빼앗긴 개념을 복구하고 저항의 언어를 만들어 나간다

교육공동체 벗, 총 8회에 걸친 <개념의 탈환> 강좌 열어…정치학자 채효정 씨가 진행

그린뉴딜? 거버넌스? 혁신24?

제대로 정의되지도 않은 개념들이 광범위하게 쓰이며 사회를 변혁할 언어를 탈색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이에 지배하는 언어를 살피고 지배당하지 않는 기술을 학습하는 강좌가 마련돼 주목된다.

교육공동체 벗, 현대정치철학연구회는 오는 4월 12일부터 매주 수요일 <개념의 탈환>이란 이름의 강좌를 연다. 약 두 달간 진행되는 이번 강좌는 총 8회로 구성됐으며, 정치학자 채효정 씨(《오늘의 교육》 편집위원장,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해고 강사)가 강의를 맡았다.

이번 강좌를 기획한 교육공동체 벗은 “신자유주의 체제의 확산을 위해 선진 자본주의 국가들의 지배 동맹은 자신들에게 비협조적인 곳에는 ‘무기’를 보내고, 협조적인 곳에는 ‘언어’를 보냈다”라며 “자본의 문화 통치는 지배를 위한 새로운 개념을 만들고, 사회를 변혁할 힘을 가진 언어를 탈색시켰다”라고 기획 배경을 설명했다.

“‘4차 산업 혁명’은 반론할 틈도 없이 산업 전환과 구조조정을 밀어붙”이고 “‘거버넌스’는 제대로 정의되지도 않은 채 광범위하게 쓰이며 ‘참여’라는 명분과 절차적 정당성을 보장하는 수많은 ‘그들만의 공론장’들을 만들었다”라는 게 이들의 지적이다.

이러한 문제 의식에 따라 기획된 강의는 총 8강이다. ▲1강-왜 지금 개념인가(자본의 언어는 어떻게 일상 세계를 지배하게 되었는가) ▲2강-선을 말하고 악을 행하다(우리의 선의는 어떻게 도둑맞는가) ▲3강-약탈하고 대체하기(‘민주주의’를 빼앗고 ‘거버넌스’를 입에 물리다) ▲4강-도태시키거나 미화하기(‘노동’, ‘청년’은 골칫거리로, ‘투자자’는 해결사로) ▲5강-전유하고 포섭하기(‘자유’에선 자유주의만 남기고 ‘사회’에선 사회주의만 빼라) ▲6강-누락하거나 조작하기(‘그린뉴딜’과 ‘탄소중립’, 말하지 않거나 이상하게 말하거나) ▲7강-파기하고 창조하기(‘역사’, ‘혁명’, ‘계급’의 파기, ‘미래’, ‘혁신’, ‘인구’의 창조) ▲8강-탈환의 전략(저항의 개념과 대항 공론장을 어떻게 만들까)이다.

교육공동체 벗은 이 강좌를 통해 분절화되고 파편화된 90년대 이후 사회공론장을 다시 잇고자 한다는 목적을 밝혔다. 이들은 “비정규직이 없던 시대를 겪어 보지 못한 청년들에게 신자유주의의 지배가 어떻게 이뤄져 왔는지 전하고자 한다”라며 “공론장에서 오가는 말들을 이해할 수 없어 배제되던 사람들, 빼앗긴 개념을 복구하고 저항의 언어를 만들어갈 사람들을 찾는다”라고 많은 이들의 참여를 제안했다.

<개념의 탈환>은 서울 마포구 동교로 현대정치철학연구회 공방에서 저녁 7시 30분부터 진행된다. 참가 인원은 25명으로, 참가비는 16만 원이다.

※강의신청
https://url.kr/2aukms
태그

로그인하시면 태그를 입력하실 수 있습니다.
참세상 편집팀의 다른 기사
관련기사
  • 관련기사가 없습니다.
많이본기사

의견 쓰기

덧글 목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