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잠자리나 식판의 위생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어린이집에 대한 아이들과 학부모들의 만족도가 어느 정도인지 현장에서 조사 한번 안해본 사람들이 어떻게 심사를 합니까?”
서울 영등포구 구립 어깨동무 어린이집(사진) 학부모들은 최근 ‘위탁정상화를 위한 학부모추진위원회(추진위)’를 꾸려 지난 20일부터 어린이집 사무실을 지키고 있다. 9년 동안이나 어깨동무 어린이집을 꾸려온 양아무개(43) 원장이 지난 6월 영등포구 보육위원회의 재위탁 심사에서 떨어지자 학부모들이 나선 것이다.
노애란 추진위 대표는 “그동안 어깨동무 어린이집은 장애아동 통합교육, 교사·학부모 참여운영위원회, 유기농 식품 사용 등 특성화된 운영 방법으로 학부모로부터 큰 신뢰를 받아왔다”며 “어깨동무 어린이집이 재위탁에서 떨어진 이유를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학부모들은 지난 7월 새 위탁업체가 선정된 뒤부터 관할 영등포구청과 서울시청 등에 “양 원장이 계속 운영할 수 있게 해달라”는 민원을 넣었지만, 구청에선 “한번 결정된 일을 되돌릴 수 없다”고 답했다. 그러자 학부모들은 “새 어린이집 위탁자를 선정한 보육위원회 회의록을 공개하라”고 강력하게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민창규 영등포구 사회복지과장은 “보육위원회 회의록은 위원들 보호를 위해 법으로 공개하지 않도록 했다”며 “심사결과인 점수표는 이미 공개했다”고 말했다.
새로 뽑힌 원장은 “양 원장의 방침 가운데 필요한 부분은 받아들이겠다”고 뒤늦게 ‘달래기’에 나서고 있지만 학부모들과의 갈등의 골은 깊어질 대로 깊어진 상태다.
서울시 보육시설연합회 박상희 사무국장은 “어깨동무 어린이집은 다른 어린이집에 모범 사례로 소개하던 유명한 곳인데, 이런 곳이 재위탁에서 떨어지면 누가 어린이집 운영을 열심히 하겠느냐”고 구의 무책임한 재위탁 과정을 비난했다. 그는 또 “구청장이나 구의원들이 바뀔 때마다 어린이집 위탁업체가 바뀌는 등 위탁업체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면서 “지금처럼 위탁업체가 바뀔 때마다 원장이 바뀌면 어린이들에게 혼란을 주는 등 교육적으로 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윤진 기자 mind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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