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복되는 패배와 좌절을 지켜보는 일은 이 세계를 부정하고 허무에 빠져들게 한다. 하지만, 생각보다 세계는 복잡하게 뒤엉켜있다. 그동안 목격한 사건들을 걷어내고 나니 우리가 지나온 시공간이 캘리포니아*로 응집되었고, 그곳에 연루된 서로 다른 존재들이 보였다. 그들은 나와 가까이 있기도 했고, 멀고도 낯선 곳에 있기도 했다. k는 나와 함께 대학시절을 보낸 사이다.
캘리포니아에서 생성된 혹은 조각난, 그 얽히고설킨 꿈들을 쫓고 기대어 보려는 것은 우리가 겪고 있는 이 세계가 절망만 가득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믿음 때문이다. 눈으로 보아온 세계와 보지 못한 단면들을 통해 ‘캘리포니아’라는 존재의 질감을 드러내고자 긴 여정에 올랐다.
* 한반도 내 미군기지의 사서함 주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