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두라스 야권, “집권여당 부정선거, 국민에 대한 쿠데타”

“야권 승리 방어를 위한 저항은 정당”

군사쿠데타 4년 후 실시된 온두라스 선거에서 집권여당이 조직적인 선거부정과 야권 유혈 탄압에 나서 ‘국민에 대한 새로운 쿠데타’를 자행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

남미전문 뉴스 <아메리카21> 등에 따르면, 온두라스 야권 좌파 ‘자유와 새로운 건설당(LIBRE)’은 25일, 여권 후보가 우세하다고 밝힌 중앙선거관리위원회(TSE)의 투표 결과에 대해 부정선거를 문제삼아 “우익의 승리를 인정하지 않겠다”며 “우리의 승리를 방어하기 위해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http://amerika21.de/]

온두라스 선관위는 25일, 50% 집계 결과 집권 국민당 후안 올란도 에르난데스 후보가 34.14%, 시오마라 카스트로 후보는 28.43%를 얻었다고 밝혔다. 3위에는 21.3%를 획득한 자유당이, 반부패를 내걸고 후보를 낸 또 다른 당은 15.7%를 얻어 4위를 기록했다.

LIBRE은 야권에 대한 탄압과 부정 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한편, 선관위의 표결 방식에도 문제가 있었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선관위가 20%에 달하는 투표지를 ‘부적격하다’는 이유로 합산하지 않았다며 자의적으로 처리했다고 반발하고 있다.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은 이에 대해 “이 사실이 맞다면 선거 전 과정 또한 부당했다고 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외에도 온두라스 독립방송사, 선거감시단에 참여한 인권단체(COPINH) 등 사회운동조직은 자체 조사를 통해 카스트로 후보가 우세했다고 밝혀 부정선거 의혹이 확산되고 있다. 특히 투표 전 여론조사에서도 카스트로 후보는 여권 후보에 크게 앞서 공식 선거 결과에 대한 의문은 보다 크다.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에 대한 군사쿠데타 4년 후 실시된 이번 선거에서 온두라스 좌파는 지속된 정치적 위기에 종지부를 찍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여권은 선거가 다가오며 좌파에 대한 공공연한 공격과 탄압에 나서 이들 운동을 방해하고 제한했다.

인권단체에 따르면 2012년 6월부터 올해 9월까지 최소 18명의 정치인이 살해됐다. 투표 당일에도 좌파 활동가들에 대한 폭력, 유권자에 대한 매수와 선물 공세 등 수많은 선거 부정에 해당하는 소식이 제기됐다. 여권은 또, 공공 장소에 배치된 벽보 등 야권의 선거 광고물을 조직적으로 훼손했다. 뿐만 아니라 정부는 표결 후 투표소에 군대를 배치해 독립적인 검표를 저지했다고 비난받는다.

“야권 승리 방어를 위한 저항은 정당”

원주민 인권활동가 베르타 카세레스는 남미 방송사 <텔레수르>에서 “온두라스 우익이 부정선거를 통한 ‘파시스트적 모델’을 강요하고 있다”고 제기한다. 그는 “이는 국민에 대한 새로운 쿠데타”라며 “국민이 이 승리를 방어하기 위해 일어나는 것은 정당하다”고 지적했다.

에르난데스 후보는 마누엘 셀라야 전 대통령에 대한 쿠데타 지지자다. 셀라야 전 대통령은 2008년 당시 쿠바와 베네수엘라가 결성한 국가동맹 알바(ALBA)에 가입 시도 후 군부 쿠데타로 추방된 바 있다. 당시 그는 1년 단임제인 대통령 임기를 연장하기 위한 개헌을 추진하기도 했다. 좌파 후보 카스트로는 그의 부인이기도 하다.

24일 온두라스에서는 대선과 함께 총선과 지방선거도 진행됐다. 선관위는 투표용지의 절반이 아직 추산되지 않았다며 결과는 바뀔 수 있다는 입장이다. 결과 발표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것으로 예측된다. 온두라스 정부는 선거 후 예상되는 시위를 통제한다는 이유로 군대를 주요 거점에 주둔시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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