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생 페미니스트의 틱톡 탐사기①

[리아의 서랍]


마리는 인터넷으로 페미니즘 이야기를 하다가 알게 된 친구다. 트렌드를 잘 읽는 감각, 지켜보고 싶게 하는 매력이 있어서 어떤 SNS를 하든 빠르게 팔로워를 모은다. 최근에는 모바일 동영상 플랫폼 틱톡을 시작했는데, 팔로워가 벌써 8천여 명이 넘어간다.

이런 마리의 재능 덕분에 곁에서 지켜보는 나도 덩달아 배우는 것들이 있다. 얼마 전엔 마리의 틱톡 라이브에 놀러 갔다가 초등학생 유저들과 대화하는 진귀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10대 유저가 많다는 걸 알고는 있었지만, 막상 초등학교 2학년 유저의 목소리를 실시간으로 듣게 되자 글 몇 줄로는 설명할 수 없는 문화 충격이 느껴졌다.

틱톡에 관해 더 알아야겠다는 생각이 생겨 또 다른 틱톡커(틱톡 사용자) 친구인 현의 라이브에도 들어가 봤다. 현이 가진 귀엽고 만화적인 분위기 때문인지 시청자 연령층이 전반적으로 더 낮았다. 현이 자신을 11살이라고 소개하는 유저 A를 라이브에 띄웠다.

리아: 어쩌다가 틱톡하게 됐어요?

A: 친구들이 다 해서 저도 해요.

리아: 아 진짜? 다른 SNS는 안 해요?

A: 남자들은 틱톡 해요. 여자들은 틱톡이랑 인스타.

리아: 그런데 이거 해도 괜찮나? 꼰대 같아서 미안한데 이상한 거 자주 올라오지 않아요?

현: 유해한 거 많이 봐요?

A: 네.

현: 그런데 나도 어렸을 때 유해한 거 많이 봤어….

리아: 나도… 온갖 거를 다 봤어….


남 말할 처지가 아닌지라 조금 숙연해진 기분으로 라이브를 빠져나왔다. 틱톡은 3초에서 3분까지의 짧은 비디오를 앱 내에서 제작해 올릴 수 있는 동영상 기반 SNS다. 2018년에 이미 세계에서 가장 많이 다운로드된 앱으로 선정됐지만, 국내에서 보편적으로 쓰이지는 않았다. 슬슬 주변에 틱톡커가 생기기 시작한 게 체감상 지난해부터였던 것 같다. 실제로 와이즈앱·리테일 굿즈에서 조사한 내용에 따르면 틱톡은 지난해 대비 사용 시간이 64.3%나 증가했다. 한국인이 가장 오래 사용하는 앱 5위에 어느새 틱톡이 태연하게 진입해 있다.

디지털 성범죄에 대응해 온 페미니스트로서 이렇게 급부상하는 SNS를 미지의 영역으로 남겨둘 수는 없었다. 유달리 10대 사용자가 많은 만큼, 앱의 성장에 비례해 위기감도 커졌다. 나는 몇 개월에 걸쳐 집중적으로 틱톡을 시청한 후, 마리와 먼저 고민을 나눴다. 모든 플랫폼이 어느 정도는 다 그렇지만, 아동·청소년이 성범죄에 노출될 여지가 다분히 있어 보인다고. 마리도 동의했다. 순간적으로 시선을 사로잡아야 하는 짧은 비디오의 특성상 자극적인 영상, 그중에서도 섹스 어필하는 영상이 꽤 있는데, 아주 어린 유저들이 그런 영상에 코멘트를 남기거나 따라 하는 모습을 봤다며 우려스러운 게시물 몇 개를 공유해 줬다.

더 자세한 이야기를 위해 오프라인 공간으로 마리를 만나러 갔다. 마리와 그의 친구 틱톡커 K에게 건너가 실물 커피를 마시며 한참 동안 틱톡 이야기를 했다.

