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자 6천 명, ‘차별없는 노동권’ 요구하며 종로서 집회

민주노총, 윤석열 새정부의 친재벌·반노동 정책 규탄

민주노총이 서울 종로에서 ‘차별 없는 노동권, 질 좋은 일자리 쟁취’를 내건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민주노총은 결의대회에서 민주노총은 윤석열 대통령 당선자와 인수위가 내놓고 있는 친재벌·반노동 기조와 정책을 규탄하며 노동계와의 대화를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13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친재벌-반노동정책 폭주를 멈춰야 한다”라며 “한국 사회의 극단적 불평등 문제를 해결하고, 시시각각 다가오는 경제위기, 기후위기-산업전환 대전환의 시대를 어떻게 헤쳐나갈지 답을 하는 것이 이 시대의 가장 절박하고 시급한 과제”라고 새정부를 향해 촉구했다.

민주노총은 이날 ▲차별 없는 노동권보장, 양질의 일자리, 비정규직 근본대책을 국정과제에 반영 ▲최저임금, 노동시간 개악시도를 즉각 중단 ▲비정규직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개악시도를 즉각 중단을 정부에 요구했다.


양경수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윤 당선자와 인수위가 내놓는 정책들은 시대착오적이고 반노동적이다. 단순히 노동시간을 늘리겠다거나 임금인상을 억제하겠다고 해서가 아니다. 저들은 철저하게 노동을 외면하고 노동자를 밟고 기업 이윤과 자본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이미 실패 선고를 받은 성장 중심의 경제, 민간 중심의 경제를 다시금 도모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양 위원장은 “다가오는 5년은 윤석열의 시대가 아닌 노동자의 시대로 만들어 가야 한다”라며 “노동자의 노동권이 보장받고, 좋은 일자리에서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만들어 가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산별연맹별 대표자의 발언도 이어졌다.

안명자 공공운수노조 사무처장은 “윤 당선자와 인수위는 공공부문 축소 및 구조조정을 강조하고 있다. 이러한 작은 정부론은 실상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지 않겠다는 것이고, 우리 사회 공공성을 파괴하는 것”이라며 “시장 만능주의로 가뜩이나 심각한 불평등이 악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사무처장은 “공공성과 공동체를 파괴하는 성과급제, 세대 간 갈등을 야기하는 임금피크제, 정규직과 비정규직 간 고용형태에 따른 임금격차와 기관별 임금격차 문제를 해결하고 비정규직 차별 해소와 처우개선을 위해 노정교섭을 더이상 미룰 수 없게 됐다”라며 “인수위 입에서 나온 혐오발언으로 공공기관 노동자들은 이미 많은 상처를 받았다. 이미 투쟁을 결의했고, 이 투쟁을 반드시 승리로 이끌겠다”라고 밝혔다.


이선규 서비스연맹 부위원장은 연이은 배달노동자 사망 사고를 들어 안전하게 일할 권리를 쟁취하자고 말했다. 이 부위원장은 “지난 3월, 4월 열흘 간격으로 배달노동자들이 배달 중 사망했다. 산재보험에 가입하지 못했거나 적용되지 않은 노동자들이 훨씬 많아 사망자는 더 많을 것으로 보인다”라며 “배달플랫폼들은 배달노동자의 죽음으로 만들어진 엄청난 이익을 가져가면서도 사용자 책임은 나몰라라하며 노동자 사망에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2021년 일터에서 쓰러진 노동자가 828명, 정부는 통계를 작성한 99년 이래 역대 최저를 기록했다고 자랑하지만 이 중 80.9%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미적용 사업장이다. 지긋지긋하단 말로도 부족한 산재 공화국에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제정했지만 윤 당선자는 기업활동에 방해되는 규제를 없애겠다면서 법에 손을 대려고 한다”라며 “후보시절부터 노동에 대한 낮은 인식을 바탕으로 저급한 발언을 쏟아낸 윤 당선자를 상대로 투쟁이 필요해 보인다. 투쟁으로 쟁취해왔던 민주노총답게 앞으로 5년, 죽지 않고 일할 권리를 위해 투쟁하자”라고 힘주어 말했다.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은 산업전환 과정에서 노동자는 소외되고, 재벌만 지원을 받는다고 꼬집었다. 윤 위원장은 “지난해 만들어진 탄소중립산업전환추진위는 산자부 장관과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을 위원장으로 세워 회의를 시작했지만 노동자를 철저히 배제한 체 진행하고 있다”라며 “실제 보도를 보더라도 재벌 자본을 위한 지원들은 발표되지만 노동자 일자리 문제에 대해선 일언반구도 없다. 재벌과 정부 주도로 추진되는 산업전환은 필연적으로 재벌에게 무한대의 이윤을 남기고, 노동자들은 장시간·저임금 노동, 실업에 내몰릴 것이다”라고 우려했다. 윤 위원장은 이러한 불공정한 산업전환 논의에 항의하고, 제동을 걸기 위해 오는 7월 20만 총파업을 결의했다고도 밝혔다.

해고 앞둔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 “끝까지 투쟁할 것”

이날 대회 시작에 앞서 여객선사 ‘씨스포빌’의 선원노동자와 한국지엠 비정규직 노동자가 무대에 올라 투쟁 발언에 나섰다. 박성모 민주일반연맹 민주연합노조 해운지부장은 “씨스포빌은 노동자들이 노동조합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운항하지 않는 여객선으로 조합원을 발령하고, 업무에서 배제하는 등의 부당노동행위 일삼았다. 노동위에서 원직복직의 결정이 나왔지만 회사는 이에 불복, 현재 행정소송을 진행 중이다”라며 현재 335일째 노조탄압 및 부당해고 철회 투쟁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박 지부장은 “곧 일 년을 맞이하는 우리의 투쟁이 승리로 끝날 수 있도록 열심히 투쟁하고 있다”라며 “우리 해운지부 동지들이 용기를 잃지 않도록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김경학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지엠창원비정규직지회장은 320명이 넘는 한국지엠 하청 노동자들이 곧 해고를 앞두고 있다고 밝혔다. 김 지회장은 “부평 3개 업체, 창원 2개 업체 하청 노동자들이 4월 30일부로 해고된다. 신규 채용과 해고의 기로에서 사측은 노동자를 우롱하고 있다”라며 “노동부에서 불법파견에 대해 시정명령한 인원만 1719명에 달하는데 면피성에 불과한 260명 신규채용을 제시한 데에 대해 분노하지 않을 수 없다. 해고를 강행하는 한국지엠에 맞서 끝까지 투쟁하겠다”라고 밝혔다.

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문제제기로 알려진 한국지엠의 불법파견 문제는 노동부, 검찰, 법원을 통해 2005년부터 인정됐고, 대법원의 확정판결도 있었다. 지난해 말 한국지엠은 불법파견 문제를 풀려는 듯 금속노조에 교섭을 요청했지만, 노조의 안을 모두 거부하고 하청업체에 강제폐업과 해고와 다름없는 계약 해지에 나섰다. 이에 금속노조는 “한국지엠은 교섭 중이라는 이유로 대법원 선고와 형사재판을 지연시키고 임의적인 범죄축소목적의 제시안을 내는 데 그친 것”이라며 13일 교섭 중단을 선언했다.

한편, 경찰은 이번 대규모 집회를 불법집회로 규정하고, 통제에 나섰지만 집회 현장에서 충돌은 없었다. 다만, 집시법 위반 등으로 민주노총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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