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에 가렸던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 “정치공작 핵심인물”

참여연대 “청, 불법 대선개입 재판 진행 중, 북풍공작 주모자 지명 저의는?”

문창극 총리 후보가 논란 끝에 자진사퇴한 가운데,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에 대한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이 후보자는 1997년과 2002년 두 차례 대선당시 각각 ‘북풍조작’과 ‘불법정치자금 매수’ 전력을 가지고 있어 후보 지명 초기부터 문제로 지적돼 왔다.

24일 오전 참여연대는, 창성동 정부청사 별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 반대 기자회견’을 열고 청와대에 ‘정치공작 핵심인물’인 이병기 주일대사 국정원장직 지명 철회를 촉구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이 청와대에 이병기 주일대사 국정원장 지명 철회를 촉구하는 발언을 하고 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문창극 총리 후보자 문제로 쟁점화가 안 되어있지만, 이 후보자야말로 절대로 공직을 맡아서는 안 될 사람이다”며 “2006년 대선에서 의원을 매수하기 위해서 불법 정치자금을 현금으로 직접 전달한 당사자로 처벌까지 받은 사람이며, 1997년 대선 당시 ‘북풍공작’에도 관여한 의혹을 받아 온 인물이다”고 말했다.

이어 “국정원이 종복몰이의 주모자가 돼서 지난 대선에 불법적으로 개입한 것이 문제가 돼 그 재판이 진행되고 있는 마당에, 과거 북풍몰이 의혹을 산 인물을 비밀성을 특징으로 하는 기관인 국정원장에 지명하는 것이 상식적인 일인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지현 참여연대 의정감시팀장도 “현재 국정원은 대선개입 증거조작 사건으로 전임 수장들이 줄줄이 날아간 상황이고, 국민들은 국정원에 대한 전면개혁과 환골탈태를 원하고 있다”며 “이 후보자는 정치적 중립이 엄격하게 요구되는 정보기관 수장으로서 자격이 없을 뿐만 아니라, 그 어떠한 공직도 맡아서는 안 되는 심각한 흠결을 가진 인물인데 이런 후보를 지명한 박 대통령의 의도를 되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참여연대에 따르면 최근 언론과 시민사회의 관심이 온통 문 총리 후보의 과거 자극적인 문제 발언에 쏠린 사이, 전임 원세훈, 남재준 국정원장의 불법 대선개입·은폐 작업을 안정적으로 잇고, 공안정국 3기를 이끌 적임자로 지명된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가 주목받지 못 했다는 설명이다.

참여연대는 기자회견을 통해 “원세훈 국정원장의 퇴임은 형식적으로 정권교체에 따른 것이었지만, 대선개입을 비롯한 정치공작으로 물러났고 법정에 있는 신세다. 원 원장에 이은 남재준 국정원장은 대선개입 사건에 대한 반성을 거부한 채, 남북정상회담 대화록을 전격 공개한데 이어, 간첩조작 사건으로 지탄을 받다가 경질되었다”며 “신임 국정원장은 이런 두 전임자의 잘못을 극복해야 할 중대한 책임을 질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이미 문 총리 후보의 자진사퇴까지 보름 가량의 시간을 허비했다.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 또한 본인의 결단만으로 미루기에는 또 시간을 허비할 것이다”며 “청와대가 지금이라도 제대로 된 검증을 하지 못 했고, 국민의 눈높이에 맞지 않은 인사였다고 판단한다면 하루 빨리 지명을 철회하는 것이 국론을 추슬러나가는 지름길이다”고 말했다.

이태호 사무처장은 “현재 청와대가 지명한 장관과 청와대 비서진 중에 문제가 없는 인물이 없다”며 “이들에 대해서도 하나하나 문제제기를 해나갈 것이지만, 우선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의 지명 철회가 가장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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