틱톡은 우리가 걱정하는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나름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었다. 틱톡의 최우선 과제는 ‘안전하고 지원 가능한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그래서 투명성 보고서도 발간하고, 유저 안전 관련 가이드라인도 타 플랫폼보다 정성 들여 제작한다. 모니터링해서 사전에 삭제하는 유해 콘텐츠도 많고, 모니터링 수준 역시 의외로 괜찮다. K는 “섹슈얼리티 부문에서 검열이 빡세다. 조금만 노출이 심해도 다 잘린다”라고 했다.

그러나 피드를 쭉쭉 내리다 보면 의심은 커진다. 내가 문제적인 콘텐츠만 골라 보기 때문에 알고리즘이 잘못 형성된 탓도 있겠지만, 중요 부위에 옷을 꼼꼼히 걸치거나 은유적 레이어를 한 겹 더했을 뿐 성적인 함의를 짙게 담은 콘텐츠가 계속 눈에 들어온다.

잘못하면 오해받기 쉬운 조심스러운 얘기다. 특정한 춤동작, 노래 등 유행하는 많은 표현의 의미가 너무 섹스인데, 그런 틱톡을 찍어 올리는 사람들은 다들 즐거워 보이고, 따지고 보면 섹스는 아무런 잘못도 아닌 데다가, 나는 섹스를 완전 좋아하기까지 하고, 그런데 이 좋은 걸 20살 넘은 사람들은 계속할 테니까 19살 이하인 인간은 하지 말라고 하는 게 합당한가 싶다. 한편에선 9살이 그러고 있는 걸 보면 “아이고! 저분은 지나치게 갓 태어난 인간이 아니냐! 어떻게 막을 방법이 없나!”라고 외치면서 즉각적으로 이마를 짚게 되는 솔직한 심정을 어찌 풀어내야 할지 어렵다고 느낀다.

“청소년들 틱톡 보니까 친구 사귀고 싶다고, 자기랑 번호 교환하고 만나서 놀자고 올리는데 거기에 댓글이 엄청 많이 달리는 거야. 또래가 단 댓글일 수도 있는데, 인터넷 성범죄는 거의 다 그런 식으로 시작되니까 너무 걱정되는 거지. 누가 봐도 아이돌 팬인 여자애들이 올린 아이돌 굿즈 관련 게시물에 진짜인지 주작인지 증명해 봐라, 송장 번호 까라면서 엄청 시비 걸거든? 그런데 송장 번호 알려주면 집 주소나 이런 것들이 다 나오잖아. 보면서 알려주면 안 된다고 댓글을 일일이 달고 다닐 수도 없고. 그 짓(댓글 달기)도 좀 해봤다? 그런데 끝이 없더라.”

마리의 한탄이 이어졌다. 몇몇 유저들이 아동·청소년 대상 교육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등 디지털 성범죄를 예방하고자 노력하지만, 개인 계정의 교육 영상은 타겟층에 도달할 수 있는 범위 및 정확도에 한계가 있어 충분치 않은 듯했다. 협박이나 친밀감 형성을 통해 개인 정보를 빼내고, 성적인 요구를 하는 온라인 그루밍 성범죄를 플랫폼 차원에서 억제할 수 있는 조치가 시급하다. 일단 연령에 따라서 계정 간 접촉을 제한하거나 메시지 및 라이브를 차단하는 조치를 고려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K는 라이브만 켜면 꼭 들어오는 ‘애기’가 있다고 말했다.

“솔직히 10대들은 10살과 18살 사이에 말투 차이가 크지 않아서 채팅만 보면 잘 몰라. 그런데 계정에 들어가 보면 진짜 작은 어린이가 내복 같은 거 입고 있어. 그 애기가 들어오면 맨송맨송하게 예쁜 말만 하고는 있는데, 차단하면 슬퍼할까 봐 어떻게 할지 고민 중이야.”

수십만 명에 달하는 K의 팔로워 중 그분을 특정해 신경 쓰게 된 사연이 궁금했다. 가만 들어 보니 K를 흠모하는 해당 유저가 자신의 정보를 K에게 일부러 노출하는 바람에 구체적인 인물을 인지하게 된 것이었다.

- 2편으로 이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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