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융에벨트] |
젤리와 사탕을 생산하는 독일 하리보(Haribo GmbH & Co. KG)사는 오는 31일 독일 작센 남부 빌카우-하쓰라우 지역에 위치한 공장을 폐쇄할 계획이다. 이 공장은 동독 지역에 남은 유일한 하리보 공장으로 약 150명을 고용하고 있다. 그러나 회사는 경영 효율화를 이유로 노동자를 전원 정리해고하고 공장을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노동자들은 이 같은 회사의 입장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빌카우-하쓰라우 공장은 지난 몇 년 간 수십 억의 수익을 본사로 이전해왔기 때문이다. 이 공장은 2017년에는 178만 유로(약 23억 5,814만 원), 2018년에는 260만 유로의 수익을 올렸고, 각 잉여금은 하리보 본사로 직접 이전됐다. 하리보는 또 1993년 빌카우-하쓰라우 공장 인수로 54만 유로의 공적자금도 받은 바 있다. 노동자들은 공장 폐쇄 계획도 지난 달 갑작스럽게 통보받았다.
이 때문에 노동자들은 지난 11월 초부터 연대대오와 함께 파업과 시위로 회사의 정리해고 방침에 맞서고 있다. 매주 수백 명과 함께 시위를 진행하고 있으며, 지난 13일 창립 100주년에는 라인란트팔츠주 그라프샤프트에 위치한 본사에 찾아가 촛불 사슬 시위를 벌였다.
하리보 빌카우-하쓰라우 공장은 원래 1898년 사탕 생산시설로 설립됐다. 이후 사회주의 동독 시절 국유화되어 1990년까지 약 300개의 일자리를 제공했다. 그러나 독일 통일 이후 이 공장은 서독에 본사를 둔 하리보가 인수했으며 이때 직원 수가 현재와 같은 절반으로 줄어들었다. 현재 동독 현지에선 서독회사가 공적 자금을 받고 동독 산업시설을 인수하고 노동자를 착취하더니 이제는 공장마저 폐쇄하려 한다는 비판 여론이 높다.
독일 식음료·케이터링업노조(NGG)에 속한 노동조합원 토마스 리쓰너 씨는 회사가 정리해고 방침을 통보할 때 “아무런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며 “하리보는 단순히 몸값만 내고 철수할 수 없다. 노동자에게는 일자리가 필요하다. 우리는 포기하지 않고 사회적인 압력을 계속 높일 것”이라고 현지 사회주의언론 <융에벨트>에 13일(현지 시각) 밝혔다.
1920년 12월 13일 한 세탁실을 이용해 설립된 하리보(창립자 한스 리겔Hans Riegel과 설립지역 본Bonn의 약자)사는 현재 젤리 등의 제과제품을 국내를 비롯해 100여 국에 수출하고 있다. 독일 현지에 5개의 공장을 운영하고 있으며, 유럽 전역에도 13개의 생산시설을 운영하고 있다. 타임지 2000년 7월 31일 보도에 따르면, 하리보는 2차 대전 중 노예노동을 강요했다는 혐의로 배상 요구를 받았으나 이를 거절해 논란이 된 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