지 친환경무상급식을 확대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중FTA 체결로 농업에 대한 피해가 확산될 것이라는 우려도 높았다. 박태관 전농 제주도연맹 의장은 “7억 명의 인구가 농업에 종사하는 중국의 경우 정부가 막대한 농업 예산을 책정해 농업을 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우리나라의 농업대책은 전 세계적으로 손꼽힐 만큼 취약하다. 경쟁이 될 수 없다”며 “몸과 마음으로 모든 힘을 모아 한중FTA를 기필코 막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노총과 각 정당의 연대발언도 이어졌다. 신승철 민주노총 위원장은 “농민의 아들로 태어난 노동자들은 비정규직으로 전전하다 배고프다는 유서를 남기고 죽어가고 있다”며 “오늘 이 자리에서 힘 있게 투쟁하고 연대해야 하는 이유는 수많은 노동자와 민중의 죽음을 막기 위해서”라고 밝혔다. 이어서 “12월 7일 민중대회에서 노동자, 농민의 가슴에 맺혀있는 분노와 투쟁의 의지를 모으자”고 호소했다.

김선동 통합진보당 의원은 “통합진보당은 여러분을 믿고, 민주주의와 농민 생존권을 지키는데 이 목숨을 다 바치겠다”며 “농민들과 운명을 같이 하는 통합진보당이 되겠다. 여러분이 통합진보당을 지켜달라”고 강조했다. 천호선 정의당 대표는 “정의당은 한중FTA를 막아내고,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를 실시하는 등 우리 농업을 살려내는 길에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한편 참가자들은 결의문을 통해 “박근혜 정부와 국회가 농민들의 생존권적 요구를 묵살하고 방관한다면 우리 농민들은 식량주권과 한국농업을 지키고자 하는 온 국민들과 함께 더 큰 항쟁에 나설 것을 결의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이들은 정부에 △쌀 목표가격 23만원 보장, 쌀 시장 전면 개방 반대 △한중FTA 중단 △기초농산물 국가수매제 실시, 국민기초식량보장법 제정 △대기업(동부그룹) 농업생산진출 반대 △한우 가격보장 및 생산기반 유지방안 마련 △학교급식 중앙정부의 50% 예산지원 의무화 △GMO, 방사능오렴 등 먹거리 안전체계 구축 △농자재 가격 안정화 대책 및 가격담합 저지 대책 마련 △농협 개혁 실시 △농가부채 해결 등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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