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공단, ‘정규직 전환’ 미적, ‘신규 입찰’ 강행

노조 “계약 연장 사례 많다” 반박…노사전협의체 구성 난항

지난해 고객센터 운영 방식을 기존 민간위탁에서 소속기관으로 결정한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신규 입찰을 강행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소속기관 전환의 구체적 내용을 논의해야 하는 노사전문가협의체(노사전협의체) 구성도 3개월 넘게 평행선을 달리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국민건강보험고객센터지부는 3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국민건강보험공단 서울강원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단의 신규 입찰 강행에 대해 “국가계약법상 어쩔 수 없다는 말은 거짓말”이라고 규탄했다. 현재 공단은 입찰 금액이 600억이 넘어 국가계약법에 따라 신규 입찰을 진행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노조는 정부의 지침을 근거로 계약 연장을 진행해야 한다고 반박하고 있다. 전국 12개 고객센터에서 업무를 수행하는 업체들은 다음 달 31일로 계약이 만료된다.


노조가 근거로 든 정부 지침은 ‘민간위탁 정책추진 방향 관련 위탁계약연장 업무처리기준’과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에 따른 용역계약연장 업무처리기준’이다. 노조는 “(이 같은 정부 지침이) 전환 여부 결정 전 용역계약이 만료되는 경우가 있어 현장에 혼란이 발생하기 때문에 이를 해소하기 위해 법령, 정책, 지침에 근거해 (계약을) 연장하도록 하고 있다”라며 이에 따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적 전환 논의 과정에서 여러 공공기관은 계약연장을 했거나 아직도 계약을 연장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한국마사회는 대부분의 업체가 지난 2017년 말로 계약만료 됐는데, 이후 2018년 6월, 12월까지 총 두 차례 계약 기간을 연장했다. 인천공항공사의 경우도 노사전협의체 논의 중에는 신규입찰을 진행하지 않았다. 이러한 사례 중에는 공단이 밝힌 고객센터의 총 입찰 금액 약 1천억 원 이상인 곳도 있다. 발전5사 연료환경설비운전 분야 5개 업체의 매출금액은 지난 2015년 기준 1,395억 원이었지만, 공공부문 정규직 전환 논의를 시작한 2017년 이후 신규 입찰을 진행하지 않았다.

노조는 공단이 신규 입찰을 강행하는 것은 노사전협의체 구성과 운영에 대해 ‘시간 끌기’를 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김금영 서울지회 지회장은 “지난 16년 동안 상담 노동자들은 같은 장소에서 같은 업무를 했지만 변경된 업체는 취업규칙, 임금, 처우까지 전부 바꾸어 놨다. 이런 일을 두 번 다시 겪지 않기 위해 작년 한 해 동안 80일이 넘게 파업을 벌인 것”이라며 “노조를 만들어 임금과 기본협약을 체결했더니 (공단은) 신규 입찰을 통한 업체 변경으로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라고 한다. 공단이 시간 끌기 중인 노사전협의체도 언젠간 열릴 텐데, 가장 중요한 이 회의엔 집중하지 못하고 용역업체와 교섭하는 데 신경 쓰라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은영 지부장은 “공단은 업체의 총 입찰 금액이 1천억 원 이상이라 어쩔 수 없다고 하지만, 발전 5사 연료환경설비운전, 발전소 경상정비공사 등 공단보다 입찰 금액이 더 큰 곳도 정규직 전환을 논의하는 동안 신규 입찰하지 않고 계약 연장을 했다”라며 “유독 공단만 국가계약법을 들먹이는 것은 노조를 탄압하는 것으로밖에 볼 수 없다. 업체 변경으로 사라진 쟁의권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처음부터 교섭을 새롭게 해야 한다. 그러면 노사전협의체도 언제 열릴지 모르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건강보험공단 고객센터 노사는 노사전협의체 구성에서 노동자 대표와 전문가 위원 선정 방식에도 합의하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공단은 고객센터 모든 사업장에 노조가 있음에도 비조합원을 근로자대표 일부로 참석시키겠다고 하면서 노조의 반발을 샀다. 전문가 위원도 공단이 선정하겠다는 입장을 고수하는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노조는 “근로자 대표 문제에 대해 고용노동부는 노조가 정하면 된다는 점을 전해왔다. 노조는 노사전협의체 구성에 대해 원만히 합의하고자 했다. 하지만 공단은 다른 쟁점 사항에 대해 여전히 자신의 주장만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한편 노조는 이 같은 문제들로 노사전협의체 개최를 촉구하며 지난달 19일부터 원주 국민건강보험공단 앞에서 천막 농성에 돌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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